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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근 기자의 세상 속으로 풍덩~ ④

美花가 소돔과 고모라를 닮은 매음굴로 흘러온 까닭은?

네 번째 르포 : 평택 조선족 매춘 타운

  • 송홍근│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美花가 소돔과 고모라를 닮은 매음굴로 흘러온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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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전국 최대 외국 국적 여성 매춘街
  • ● “소돔과 고모라가 따로 없다”
美花가 소돔과 고모라를 닮은 매음굴로 흘러온 까닭은?
구름을 비집고 나온 햇빛이 맑아서 눈물이 난다. 매화(梅花)가 꽃샘바람을 맞으면서 북진(北進)한다.

“지난 겨울은 중국의 고향만큼 추웠어.”

“꽃을 좋아한다”면서 그는 웃었다. 고향은 지린(吉林)성 옌지(延吉). 한국서 쓰는 이름은 ‘은정’, 중국 이름은 ‘美花’다. 그는 경기도 평택에서 홀로 딸을 키운다. 한국 온 지 5년이 넘었다.

전국 최대 외국 국적 여성 매춘 거리

평택은 다문화(多文化) 도시. 美花 같은 외국인이 많다. 미국 군대의 요새가 웅크렸고, 이주노동자가 기름밥을 먹는다. 미군이 손님인 주시 바(juicy bar)에선 필리핀 여성이 일한다. 여종업원에게 술, 음료를 사주고 ‘함께 노는’ 곳. 중소도시 티켓다방처럼 성매매도 이뤄진다.

평택역엔 KTX가 서지 않는다. 서울역에서 무궁화호를 타면 1시간이 걸린다. 낡은 역사가 헐린 터엔 쇼핑몰이 들어섰다. 평택역 앞엔 소문난 음식점이 두 곳 있다. 냉면을 내는 ‘고박사집’과 곰탕으로 이름난 ‘파주옥’.

‘파주옥’은 40년 넘게 역전에서 국물을 고았다. MSG(‘미원’이란 브랜드명이 유명하다)를 넣지 않아 국물이 맑다. 곰탕 7000원, 우족탕 1만3000원. 국내산 육우를 쓴다. 소주와 깍두기가 잘 어울린다.

‘파주옥’을 나와 택시를 탔다. 美花가 일하는 통북동으로 향했다. “술 마시러 가느냐”면서 택시운전사가 웃는다.

“예전만 못해요. 쌍용차 잘나갈 땐 불야성이었는데….”

택시는 평택경찰서 평택지구대 앞에 멈췄다.

“딸 키우면서 살기엔…”

美花는 서울 이화여대 근처 분식점에서 일했다. 일은 고되고, 보수는 적었다. 한 달에 이틀 쉬는데, 월급은 150만원.

“딸 키우면서 살기엔 일이 버거웠어요. 돈 모으기도 어렵고….”

그래서 찾아온 곳이 통북동. 2년 넘게 웃음을 팔면서 돈을 벌었다. 달마다 다르지만 벌이는 이화여대 시절의 세 배란다.

美花가 소돔과 고모라를 닮은 매음굴로 흘러온 까닭은?
“얽매이지 않아서 좋아요. 일하고 싶으면 일하고, 놀고 싶으면 놀 수 있거든요.”

매춘(賣春)은 이성에게 웃음이나 몸을 파는 행위를 가리킨다. 법률 용어로는 윤락(淪落). 美花의 직업은 매춘부다.

평택지구대에서 평택세무서 방향으로 걸었다. ‘도화’ ‘땡벌’ ‘예림’ ‘가희’라고 상호명을 적은 간판이 ‘어깨싸움’하듯 내걸렸다. 평택 조선족 매춘 타운. 중국동포 윤락 여성이 밀집한 곳이다. 전국 최대 외국 국적 여성 매춘거리.

밤 여덟시, 술집에 맥주를 납품하는 ‘40대 남자’가 트럭에서 맥주를 내린다. 한 번에 맥주 네 짝씩 등짝에 업어 옮기는 솜씨가 능란하다. 같은 시각, 美花는 저녁밥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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