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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지지율 죽어도 안 오르는 이유

“번트만 있고 홈런이 없다”

  • 글: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한나라당 지지율 죽어도 안 오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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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당이 ‘지리멸렬’하다고 한다. 바로미터인 ‘정당 지지율’이 10%대 후반~20%대 바닥권이다. 대선 직후의 15%에서 조금 더 올랐을 뿐이다. 죽을 쑤고 있는 민주당보다도 낮다. 노무현 대통령의 인기가 많이 떨어졌다지만 그래도 40%선이다. 한나라당 인기가 죽어도 안 오르는 것은 이유가 따로 있다는 분석이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지지율 죽어도 안 오르는 이유
민정계 출신 하순봉, 양정규, 신경식 의원. 2000년 총선 공천 때 하순봉 의원은 당시 한나라당 사무총장이었다. 하 당시 총장은 ‘공천 물갈이’에 상당히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공천자 명단 발표 후 탈락자측이 몸싸움을 걸어와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양정규 의원은 원외 인사였다. 그런데 원외 인사들이 당 공천을 받는 데에 그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충청출신 서청원 의원이 대표경선에서 패배한 후 신경식 의원은 당내 충청권 정치인들 사이에서 영향력이 더 높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5월 국회 상임위원회 배정 때 몇몇 의원이 원하는 곳에 배정된 이유를 두고도 이런저런 얘기가 나왔다. 다음은 한나라당 한 고위 당직자의 말. “국회의원이 자신에게 공천권을 준 사람을 외면하기란 쉽지 않다. 소위 ‘머리 올려준 사람’에 대해선 정치 지형이 바뀌어도 신세를 졌다는 마음을 유지하게 된다.”

‘계보정치’ 안하는 최병렬 대표가 이들 중진 의원들의 영향력을 필요로하지 않느냐는 시각이 있다. 이들이 사심 없이 당의 안정에 보이지 않는 기여를 하고 있다고 보는 이들도 다수다. 그러나 홍준표 의원은 비판적이다. 홍의원은 “한나라당 지지율 정체의 가장 큰 이유는 앙시앵 레짐(구체제)이 여전히 당의 주류가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지금 장기불황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새 대표 출범’이라는 ‘특효약’마저 안 통했기 때문이다. 8개월 후면 총선이다. 당 지도부는 당혹해 하고 있다. 다시 홍준표 의원에게 그 이유를 물어봤다. 그는 두 가지를 꼽았다. ‘야성(野性) 회복’과 ‘개혁’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는 것이다.

3000명이나 되는 분양 신청자에게 사기를 친 굿모닝시티의 검은 돈이 ‘여당 대표’를 통해 ‘현직 대통령’의 대선 자금으로 들어갔다는 ‘딱 떨어지는’ 권력형 비리의혹이 최근 발생했다. 한나라당은 며칠 동안 “전모를 밝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대선 자금을 (여야가) 함께 밝히자”고 하자 한나라당은 꼬리를 내렸다. 당 지도부는 “오늘 부로 대선 자금 문제는 거론하지 말자”는 말까지 했다. 그러자 “한나라당도 굿모닝 시티에 뭔가 켕기는 게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대통령 기자회견에 백기”

여당대표의 수뢰는 한나라당을 포함한 정치권 전체의 대선 자금 비리의혹으로 성격이 바뀌었다. 노대통령의 기자회견은 결과적으로 적중했고, 한나라당은 백기를 든 모양새였다.

현 정부에선 ‘불’이 ‘불’을 끄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 측근 안희정씨가 나라종금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는데, 곧 이어 대통령 측근의 부동산 특혜의혹 파문이 터졌다. 그러자 안희정씨 사건은 이 새로운 의혹에 묻혀 잠잠해졌다. 이런 식으로 안희정씨 수수문제-대통령 측근 부동산 투기의혹-여권의 굿모닝시티 게이트 자금수수-150억 대북송금 확인-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향응접대-현대 비자금의 민주당 유입 의혹 등 권력형 비리의혹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런데 결과는 새로운 의혹이 이전의 의혹을 봉합하는 식이었다.

한나라당 한 재선의원은 “야당의 책임도 크다”고 말했다. 야당이 권력형비리의 규명에 끈질기게 매달리지 않으므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곳곳에서 터지는 현안들의 꽁무니를 쫓는 데도 급급해 했다는 지적이다. 안희정씨의 돈 수수사실은 자당 소속 홍준표 의원이 처음 제기했지만 검찰의 수사 발표가 있자 “미흡하다”면서도 손을 놨다.

민주당이 공개한 대선자금 명세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은 당일 “부실투성이”라고만 해놓고, 넘어갔다. 150억 대북 송금 문제에서 한나라당 지도부는 대통령의 2차 특검 거부 빌미를 스스로 제공했다.

더구나 한나라당이 2차 특검 무산에 따른 후속조치에 미온적인 것은 스스로를 부정하는 행위라는 지적도 나왔다. 현대 정몽헌 회장의 자살로 동정론이 일자 한나라당은 ‘논리적 갈지자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양길승씨 향응 사건의 경우, 한나라당은 부실-축소 조사를 이유로 사정담당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의 해임을 요구했으나 그 날 하루뿐이었다.

대통령 측근의 부동산투기 의혹은 한나라당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결정판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한나라당 한 당직자는 “김문수 의원이 주도적으로 의혹을 제기할 당시, 거들어주는 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없었다. 김의원이 그치자 한나라당도 투기의혹 제기를 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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