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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 버리고 심대평 카드로 권토중래

마지막 ‘3김’ JP의 청사진

  • 글 : 장덕수 국민일보 정치부 기자 dsjang@kmib.co.kr

이인제 버리고 심대평 카드로 권토중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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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 버리고 심대평 카드로 권토중래

정우택 의원은 최근 당 개혁안을 JP에게 제출했으나 JP는 이에 대해 답을주지 않고 있다.

자민련의 진로를 말하기 전에 언급하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바로 JP와 이인제 의원(IJ)의 관계다. JP는 당 총재이고 IJ는 총재권한대행이다. 지난해말 IJ가 입당할 당시만 해도 JP-IJ 투톱체제, IJP 공조, 포스트 JP 등 두 사람의 원만한 관계를 예상하는 보도가 많았다. 그로부터 만 3개월 뒤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당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한다. “한사람은(JP) 5층 살고, 또 한 사람(IJ)은 7층 옥탑방에 있잖유.”

측근들의 말을 종합하면 JP는 IJ를 처음 영입할 때 ▲교섭단체 구성 ▲당의 활성화 ▲재정난 해소 등 세 가지 정도를 기대했다. 대표직 승계까지 고려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달 JP는 당 공식회의에서 IJ를 가리켜 “그 사람 야무지고 잘할 것 같았는데, 영… 그래”라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물론 IJ는 자리에 없었다.

결론적으로 IJ는 현재 JP의 경영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것 같다. 조만간 당고문으로 직함이 바뀔 것이라는 소문도 현실화될 전망이다.

이처럼 왕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IJ는 요즘 어떤 심정일까. 그의 측근들에게 IJ의 근황을 물어보면 “공부하고 계시다”는 답변을 종종 듣는다. 또는 “때를 기다리시지”라고 말한다. 아직 IJ가 나아갈 방향이 정해지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IJ 입장에서도 JP와 자민련이라는 울타리를 몹시 답답해하는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는 사실. IJ는 “자민련은 JP당”이라며 가급적 자민련 내부 일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이달 초 기자는 자타가 인정하는 IJ의 오랜 측근을 만났다. 그는 “애초부터 IJ가 들어앉기에 자민련은 너무 좁았다”며 속이 타는지 소주를 연신 마셨다.



그런데 JP와 IJ가 결별하더라도 자민련 내에서 안타까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대전지역의 자민련 소속 한 구청장은 IJP를 내세운 총선전략에 대해 “그러면 지지. 자민련은 끝이지”라고 한마디로 일축했다. 자민련 한 지구당 사무국장을 18년째 하고 있는 A씨는 “JP가 요즘 견마지로니 뭐니 얘기하지만 그 사람 말을 누가 믿어요. 평생 자기 혼자 좋아놓고서, 이제 와서 아니라고 해서 믿겠어요?”라고 말했다.

정우택 보고서는 JP 서랍 속으로

이같은 충청권의 분위기 때문에 자민련 소속 의원이나 중앙당직자, 충청권 지역정치인들 사이에서는 인적교체를 통한 ‘자민련 리노베이션 프로젝트’ 논의가 한창이다.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에 비하면 두꺼비 눈 껌뻑거리는 정도지만 나름대로는 열기가 있다.

자민련은 대선 직후 정우택(50)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당발전쇄신위를 구성, 3월초 당 쇄신안을 확정해 JP에게 보고했다. 그동안 여러 차례 당 쇄신 논의와 시도가 있었지만 이번처럼 쇄신안이 공식적으로 마련된 것은 처음이다. 쇄신안은 현재 총재 1인이 이끄는 순수 단일지도체제를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하고 정책위 의장과 원내총무를 의원총회에서 경선으로 선출하며 국민경선제를 도입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다. 당명 개정도 적극 검토하도록 권고했다. 내용만 보면 손색이 없다.

그러나 문제는 JP다. 쇄신안이 특위 의결을 거쳐 정위원장을 통해 JP에게 전달됐으나 JP는 아무런 말이 없다. 전당대회도 당초 5월경에 치를 예정이었으나 10월 이후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0월에 정말 열릴지도 확실하지 않다. JP는 연기 배경에 대해 “군소 야당이 먼저 설쳐봐야 아무런 득 될 것이 없어. 다른 당 다 하고 해도 늦지 않아”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즉 한나라·민주 양당의 진로를 지켜본 뒤 자민련이 갈 길을 가겠다는 것이다. 일면 일리가 있다.

그러나 이런 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은 자민련엔 없다. 쇄신안을 뜯어보면 JP의 2선 후퇴, 정계은퇴가 전제되어 있다. 쇄신안을 공개 논의하는 시점이 바로 JP의 퇴진이 시작되는 시점이 되는 것이다. 이를 잘 알고 있을 JP가 순순히 따를 리 없다. 고양이 목에 누가 방울을 달 것인가가 문제다.

쇄신위에 참여한 B씨는 “JP가 여기저기서 내각제다, 17대 총선을 책임지겠다고 말하고 다니는 것은 어떻게든 시간을 연장시켜 자신도 살고 자민련도 살 수 있는 길이 트일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것”이라며 “그러나 자민련의 시계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고 뼈 있는 한마디를 건넸다. 이미 자민련의 시계바늘은 JP를 떠나 새로운 인물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고인 물 같던 자민련에도 포스트 JP를 노리는 당권경쟁의 도화선에 곧 불이 붙을 것 같다. 포스트 JP로 처음 거론됐던 인사가 정우택 의원이다. JP가 율사출신 의원들을 놔두고 정의원에게 당쇄신특위 위원장을 맡기자 올해 초부터 JP가 정의원을 낙점했다는 설이 당 안팎에서 퍼져나갔다.

정의원은 충북 진천·괴산·음성군 출신 재선의원으로 자민련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실력으로 인정받는 차세대 유망주자다. 처음에는 펄쩍 뛰며 부인하던 정의원도 요즘은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은 채 웃기만 한다. 일부에서는 구체적인 당권경쟁 준비를 하고 있다는 설도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추측에 불과하다. 그러나 정의원은 지도부 경선도전 방침은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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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장덕수 국민일보 정치부 기자 ds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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