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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은 ‘대선 플랫폼’ 기득권 놓고 시작하자”

새누리당 ‘탈당 1호’ 남경필 경기도지사

  • 배수강 기자 | bsk@donga.com

“바른정당은 ‘대선 플랫폼’ 기득권 놓고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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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차기 대선은 ‘과거 심판’ vs ‘미래 선택’
  • ● 국민통합, 聯政 평가… ‘문재인 대항마’로 뜰 것
  • ● 김종인 경제, 안철수 교육, 심상정 노동 ‘드림팀’
  • ● 潘 전 총장 영입 노력, 보수단일화 발언은 치명적
  • ● 김종인, 정운찬… “선수로 뛰려는 거 아닌가요?”
“바른정당은 ‘대선 플랫폼’  기득권 놓고 시작하자”
“아이고, 탄핵 반대 집회에서 사망자가 나왔네요. 부상자도 속출하니 참 걱정이네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재 결정 승복 메시지’가 없는 게 더 걱정입니다. 슬기롭게 잘 넘겨야하는데…. (기자를 보며) 아무 얘기 없죠?”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이 있던 3월 10일 오후,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연신 휴대전화로 뉴스를 검색하며 ‘탄핵 후폭풍’을 주시했다. 그의 얼굴엔 수심이 그득했다. 그럴 만도 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점입가경으로 흐르던 2016년 11월 22일, 남 지사는 김용태 의원과 함께 새누리당 탈당을 선언하며 분당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새누리당 탈당 1호 인사였다. 이후 새누리당을 탈당한 의원 31명은 바른정당을 창당해 국회 탄핵소추와 헌재 결정에 주도적 역할을 했으니 말이다.

▼ 헌재 결정에 만감이 교차할 거 같은데요.

“박 대통령이 처음이자 마지막 ‘탄핵 대통령’이어야 합니다. 역시 민심을 이기는 권력은 없어요. 돌이켜보면 이 모든 사태는 권력 집중에서 오는 거 같습니다. 권력을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는, 권력 분점과 공유가 시대적 과제로 남았네요.”

남 지사는 3월 13일 ‘신동아’와의 추가 인터뷰에서 전날 박 전 대통령의 ‘사저 복귀 메시지’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마지막 역할을 기대했지만 국가와 국민을 위한 메시지가 없었다. 더 이상 국가 지도자로서 역할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정치권은 이제 국민과 함께 안보·경제위기 극복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종인과의 만남

▼ 오늘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만나셨죠.

“네. 오늘 두 사람이 공감한 것은 박 전 대통령이 ‘패권적 성격’을 보여 이런 결말을 맞았다는 겁니다. 그리고 또 다른 패권(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칭)이 권력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으니, 패권을 떠나 ‘중도 통합 대연정’을 하자는 데 공감했고요. 현실적으로 대선 전 개헌은 어려우니 우선 국민을 하나로 모으고, 집권 후 개헌하자는 공감대를 이뤘어요.”

▼ 개헌과 반문(反文·문재인), 비(非)패권을 고리로 한 제3지대는 지지율 가뭄에 시달리는 남 지사와 바른정당에 단비가 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안철수 대 문재인 1대 1 구도를 주장하며 국민의당 중심의 제3지대론을 강조하는데요.

“안 전 대표가 문 전 대표와 1대 1로 붙으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1대 1 구도로 가려면 안 전 대표는 자신을 버려야 합니다. 자신만 상수(常數)고 나머진 변수(變數)다? 그러면 안 되죠. 나머지를 상수로 인정하고 제로베이스와 공정한 게임 룰 속에서 시작해야 가능하죠. 누구든지 (기득권을) 내려놔야죠.”

▼ 문재인 전 대표라는 강력한 ‘대세’가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국민의당과 협력이 중요할 거 같은데요.

“그럼요. 이제 협력을 시작해야죠. 두 당이 함께해서 상당한 힘을 얻고 집권 가능성이 있겠다 싶으면 관망하던 분들도 합류할 겁니다. 그게 성공하면 민주당 일부, 한국당에서 건전한 생각을 가진 분들과 언제든 손잡는 게 가능하죠.”

▼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가 오늘 전격 사임하면서 탄핵을 주도한 당 대표로서 소임을 다했다고 밝혔습니다.

“네. 직접 얘기를 못 해봤어요. 긴급 의총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갔죠. 마음 아프지만 사임 결정에 대해선 높이 평가해요. 누구도 요구하지 않았는데 자신이 당과 국가를 위해 대표직을 스스로 내려놓은 거잖아요. 모두가 사퇴하고 내려놓아야 다른 사람이 오지 않겠어요. 제로베이스에서….”

