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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있는 저축은행 감사위원회 제도

  • 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문제 있는 저축은행 감사위원회 제도

문제 있는 저축은행 감사위원회 제도

지난 2월17일 영업정지된 한 상호저축은행으로 예금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예금에 대해서는 5000만원까지는 예금보험공사가 보험금으로 지급하고 50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향후 파산재단으로부터 배당률에 따라 지급받게 됩니다.”

지난 1월14일 6개월 영업정지 명령을 받은 삼화상호저축은행이 고객들에게 발송한 안내문 내용이다. 5000만원을 초과한 예금액 309억여 원에 대해선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것이다.

소시민 울린 저축은행 비리

이어 부산상호저축은행 등 다른 7개 저축은행도 부실경영으로 영업정지를 당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 사태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왔다. 수천만~수억원의 예금을 돌려받지 못해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소시민들이 속출했다. 여기에는 저축은행들의 불법경영·모럴해저드·권력기관 유착이 자리 잡고 있었다. 상호저축은행의 감사위원회 제도도 은행 내부비리를 견제하지 못하는 구조적 환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상호저축은행법은 일정규모 이상 상호저축은행에 대해선 은행 내에 감사위원회를 두어 외부인이 위원으로 활동하게 함으로써 투명성을 보장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운영과정에서 이러한 법 취지는 잘 구현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 일정한 급여가 지급되는 상호저축은행의 감사나 감사위원은 금융감독기관의 퇴직 임직원이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자리, 해당 상호저축은행 경영진이 자신과 친분이 있는 유력인사에게 내어주는 자리인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민주당 조영택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7년 금감원 퇴직 임직원 중 14명이 저축은행으로 갔다. 성준경 전 한국은행 과장은 “일부 상호저축은행에선 경영진과 감사 파트가 유착되어 있으므로 감사활동은 형식적으로만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 견제가 거의 이뤄지지 않게 되므로 경영진의 일탈행위도 걸러지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낙하산 감사나 감사위원이 은행 측의 대관(對官) 로비 창구로도 활용되고 있다는 의혹도 있어 검찰이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경영진과 유착된 형식적 감사

사실 ‘낙하산 인사’는 우리나라 공공기관에 만연해 있는 일이다. 다만 대민(對民) 금전업무가 거의 없는 대다수 기관과 달리 상호저축은행의 경우엔 예금을 맡긴 소시민들의 피해로 연결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좀 특별하게 다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삼화상호저축은행의 신모 명예회장은 2004년 10월부터 수년 동안 여러 건의 무담보 부실대출을 지시하고 저축은행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금지를 위반한 혐의로 최근 검찰에 구속 기소됐다.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은 이 은행의 ‘감사위원회 위원’과 ‘사외이사’로 재임하고 있었다. 이 은행의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따르면 정 수석은 2004년 9월1일 이 은행의 감사위원회 위원 및 이사로 취임했으며 2007년 9월13일 같은 직책을 중임해 2008년 4월16일 사임한 것으로 되어 있다.

문제 있는 저축은행 감사위원회 제도
이에 대해 정 수석은 “지인 소개로 심 회장을 알게 됐다. 심 회장이 전직 국회의원인 나를 추천해서 이 은행의 사외이사로 등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등기상으로 내가 이 은행의 감사위원으로도 되어 있다고 한다. 활동이라는 게 상근도 아니고 회사 측이 1년에 두어 번 내게 회의록 같은 것 가져오면 사인해주는 게 전부다. 영업이나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고 감사활동도 한 일이 없다”고 했다.

신동아 2011년 6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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