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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지⑥충북 영동

정구복 군수가 말하는 와인, 국악, 관광의 고장

“국내 최대 규모 와이너리와 국악체험타운 기반으로 대한민국 관광 중심지 되겠다”

  • 송화선│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pring@donga.com│

정구복 군수가 말하는 와인, 국악, 관광의 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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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금강 상류, 백두대간 자락에 자리 잡은 천혜의 낙원
  • ● 해외에서 더 인정받는 명품 포도 메이빌
  • ● 깊은 산 땅굴 속에서 숙성시키는 토종 와인 ‘샤토마니’
  • ● 국악체험타운 건설 중인 ‘국악의 성지’
정구복  군수가 말하는 와인, 국악,                                 관광의 고장
초여름 영동은 짙푸른 초록의 향연장이다. 차창을 내리고 숨을 깊이 들이쉬자 입안 가득 침이 고인다. 달큰한 포도냄새, 은은한 자두향기, 산뜻한 복숭아향내에 섞여 감, 사과, 배, 호두 등 온갖 과일향이 몰려든다. 달콤한 축제다. 그러고 보니 도로 옆에 펼쳐진 초록 물결이 온통 과수밭이다. 포도나무, 사과나무, 배나무가 차례로 눈앞을 스쳐간다. 그렇게 달려 찾아간 영동군청 군수실에선 손님맞이 음료로 감식초를 내왔다.

“과일의 고장답네요.”

첫인사를 건네자 정구복(52) 군수가 빙긋 웃는다.

“과일 잘되는 땅은 사람 살기도 좋은 곳입니다. 영동에서는 바나나, 귤 빼고 안 되는 게 없지요. 어느 과일이든 우리 땅에서 키우면 알이 굵고, 달아요.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 두 정상의 디저트 테이블에도 우리 영동포도가 올라갔습니다.”

‘영동 과일’에 대한 자부심이 한껏 묻어나는 목소리다. 영동 하면 역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과일이다.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이 갈라지는 백두대간 추풍령 자락. 아늑한 산등성이에 자리 잡은 영동군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과일 산지다. 전체면적은 845㎢로 국토의 0.85%에 불과하지만, 이곳에서 우리나라 포도의 13%, 감의 6%가 생산된다. 일조량이 풍부하고 낮밤의 기온 차가 큰 천혜의 자연조건 덕분이다.

과일의 품질을 결정짓는 것은 맛과 색. 탄수화물이 많이 축적돼야 색깔이 곱고 당함량이 높다. 영동 과일이 유난히 맛있는 것은 낮에는 뜨거운 태양이 식물의 광합성을 촉진시키고, 밤에는 산자락의 찬공기가 호흡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일단 생성된 영양분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니, 단단한 과육 속에 차근차근 쌓일 수밖에 없다. 이 풍부한 탄수화물은 영동 과일을 ‘1등품’으로 만든다.

외국인도 감동한 포도맛

영동 과일맛의 또 다른 비밀은 철저한 관리. 영동군은 2005년 농산물 공동브랜드 ‘메이빌(May Vill)’을 개발했다. 군내 농산물 중에서도 엄격한 품질검사를 통과한 상품에만 이 상표가 붙는다. 2007년에는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농정과 안에 ‘포도담당’을 신설했다. 이곳에서 포도의 생산 및 가공·유통·마케팅을 집중 지원한다.

영동 포도가 지난해부터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국시장에 본격 수출되고 있는 것은 이처럼 지속적으로 품질을 관리하고 브랜드 위상을 높여온 덕분일 것이다. 영동군은 미국 내 농산물 유통업체 그린랜드(Green Land)와 협약을 체결해 2013년까지 농특산물 800만달러어치를 수출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포도 90t을 판매해 이미 35만달러의 수출고를 올렸고, 올해도 포도 200t, 배 200t이 미국행을 기다리고 있다.

“영동 포도에 대한 미국 소비자의 반응이 생각보다 훨씬 뜨거워요. 그런 결과에 고무돼 미국 쪽에서 올해는 배도 수입하겠다고 나섰지요. 한때 한-칠레 FTA(자유무역협정)가 체결되면 포도 농가가 많은 영동군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는데, 실제로는 오히려 재배면적이 늘었어요. 해외 수출시장이 열리기 때문이지요. 영동 포도는 우리나라보다 외국에서 더 비싼 값에 팔립니다. ‘영동포도=명품’ 이미지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어요.”

포도를 송이별로 한지에 싼 뒤 고급스럽게 포장해 ‘동양에서 온 신비로운 포도’ 이미지를 구축한 것도 효과를 발휘했다. 정 군수는 “우리의 포도 포장 노하우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랑했다. 영동군은 지난해 택배 운송 중에 포도가 파손되지 않도록 하는 ‘공중 부양식 포도전용 택배 포장재’를 개발해 특허등록까지 마쳤다. 포도를 한 송이씩 접착형 비닐봉지에 담고, 상자 옆면과 바닥에 충격보완재를 넣어 마찰로 인한 파손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집으로 포도 배달을 시켰는데, 상자를 열어보니 알이 온통 터져있는 겁니다. ‘아무리 맛있어도 배달 상태가 이러면 누가 또 시켜 먹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영동 포도의 인터넷 판매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했어요. 다음날 바로 군수실에서 관계 공무원들과 회의를 했습니다. 그때 ‘공중부양식 택배 포장재’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몇 번의 실험 끝에 마침내 포장재를 완성한 날, 정 군수는 직접 상자에 포도를 넣고 군수실 바닥에 거칠게 내던졌다. 서너번 힘껏 패대기친 뒤 뚜껑을 열었는데 포도는 제 모양 그대로 알알이 살아 있었다.

영동군은 올해 택배 포장 기술을 한 차원 더 끌어올렸다. 포장재 가운데 공기를 넣어 안전성을 높인 것이다. 정 군수는 “끊임없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품질 개선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이 영동 포도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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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선│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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