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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겸손 모드’ 이인제 한국당 충남지사 후보

“지금 선거하면 백전백패 깜깜하고 새벽 멀었다”

  •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겸손 모드’ 이인제 한국당 충남지사 후보

  • ● 유리한 기록, 불리한 기록 섞여 있어서
    ● 고급정보 계속 지니려는 욕구 때문에
    ● 결정장애로 없앨 타이밍 놓쳐서
[조영철 기자]

[조영철 기자]

이인제(69) 전 의원은 최근 자유한국당 충남지사 후보로 선출됐다. 여권과 일부 평론가는 “올드 보이” “계륵”이라 혹평했다. 한국당은 “지역사회나 국가에서 존경받는 분”이라 방어했다. “질이 떨어지는 패널들이 마구잡이로 얘기한다”고 역공했다. 

이 후보는 유력 대선후보, 경기지사, 노동부 장관, 6선 의원을 지냈다. 그러나 2016년 총선 때 충남 논산·계룡·금산에서 낙선했다. 4월 8~9일 충남지사 여론조사(리서치플러스, 충남 거주 19세 이상 남녀 806명 대상)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29%로,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율 47%에 18%포인트 뒤진다. 그의 출마를 어떻게 봐야 할까.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그를 만났다.


“저보다 유능한 인물 많은데…”

충남지사 선거에 출마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리 당에 저보다 유능한 인물이 많은데, 당 안팎 사정이 어려워요. 특히, 현역의원이 지방선거에 나오는 것은 중앙전력이 약화되기에 당에서 피하죠. 그래서 원외에 있는 제게 연초부터 나와달라는 요청이 왔어요. 저는 더 나은 인물을 기다렸지만 여의치 않았어요. 또, 도민들이 허락해주신다면 우리 충남을 더 젊고 역동적인 곳으로 만들 자신이 있어요. 그래서 당의 요청을 수락해 출마한 겁니다.” 

충남지사 선거에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전에도 했나요? 

“꿈에도 안 했죠. 23년 전 경기지사를 했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한 일은 없어요.” 

유력 대선후보와 경기지사에서 조금 체급을 낮춘 건가요? 

“지구가 둥근 것처럼, 정치적 직분엔 높고 낮음이 없다는 걸 제가 잘 알아요.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전 프랑스 대통령은 퇴임 후 고향인 작은 시의 시장직을 오래 했어요. 대통령직은 높고 도지사직은 낮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 귀중한 직책이죠.” 

충청 출신 JP(김종필 전 총리)가 이 후보를 한국당 충남지사 후보로 추천했다고 하는데요. 

“도당위원장이 인사차 방문한 자리에서 도지사 후보를 고민하자 저를 천거하신 것 같아요. 한번 찾아뵐까 합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충남에서도 한국당은 고전하는데요. 지금 이대로 선거를 치르면 백전백패 아닐까요? 

“그렇습니다.”


“서민이 정책 실패 온몸으로 감당”

어떤 방안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지금 언론에 발표되는 여론지표는 현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는 거죠. 조작되거나 잘못된 게 아니고 민심의 지표를 그대로 보여주는 겁니다. 새벽이 오려면 멀었고 아직 깜깜하죠. 우리 당에 대한 지지가 낮은 것은 탄핵정국을 겪으면서, 대선을 겪으면서, 국민에게 많은 실망과 좌절을 안겨드린 결과입니다. 하루아침에 신뢰받는 정당, 또 희망을 걸을 수 있는 정당으로 변모하기는 어렵잖아요. 우리 당은 시련기에 처해 있고 여당은 아직 많은 기대를 받고 있죠. 그런데 집권 1년이 다가오면서 현 정권이 펼쳐온 사회·경제 정책들이 구체적으로 이제 나타나고 있는데요. 제가 볼 때 굉장히 실망스러운 결과들입니다. 경제정책은 반시장적이고 일부 복지정책은 포퓰리즘으로 비치죠. 빠른 속도로 시장이 교란되고 그 부작용을 서민중산층이 온몸으로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고 있어요.” 

이 후보는 “현재의 여론지표가 전부는 아니고, 우리가 신뢰를 좀 회복하고 희망적인 대안을 제시하면 여론지표에서 균형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화가 급속도로 일어납니다, 바다의 변화가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나는 것처럼.” 그는 자영업자와 주부층에선 한국당과 민주당 여론지지도가 거의 비슷하게 나온다고 말한다. “자영업자와 주부는 현 정권의 정책 실패의 하중을 제일 크게 받는다. 선거 민심은 잠복해 있다 폭발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염두에 두는 공약이 있나요? 