“안철수式 마인드로는…”

▼ 바른정당은 이른바 제3지대 핵심 축 가운데 하나로, 차기 지도부의 역량이 여느 때보다 중요한데요. 김종인 전 대표, 정운찬 전 국무총리 같은 외부인사에게 맡겨 외연을 확장하면서 ‘새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당대표로요? 그분들(김종인, 정운찬)은 (대선) 후보 하고 싶은 거 아닌가요(웃음). 맞는 말이죠. 그래서 나부터 비웠어요. 당 대표든 원내대표든 최고위원이든 모두 기득권을 내려놓아야죠. 지금 당은 (대선) 판을 새롭게 짜고 있고, 바른정당이 ‘대선 플랫폼’ 중심에 서야죠. 그래서 정병국 대표를 시작으로 모두 내려놓고 있고요. 나도 기득권을 내려놓고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할 거고요. 당에도 말했어요. ‘나부터 희생할 테니 우리가 중심이 돼 대한민국을 하나로 만들 좋은 방안을 만들어달라’고요. 사실 지금 내 마음이 딱 그래요 내 마음이.”

정운찬 전 총리는 3월 15일 “독자 정치세력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대선까지 두 달 정도 남았는데, 시간이 촉박하지 않을까요.

“과거 사례를 보면 얼마든지 가능해요. 다만 안 전 대표식의 마인드로는 안 되죠. 지금은 모두가 나를 내려놓고 연대할 생각을 해야지, 나는 빼놓고 연대하라면 되나요.”

▼ 최근 당원교육 참석차 대구를 방문했을 때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욕 세례’를 당한 동영상이 인터넷에 나돌았는데요.

“정치인이 욕먹는 일을 해야죠. 욕 안 먹고 남들 앞에서 폼만 잡으려고 하면 되나요. 도지사 되기 전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날(2014년 4월 16일) 진도 팽목항에 가서 보름간 있었는데, 처음 3일간은 정말 욕 많이 먹었어요. 학부모들은 하소연할 데가 없으니…. 그래서 더 가까워졌어요. 욕하는 분들은 우선 내 말 좀 들어달라, 공감해달라는 겁니다. 문제 해결은 그다음이고요. 세월호 사건 때는 박 전 대통령 등 공직자들이 빨리 현장에 와서 아픔을 같이 나누었어야 했는데…. 대구에서도 욕하는 분에게 ‘말씀 더하시라’ 했더니 나중엔 그분도 웃어요. 매주 금요일 도민의 민원을 들어주는 ‘도지사 좀 만납시다’를 운영하는 것도 그런 경험 때문입니다.”

▼ 오늘 같은 날에도?

“그럼요. 사과나무 심어야죠(웃음). 오늘 탄핵 심판도 민원실에서 봤어요. 정치권이 잘못하면 국민에게 욕먹어야죠.”

대구에서의 욕 세례

▼ 5선(選) 국회의원과 경기도지사를 만들어준 당을 ‘1호’로 뛰쳐나간 데 대한 반발이던데요.  

“맞아요.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만 그분들 마음을 풀어드려야죠. 그게 정치의 몫이고,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 얘길 들어야죠. 노무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17대 총선에서는 명함을 건네면 면전에서 빡빡 찢어 얼굴에 던지는 유권자도 있었어요. 반대하는 분들과 늘 공존하고 그분들 속에서 함께 정치하는 게 체화돼 있다보니 ‘생각이 다르구나’ ‘마음이 많이 아프시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남 지사의 아버지 고 남평우 전 의원은 14, 15대 국회의원(수원 팔달)을 지냈다. 남 지사는 아버지의 지역구에서 내리 5선을 하고, 2014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됐으니 자유한국당은 ‘8선 부자(父子)’를 만들어준 당인 셈이다. 그런 당을 뛰쳐나오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남 지사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탈당 심경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20년 동안 늘 비주류에 있으면서 당 개혁을 외쳐왔습니다. 천막당사를 쳤을 때는 국민 앞에 엎드려서 ‘잘못했습니다, 잘하겠습니다’ 했고, 그러니 용서의 기회가 있었는데 이번 이 엄청난 사태를 두고는 반성의 기미가 없었어요. 반성하면 길이 열려요. 거짓말이 들통났는데도 물러나지 않으니, 하다하다 안 되니 방법이 없다고 판단한 거죠. 당 안에서 변화와 노력을 많이 했다고 자부했는데, 이제 그 희망을 놓은 거죠. 국정농단 핵심세력을 쫓아내지 못하니 어쩌겠어요. 나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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