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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들의 공부법

‘과학 잘하기’를 위한 무한도전

최고의 과학 교사는 주방과 화단에 있다

  • 신동희 단국대 교수·과학교육 dss25@dankook.ac.kr

‘과학 잘하기’를 위한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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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잘하기’를 위한 무한도전

과학시험 잘보는 것과 ‘과학자 적성’과는 별 상관관계가 없다.

다음날 아들은 과학시험에서 서너 개를 틀렸다. 틀린 것이 다 그런 식의 문제였다. 자기 딴에는 꽤 많이 틀렸다고 생각해 엄마에게 혼날 것을 예상했던 아들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내 반응에 의외란 듯이 눈이 동그래졌다.

초등 수준에서의 과학 학습은 앞서 설명했듯이 과학 서적을 많이 읽혀 과학 지식을 넓히는 것과 다양한 과학체험활동을 통해 과학에 대한 흥미를 유지시키는 것이 최선이다. ‘문제를 위한 문제’가 의외로 많이 나오는 학교 과학시험 결과로 자녀의 과학 실력을 판단하는 것은 착각이다.

물론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상황은 달라진다. 문제 풀이도 단련시켜야 할 때가 온다. 아무리 과학 지식이 풍부해도 한국식 과학 문제 풀이에 익숙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문제 풀이 연습은 아주 오랜 시간 투자해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 초등학교 때까지만이라도 문제 풀이 연습에 앞서 든든한 과학 학습의 초석을 다져놓지 않으면 자녀의 과학 실력은 사상누각 꼴이 돼 머지않아 바닥을 드러낼 것이다.

수학, 과학을 다 잘하는 학생은 수학도 과학도 능력이 닿는 한 깊게 공부할 것을 권한다. 특히 대학의 이공계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에게 수학적 바탕은 큰 재산이 되므로 수학을 많이 해놓을수록 먼 훗날의 과학 학습에 도움이 된다. 문제는 수학도 과학도 다 어려워하는 학생의 경우다.



경험의 학문

보통 수학을 잘해야 과학을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물론 수학을 잘하면 과학도 잘할 가능성이 크고, 과학을 잘하면 수학도 잘할 가능성이 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소한 초·중등 과정에서 수학과 과학 실력의 상관관계는 완전한 정비례가 아니다. 수학만 잘 할 수도 있고, 과학만 잘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사실 초·중등학교 과학 학습에 필요한 수학은 중학교 수학만으로도 충분하다. 따라서 수학을 잘 못한다고 해서 과학마저 지레 포기하거나 겁먹을 필요는 없다.

수학은 순수한 사고(思考) 과정을 통해 이뤄지는 형식 과학이다. 수학은 자연이나 경험적 사실을 파헤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물과 현상에 관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과학에서 다루는 모든 것은 다 실체가 있다. 분자나 원자처럼 너무 작아서, 은하나 블랙홀처럼 너무 멀어서 육안으로 경험하기 어려운 것도 많지만 그것들도 다 실체다.

초·중등 교육과정에서 보면 과학 중에서도 생물이나 지구과학 영역은 실체와 현상에 더욱 근접한 영역으로, 경험을 근거로 접근할 때 재미있고 쉽게 느껴질 수 있는 과목이다. 상대적으로 물리나 화학 영역은 현상이나 실체의 원리를 알아 나가는 쪽에 가깝기는 하지만, 물리와 화학에서 다루는 내용도 예외 없이 학습자의 경험과 연관돼 있다.

경험을 근거로 한 지식은 순수 이성만을 통해 이뤄지는 지식보다 쉽게 느껴진다. 물론 수학과 마찬가지로 과학도 위계성이 높은 과목으로 앞의 것을 모르면 뒤의 것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 중학교 때부터 과학이 어렵다고 포기하면 고등학교에 가선 정말 회복할 수 없을 정도가 돼버리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따라서 중학교 때부터 수학과 과학을 한 테두리 안에 묶어놓고 ‘무조건 어려운 과목’ ‘타고난 애들만이 잘하는 과목’으로 규정하지 않았으면 한다.

과학을 어렵게 느끼는 학생들은 대개 사회 과목이 더 쉽다고 생각한다. 실제 학습 과정을 곰곰이 따져보면 실상은 그렇지도 않다. 한 시간만 공부하고 중간고사 사회 과목을 잘 볼 수 없다는 점에서 과학 과목과 그다지 다를 것도 없다. 사회도, 과학도 비슷한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야 목표로 한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다만 학습 전략이 다를 뿐이다.

지리, 정치, 경제 등 사회계열 과목에서 배우는 개념들은 하나하나가 독립적인 경우가 많다. 사회 교과서의 한 줄 한 줄은 다 의미가 있고, 다 암기해야 좋은 점수를 받는다. 영동지방의 강수량만 알아서는 안 되고, 호남 지방의 강수량도 알아야 한다. 대통령제의 장단점만 알아서는 안 되고, 입헌군주제의 장단점도 알아야 한다.

각 개념이 수직 관계가 아닌 수평 관계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위계가 뚜렷한 과학 과목의 개념은 수직 관계와 인과 관계적 속성이 짙다. 따라서 개념들 간에 얽히고설킨 정도가 사회 과목보다 더 심하기 때문에 과학을 어렵게 생각하는 학생이 많다.

얽히고설킨 실타래에서 어느 한 매듭만 풀면 순간적으로 실이 술술 풀려 나가듯이, 과학 학습에서도 개념 중 핵심이 되는 것만 잡으면 나머지가 잡히는 건 시간문제다. 핵심 개념과 원리를 큰 틀에서 이해하게 되면 과학 학습의 90% 이상은 완성된 셈이다. 말하자면 숲을 먼저 보고 나무를 보는 학습이 과학에서는 효과적이다. 숲이 어느 정도 보이면 그 숲에 소나무가 어디에 있고, 전나무가 어디에 있으며, 개나리는 또 어디에 있는지 저절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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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희 단국대 교수·과학교육 dss25@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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