“당진, 아산, 서산을 비롯한 충남 서해안 경제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생각입니다. 인프라도 충분히 구축하고요. 또한 이명박 정부 시절 법제화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우리나라 4차 산업혁명의 중심지로 만들려고 해요. 지금은 투자가 미미하고 청사진만 그려져 있을 뿐이거든요.”


“중앙정치에만 관심 둬”

1993년 7월 20일 이인제 노동부 장관이 노동 현안을 언론에 브리핑하고 있다. [동아DB]

1993년 7월 20일 이인제 노동부 장관이 노동 현안을 언론에 브리핑하고 있다. [동아DB]

이인제 전 의원은 “야당 도지사가 지역 발전에 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조영철 기자]

이인제 전 의원은 “야당 도지사가 지역 발전에 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조영철 기자]

현재의 충남도정을 평가한다면…. 

“지난 8년간 민주당 소속 지사가 도정을 맡아왔는데, 어떤 목표를 세우고 전략을 가지고 땀을 흘리면서 밀어붙인 도정은 일절 없었어요. 늘 굴러가듯이 일상적인 지방행정이죠. 그냥 행정부지사 중심으로 다 맡겨놓고 자기는 중앙정치에만 관심을 두고 일했다는 거죠. 그래서 아무것도 된 게 없고 그냥 답보하고 있었고요. 답보한다는 건 뭐예요? 후퇴하는 거 아닙니까? 냉혹한 현실입니다.” 

양승조 민주당 충남지사 후보는 어떤 분인가요? 

“제가 양승조 의원과는 같은 상임위원회에서 일해본 적이 없어요. 온화하고 합리적인 인품을 가진 분이라는 것 이상은 잘 모릅니다. 이분이 어떤 잠재적인 역량을 갖고 있는지는 좀 판단할 수 없어요. 이분이 현 정권과 같이 있지 않습니까? 지금 민주당 정권의 정책이 반시장 포퓰리즘이란 말이죠. 그러면 이 정책을 추종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입니다.” 

도지사가 여당 소속이면 정부와 손발이 잘 맞지 않을까요? 

“저도 도지사를 해봤는데. 도지사가 야당 소속이어서 손해 보는 게 없어요. 오히려 정부가 볼 때 야당이 수장인 지방이 훨씬 부담스럽고 어려운 거예요. 정부정책은 지방 일선에서 구체화됩니다. 야당 도지사는 정부에 ‘이게 부족하다, 이게 보완돼야 한다’고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죠. 또 정부가 특정 지역을 본의 아니게 홀대할 때 여당 도지사는 제대로 항의하지 못 하지만 야당 도지사는 거칠게 저항하죠. 그러면 홀대 못 해요. 야당 광역단체가 자기 권익을 훨씬 잘 지킬 수 있죠.” 

후보는 인지도가 높으니 선거하기 편하지 않나요? 


“좋은 면도 있지만 안 좋은 면도 많아요.” 

세종시에 관한 후보의 언급에 대해 양승조 후보와 여권이 비판했는데요. 

“저는 세종자치시를 반대하지 않아요. 다만, 지금 또 하나의 광역시로 규정돼 있는데, 충남 안에서 특별한 지위를 갖는 그런 자치시가 되면 좋겠어요. 충남 내의 고립된 섬처럼 돼 있는 게 세종시를 위해 무슨 도움이 되나요? 저는 그 점을 말씀드린 것이고 다른 뜻이 없습니다.”


“그런 욕설에 가까운 비난…”

이 후보는 본인을 ‘올드 보이’로 칭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직접 물어봤다. 

좀 듣기 거북한 말이긴 합니다만. 

“뭐든지 말씀하십시오.” 

여권과 일부 평론가들이 후보에 대해 ‘올드 보이’ ‘계륵’ ‘유효기간이 지난 정치인’이라 말하는데요. 어떻게 생각하나요? 

“종편에 나와 별소리들을 다 하는가 봐요. 그런 욕설에 가까운 비난받는 건 괘념하지 않고요. 일일이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의 주인은 주권자인 국민이고요. 국민의 요구는 시시각각 변하지 않습니까? 주민들의 삶은 많은 변화에 노출돼 있죠. 추우면 두꺼운 옷을 찾게 돼 있고 뜨거우면 얇은 옷을 찾게 돼 있는 것처럼 이들이 원하는 것은 자꾸 변합니다. 그 욕구에 맞춰 필요한 사람을 골라 쓰는 거죠. 저희 같은 정치인들은 도구에 불과한 거예요. 저와 같이 정치를 오래 했고 많은 단련을 받은 사람을 다시 쓸 것이냐, 아니면 다른 도구를 쓸 것이냐 하는 것은 국민이 결정할 문제겠죠. 편하게 마이크 잡고 말하는 사람들이 정치인들을 쓰는 건 아니고요. 그러니 저는 괘념하지 않습니다.” 

