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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9시 등교, 혁신학교…“시너지는 멀고 논란은 가깝다”

‘진보 교육감’ 13인의 취임 1년

  • 김건희 객원기자 | kkh4792@hanmail.net

자사고, 9시 등교, 혁신학교…“시너지는 멀고 논란은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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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자사고 전쟁’에 발목 잡힌 조희연
  • ● 일반고, 특성화고 성과는 저조
  • ● 9시 등교 확산…맞벌이 가정 울상
  • ● 혁신학교 급증…양극화 부작용
자사고, 9시 등교, 혁신학교…“시너지는 멀고 논란은 가깝다”
이른바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취임 1년을 맞았다. 이들은 지난해 6·4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17개 광역시도에서 진보 교육감 13명이 교육 수장에 올랐다. 대약진이었다. 진보 진영은 “지난 4년간 시행한 무상급식, 혁신학교, 학생인권조례 등 진보 진영의 교육 의제가 만들어낸 결과”라며 환호했다. 그 2년 전인 2012년 교육감선거에서는 5명의 진보 교육감이 탄생한 바 있다.

진보 교육감들의 당선 배경은 다양하고 복잡하다. 보수 진영 후보들이 난립한 탓에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실패했고, 당선이 유력하던 고승덕 서울교육감 후보는 딸의 ‘가정사 폭로’ 직격탄을 맞고 고배를 들었다. 문용린 후보가 현직 서울교육감이라는 이점을 갖고도 대표 브랜드를 내세우지 못한 점 또한 보수 진영이 고전한 요인으로 꼽힌다.

“엄마들이 뽑았다”

물론 이것만으로 진보 교육감들의 등장을 설명할 순 없다. 선거는 민심을 반영하는 풍향계다. 지난해 17개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국민은 박근혜 정부의 ‘경쟁교육’에 대해 피로감을 드러냈다. 주목할 것은 이런 양상이 세월호 참사 이후 뚜렷해졌다는 사실이다. 김형태 교육을바꾸는새힘 대표는 다음과 같이 진단한다.

“학생들은 과도한 학습량과 학교폭력에, 학부모들은 천정부지로 치솟은 사교육비와 교육양극화에 신음했다. 교사들은 추락하는 교권과 교육 부패로 인한 상실감을 호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고, 이를 목격한 국민이 경쟁교육에 환멸을 느껴 진보 교육감들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입시와 경쟁에 지친 학부모, 특히 엄마들이 인성과 창의를 내세운 진보 교육감들을 선택했다는 얘기다.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듯, 당선된 진보 교육감들은 일제히 ‘혁신’과 ‘평등교육’을 내세웠다. 특히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자사고 제도를 전면 재검토함으로써 ‘일반고 전성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특권교육’을 폐지하고 ‘평등교육’을 실현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발언이다. 실제로 조 교육감은 취임하자마자 자사고를 재평가하는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다.

교육 현장에선 자사고가 우수 학생 선발 효과에 기대 입시 명문으로 발돋움할 것이 아니라 일반고와 동등한 여건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조 교육감의 논리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일부 자사고가 입시교육에 치중해 제도 도입의 취지를 훼손하고, 우수 학생 쏠림 현상을 유발해 일반고의 교육 환경을 악화시키고 있어서다.

서울 노원구 소재 S고 교장은 “설립 취지에 어긋나는 자사고만 개혁해도 공교육의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게 조 교육감의 생각인 듯하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자사고 개혁이 성공할 것인지에 대해선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자사고 문제가 교육적 영역을 넘어 보수와 진보 진영의 싸움으로 변질됐고, 지난 1년간 자사고 정책이 교육부의 반대에 부딪혀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시간만 보냈다”는 것이 이유다. 조 교육감이 자사고와 전면전을 벌였지만, 얻은 것이 별로 없다는 시각이다.

“서울 교육 청사진 없어”

이런 지적이 나오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은 “자사고를 대상으로 청문 절차를 거쳐 지정 취소 학교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 6월엔 “올해 기준점수에 미달한 학교가 청문에 참여해 개선 의지를 밝힐 경우 2년 후 재평가를 실시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자사고가 중등교육 발전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를 평가하겠다”고 외치던 조 교육감이 불과 1년 만에 태도를 바꾼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자사고 개혁의 목적은 자사고를 없애는 것이 아니다”며 “자사고가 건학 이념과 지정 목적에 맞게 운영하도록 지도하겠다는 것이 시교육청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조 교육감이 자사고와 전면전을 벌이느라 서울시민들에게 서울 교육의 청사진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중학생과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이나경 씨는 “취임 1년이 지났지만 조 교육감이 서울 교육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아직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며 “직선제로 선출된 조 교육감은 시민들과 소통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이 자사고와 지루한 싸움을 이어가면서 다른 교육정책이 힘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지적이 나오는 것은 ‘일반고 살리기’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일반고는 조 교육감이 선거 때부터 관심을 가진 사안이다. 그는 지방선거 후보 시절 “일반고 몰락의 원인은 자사고”라며 “일반고의 전성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선 일반고 지원책이 미흡하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K고 교장은 “학교운영비를 최대 1억2000만 원 지원한다는 것 말고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했다. 일반고에 지원하는 학교운영비는 교육부가 5000만 원, 시교육청이 7000만 원을 각각 부담한다.

자사고와 일반고 틈바구니에서 고전하는 교육정책도 있다. 특성화고다. 지난해 특성화고는 자사고 논란과 정부의 고졸취업 정책 변화로 신입생 모집에 어느 때보다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학령인구까지 감소하면서 3중고에 시달렸다. 특성화고는 전문직업인을 양성하기 위한 특성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다.

서울 D특성화고 교장은 “조 교육감이 일반고 전성시대를 선거공약으로 내걸면서 특성화고 기피현상이 두드러진 경향이 있다”며 “2015년 신입생 경쟁률이 2014년보다 낮다”고 전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지역 71개 특성화고는 2015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1.0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가까스로 미달 위기를 넘겼다. 2014년 신입생 경쟁률 1.08대 1에서 오히려 조금 더 낮아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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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객원기자 | kkh479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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