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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연재> 김용기의 살맛나는 경제

“사회적 문제 해결, 금융 제 역할 해야”

  • 김용기|아주대 경영학과 교수 seriykim@ajou.ac.kr

“사회적 문제 해결, 금융 제 역할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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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청년, 서민 위한 사회적 이익 추구하는 것이 ‘포용금융’
  • ● 금융 非민주성이 자산양극화 초래
  • ● 카카오뱅크發 금융혁신…좀 더 두고 봐야
  • ● 그들의 금융? 우리의 금융! 포용금융으로 나아가야
“사회적 문제 해결, 금융 제 역할 해야”

[전영한 동아일보 기자]

한국 금융은 누구의 시각에서 보느냐에 따라 그 모습이 전혀 다르다.

금융사의 관점에서 보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등 업계 1,2위를 다투는 금융지주사의 순이익은 올해 상반기에만 각각 1조8000억 원을 넘어섰다. 지주사 설립 이래 최고 실적이다. 그 외 하나금융지주와 우리은행까지 합한 4대 금융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6조 원에 육박한다.

앞으로도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 향후 금리 상승으로 취약계층의 채무상환능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은행 자산 전체의 건전성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소득 1,2분위(하위 40%)에 대한 대출은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의 14%에 불과하다.

금융사 관점 vs 국민 관점

“사회적 문제 해결, 금융 제 역할 해야”
하지만 국민경제의 관점에서 보면 한국 금융은 근심거리다. 무엇보다 금융의 크기(size), 다시 말해 금융사가 보유한 자산이 너무 크다. 금융사의 민간 부문 자산은 가계 및 비(非)금융기업에 빌려준 돈이다. 금융사에는 이자 수입의 원천이지만, 가계와 기업 입장에선 부채다. 이 부채가 경제 규모 대비 과도하게 커져버리면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흔히들 금융 발전과 경제 발전은 상관성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 행해진 연구 결과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금융의 민간 부문 대출이 명목 GDP(국내총생산) 대비 100%를 넘어서면 금융이 경제성장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한국 금융의 민간 부문 대출은? 무려 193%다.

‘과도한 금융’은 세 가지 경로를 통해 국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첫째, 실물 부문(비금융기업)에서 활동해야 할 인재들이 거대 금융사로 간다.

둘째, 평상시에는 신용 공급을 통해 자산 가격의 상승을 가져온다. 은행 대출로 집값이 고공 행진하는 것을 보라.

셋째, 경기 침체기에는 그간 공급하던 신용을 줄여 자산가격의 급락을 초래한다. 실물  부문은 유동성 위기에 빠져 결국 상당수 실물 기업이 파산하게 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 의장을 지낸 벤 버냉키의 연구에 따르면, 경기 침체 시기 성장 둔화 내지 하락의 3분의 1은 은행이 신용을 줄인 탓에 발생한 것이다.

과도한 민간 부문 금융의 절반은 가계부채다. 부채의 증가는 가계 소비를 촉진해 경기 활성화에 기여할 수도 있으나, 그 정도가 과도할 경우 원리금 상환부담으로 이어져 국내 수요를 제약하게 된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1360조 원에 달한다(2017년 3월 말 기준). 2분기에는 1400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가계부채만 놓고 봐도 GDP 대비 92.9%다. 1년 전과 비교하면 4.5%포인트나 상승했다. GDP 대비 가계부채가 한국은 신흥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일 뿐 아니라, 최근 들어 가장 가파르게 상승하는 국가이기도 하다.

불과 7년 전인 2010년, 한국의 가계부채는 GDP 대비 60%를 하회했다. 지난 7년간 제대로 성장하지도 못했지만, 그 성장의 상당 부분을 ‘빚에 의한 소비’에 의존한 바가 컸던 것이다. 그 결과 현재 가구당 DSR(처분가능소득 대 비 원리금상환액 비율)은 26.6%이다. 이는 2016년 3월 말 기준 통계이니 지금은 이보다 높을 것이다. 특히 소득 2분위(하위 20~40%)에 속하는 자영업자의 DSR은 33.8%로 위험 수위에 있다. 지속가능하기가 어려운 수준이다. 전체 가구 중 57.7%가 금융부채를 보유한다. 가장이 30대 및 40대인 가구 중 금융부채 보유 가구의 비중은 각각 68.6%와 71.8%로 특히나 높다.

통계청이 지난해 말에 발표한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금융부채를 보유한 가구 중 70.1%는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특히 20.4%는 ‘매우 부담스럽다’고 했다. ‘부담스럽다’고 답한 가구 중 74.5%는 ‘가계의 저축과 투자,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응답했다(왼쪽 표 참조).

국제 비교를 해보더라도 한국의 가계부채 수준은 매우 높다.

가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안정된 노후 연금소득이 보장된 북유럽 국가들을 제외한다면 한국이 단연 세계 톱이다. 169%다. 북유럽 국가들은 조세부담 수준이 높아 가처분가능소득은 적은 반면 보육·교육·주거·노후에 소비지출을 할 필요가 없다. 복지로 해결하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통계 확보가 가능한 25개국의 가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 평균치는 129.2%다. 이 또한 국제비교를 위해 2015년 말 통계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한국의 2016년 말 부채비율은 178.9%다. 1년 만에 10%포인트나 올라간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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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기|아주대 경영학과 교수 seriykim@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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