불사조라는 의미의 ‘피닉제’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데, 2016년 총선 때 낙선했죠. 아마 이때 낙선한 것을 꼬투리를 잡아 ‘올드 보이’라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선거에서의 승패는 병가지상사고요. 그렇게 보는 시각도 있겠지만, 저는 낙선도 하나의 단련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미국 역사가 240년이 좀 넘었는데, 많은 대통령 중에 최고의 대통령은 에이브러햄 링컨 아닙니까? 링컨은 아마 하원의원 선거에서 한 번인가 당선되고 계속 떨어지기만 했죠. 그런데 천신만고 끝에 대통령에 당선돼 노예 해방하고 미국을 다시 통합했어요. 

저는 지난번 총선에서 실패했는데 그건 제 입장에서 실패한 겁니다. 그러나 주권자 입장에서 보면 제가 아니라 다른 신인을 한번 써봐야겠다고 판단한 것이죠. 그건 그분들이 저를 용도 폐기한 것이 아니고 제게 ‘내려놓고 아래에서 더 많은 걸 생각하고 다른 역할을 모색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지난 2년 동안 무거운 짐을 다 내려놓고 소시민의 한 사람으로 생활했어요. 그리고 이번에 뜻하지 않게 제가 태어난 고장인 충남의 도정을 맡아서 일해볼 기회를 주신 거죠. 제가 도지사로 선택받을지 못 받을지는 알 수 없지만 저는 주권자인 도민의 뜻을 따라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다 서서…”

이인제 전 의원은 “혁신과 열정은 나의 DNA”라고 했다. [조영철 기자]

이인제 전 의원은 “혁신과 열정은 나의 DNA”라고 했다. [조영철 기자]

출마 선언할 때 혁신, 도전, 열정을 강조했는데, 이런 걸 생활화하나요? 

“그건 말하자면 저의 DNA입니다. 저는 절대로 과거를 돌아보지 않습니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늘 앞을 봅니다. 미래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예측하고 변화를 빨리 쫓아가는 정도로는 안 된다, 선점해야 한다고 여기죠. 제가 39세에 국회에 입문해 44세에 노동부 장관이 됩니다. 장관 시절 단 하루도 그냥 앉아있지 않았어요. 그래서 당시 신문방송에 ‘이 노동’이 매일 헤드라인이었죠.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운 가치, 새로운 질서를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예를 들면…. 

“당시 고용보험제도에 대해 재계와 경제부처는 결사반대했어요. 제가 그 사람들과 아주 치열하게 싸워서 그걸 돌파해서 이 제도를 전격적으로 도입했어요. 혁명적으로 도입했죠.” 

지금은 고용보험제도가 근로자들 삶의 일부가 된 것 같아요. 

“대성공을 시켰습니다. 우리나라의 사회안전망인 4대 보험 중에 고용보험은 가장 튼튼한 기둥입니다. 다른 보험제도는 굉장히 흔들리고 있지만 고용보험은 아직까지 절대 결함이 없죠. 46세에 경기도지사를 할 때도 저는 앉아있지 않았어요.” 

정말 앉아서 근무하지 않았나요? 

“결재도 서서 해주고 다 서서…. 끊임없이 현장을 다니고. 당시 경기도가 한국 최초로 추진한 사업이 한두 개가 아닙니다. 첨단 R&D센터, 중소기업을 위한 신용보증사업, 경기문화재단, 경기사이언스파크, 여성능력개발센터…. 여성능력개발센터의 경우, 여성들이 대개 이제 결혼과 육아로 7, 8년 공백기를 갖는데, 요즘 사회가 하도 빨리 변해서 사회로 복귀하지 못하고 붕 뜨게 됩니다. 여성들이 집약적으로 재교육, 재훈련을 받아 정상적으로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업이죠. 

