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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의 접점 | 이스탄불과 아나톨리아 <신동아·서울대 HK문명연구사업단 공동기획>

알렉산드리아에서 조선까지 1400년의 문명 대이동

프톨레마이오스와 황도12궁

  • 곽문석|서울대 인문학연구원 HK연구교수 genrev@daum.net

알렉산드리아에서 조선까지 1400년의 문명 대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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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톨레마이오스가 쓴 천문점성서 ‘테트라비블로스’는 여러 언어로 번역되며 1400여 년 동안 동진(東進)해 조선에 이르렀다. 지도자는 하늘의 대행자(天子)를 자처했기에 우주의 운행 이치를 꿰고 있어야 했다. 중국과 조선의 지도자가 하늘의 이치를 밝힌 자료가 그리스인이 쓴 것에 바탕을 두었다면 고대에도 동서양 교류가 활발했다는 의미다.
알렉산드리아에서 조선까지 1400년의 문명 대이동

<그림1>프톨레마이오스의 ‘테트라비블로스’에 묘사된 황도12궁(Astrology A History, Whitfield, 2001, p.58).

알렉산드리아의 그리스인 프톨레마이오스(90~168). 그는 서양 우주관을 체계화한 천문점성학자였다. 대표작으로 ‘알마게스트(Almagest)’와 ‘테트라비블로스(Tetrabiblos)’라는 저서를 후세에 남겼다.

그의 책이 서양 천문점성학사에 끼친 영향은 실로 대단했다. 그의 명성은 서양에만 머물러 있지 않았다. 그의 저서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터키가 있는 소아시아와 중동을 거쳐 중국에 이르렀다. 언어적으로는 시리아어, 페르시아어, 아랍어, 중국어로 번역됐다가 1400여 년 후 조선에도 전해진다. 프톨레마이오스가 지나온 길은 곧 세계 문명 교류의 역사다.

고대 그리스 문화의 조선 전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황도12궁(Zodiac)’이다. 프톨레마이오스의 ‘테트라비블로스’에 묘사된 황도12궁의 상징물과 조선 태조 4년(1395)에 제작된 별자리 지도 ‘천상열차분야지도’, 그리고 선조 2년(1569)에 만들어진 ‘치성광불제성강림도’에 새겨진 12궁의 한자명과 상징물을 비교해보자.

황도12궁으로 본 1400여 년의 교류

알렉산드리아에서 조선까지 1400년의 문명 대이동

<그림2>조선 태조 4년에 제작된 ‘천상열차분야지도’.

두 문명의 황도12궁 상징물과 명칭을 자세히 살펴보면 대부분 일치하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염소궁은 많은 변화를 거쳤고 처녀궁과 쌍녀궁, 저울을 든 남자와 저울, 활을 든 반인반수(半人半獸) 켄타우로스, 활과 화살 그리고 물병을 든 사람과 물병 등은 큰 차이가 없다. 1400여 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공간을 이동해 전해진 12궁이 상징하는 바와 명칭, 순서가 거의 일치하는 것이다.

그리스와 조선, 두 문명 사이의 시간적 지리적 간격을 생각할 때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일치는 문명 교류 활동이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이어져왔음을 보여준다. 군사적인 충돌과 물품의 교역을 넘어, 종교와 과학 문헌들이 번역을 통해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교류됐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저작이 1400년에 걸쳐 동방으로 이동한 경로를 따라가면서 세계 문명 교류사를 추적해본다. 이 여정은 천문점성학의 대표적 상징체계인 황도12궁이 안내할 것이다.

신비를 푸는 열쇠

바빌로니아 지역에서 탄생했지만 그리스인들에 의해 확정된 황도12궁 별자리 체계는 태양의 길인 황도대(黃道帶)의 360도 원주를 12개로 나눠놓은 것이다. 영어로는 ‘동물들의 띠(獸帶)’라는 뜻의 조디악(Zodiac)으로 불린다. 이 단어는 별자리의 이름이 주로 동물들이기 때문에, 동물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파생된 단어 ‘조디아코스(zodiakos)’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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