이런 사업 중에 단 하나도 실패한 게 없어요. 단기간에 끝난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죠. 제가 49세에 대권에 도전할 때도 남북분단을 창조적으로 극복해 무조건 통일해버려야 한다고 목표를 분명히 세웠죠. 이렇게 저는 온몸으로 혁신과 도전을 행동으로 추진했어요. 이것은 큰 용기, 열정, 결단력을 요구합니다. 지금도 전혀 식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불리한 선거 판에 뛰어들어 뒤집어보겠다는 것도 이런 DNA에서 비롯됐나요?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두 달이면 어마어마한 변화가 일어난다고 믿어요. 한 점 불덩어리가 돼 충남에서부터 민의가 다시 폭발하도록 촉매제 역할을 할 겁니다.” 충청도의 충(忠)은 가운데 중(中)과 마음 심(心)의 합성어라고 이 후보는 말한다. 충청이 나라의 중심이고 여기에서 전국적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지금 문재인 정권의 일방독주가 가속화하고 있지 않습니까? 적폐청산이다, 말은 좋죠. 묵은 때를 씻어낸다는 뜻인데 묵은 때를 한나절 씻어내면 되는 거 아닙니까? 1년 내내 씻어내야 하나요? 집권 1년이 다 돼가는데 하루도 쉬지 않고 적폐청산의 칼을 휘두르고 있어요. 안보, 대한민국의 중심적 가치, 정통성, 정체성을 크게 흔드는 선풍을 계속 일으키고 있죠. 경제 문제야말로 현실에 바탕을 두고 한 발짝, 한 발짝 나아가야 하는데 관련 정책이 너무 급진적입니다. 이로 인해 경기가 불황이고 장사가 안 되고 서민생활이 어렵습니다. 고용이 악화돼 청년실업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고요.”


“아편 같은 청년실업 정책”

이어 이 후보는 여권의 청년실업 대책을 비판했다. 

“복지망은 자꾸 빚을 내 근근이 유지해요. 장래가 암담합니다. 언젠가 와르르 무너지면 국가 부도라도 나면 만사 도루묵 아니에요? 감당할 수 있는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복지로 가야 되는 건데. 지금은 퍼주기 식이죠. 예를 들어, 청년수당 같은 것은 아편입니다, 아편. 서울시내 취업 전선에서 고생하는 청년들이 지금 얼마나 많습니까? 그중 2000명을 선발해 50만 원씩 6개월을 준다고 해요. 그 수혜자들을 무슨 수로 선발한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요. 또 6개월 뒤에는 어떻게 합니까? 6개월 안에 다 취직이 되나요? 청년들이 그것을 로또라고 표현해요. 자기는 선택되지 못하고 친구는 선택되면 그 박탈감은 어떻게 감당하죠? 그래서 이건 마약을 뿌리는 것과 다를 게 없어요. 여권이 이런 일을 하고 있잖아요.” 

그러나 여권은 청년실업난 해소를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노력하지 않나요? 

“그런 예산으로, 중소중견기업이 청년을 고용하면 1년에 1000만 원씩 3년 동안 임금을 보전해 주겠다고요. 해당 기업이 대학졸업자에게 연봉 2000만원을 준다고 가정하면, 여기에 1000만 원을 더하면 3000만 원이 됩니다. 그런데 3년 뒤에 그 청년은 연봉 2000만 원으로 되돌아가야 합니다. 그때 그만두면 그 기업은 어떻게 되고 그 청년은 어떻게 됩니까? 이게 어떻게 정책일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이런 것을 정책이라고 설계해 내놓고 있으니 이걸 어떻게 하면 좋아요?”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여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유독 여권 정치인들이 미투운동의 가해자로 연이어 지목됐다. 이에 대해 이인제 후보는 말을 아꼈다. 

미투운동 과정에서 여성들이 정치인들을 가해자로 고발했는데요. 

“미투운동은 어느 한 가지 잣대만으로 보기는 어려운 거대한 문화적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성에 관한 의식과 문화도 진화하죠. 일부 남성이 여성을 대등하고 존엄한 존재가 아닌 어떤 성적 도구나 수단으로 여기곤 했죠. 그리고 여성의 의사를 쉽게 무시했죠. 이런 권위주의적 문화가 있었어요. 미투운동은 우리 사회가 여기에서 탈피하는 계기일 것이라고 봐요. 하루아침에 바뀌진 않겠지만 낡은 성문화에서 한 차원 발전하는 과정의 진통이라 생각해요.”


“비바람 들이치는 허물어진 집에…”

한국당의 지지율과 관련해 ‘홍준표 대표의 발언이 지지율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어떻게 보나요? 

“저도 뭐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어요. 그런데 크게 보면 한국당이 여기저기 허물어진 집과 같은 형편이 됐어요. 비바람이 들이치는 위험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 집을 재건해야 합니다. 당 대표는 이 무너진 집을 책임지는 가장이죠. 지금은 누가 대표를 맡더라도 안팎에서 끝없이 질책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특히 홍 대표는 그 막말 프레임에 갇혀 실제 이상의 큰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고 봐요.” 

홍 대표에 대한 비난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왜냐하면 막말 논란은 보수우파의, 또는 그 가치를 대변하는 제1정당의 본질적 문제는 아니니까요. 홍 대표는 허물어진 집을 일으켜 세우는 과도기의 악역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억울한 점도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후보는 “결국 국민은 보수우파를 대변하는 정당이 재건되는지 지켜볼 것이다. 그런 모습을 평가한다면 궁극적으로 (자신을) 지지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동아 2018년 5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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