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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단체장 스토리 ⑩

“새마을운동 정신 바탕으로 친환경·과학도시의 미래 열겠다”

‘영일만 르네상스’ 디자이너 박승호 경북 포항시장

  • 이권효│동아일보 대구경북취재본부장·철학박사 boriam@donga.com

“새마을운동 정신 바탕으로 친환경·과학도시의 미래 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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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만 르네상스의 꿈

박 시장이 영일만 르네상스를 잠시도 잊지 못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오늘의 포항을 있게 한 토대는 포항제철이지만 거기에만 머무르면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포항제철은 우리나라 산업화의 상징이면서 동시에 포항을 철강도시로 각인시키는 데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박 시장의 꿈과 욕심은 멀리는 신라시대 연오랑·세오녀 부부의 설화에서 시작된 영일(해맞이)의 뜻부터 가깝게는 새마을운동과 포항제철소까지, 영일만이 품고 있는 역사와 문화, 산업 경제를 계승하는 것이다. 포항시와 포스코가 새해 첫날 호미곶광장에서 일출 행사를 열고 여름에는 영일만을 수놓는 국제불빛축제를 여는 것도 영일만 정신을 통한 포항 발전을 염원하는 뜻에서다. 일회성 지역축제가 결코 아니다.

‘영일만 르네상스’의 주요 정책이 왜 나왔는지, 무엇을 추구하는지는 ‘영일’이라는 단어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영일만항 컨테이너 부두가 개항하고 곳곳에서 도시 모습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바탕에는 ‘새로운 해(日)’ 즉 ‘새로운 빛(光)’을 향한 꿈과 열정이 담겨 있다. 박 시장은 “포스코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지만 철강으로 상징되는 포스코만으로는 영일만 르네상스가 부족하다”며 “더 멋진 철강도시 브랜드를 위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것이 곧 포항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테라노바(Terra Nova·새로운 기회의 땅) 포항’이다.

작은 사례지만 북구 중앙동 중앙상가 실개천을 보자. 1960년대 형성된 중앙상가는 한동안 포항의 대표적인 번화가였지만 유통환경이 바뀌면서 상권이 크게 후퇴했다. 2007년 8월 상가 중심부에 길이 650m(포항역~육거리), 깊이 20~50㎝, 폭 30~90㎝의 S자 모양 미니 물길을 만들었다. 콘크리트 도로 사이로 실개천이 흐르자 상가 일대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다.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리면서 상권도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작은 변화가 포항 옛 도심의 분위기를 확 바꾼 것이다. 이 실개천은 지난달 유엔 인간거주위원회 일본 후쿠오카 본부가 주최한 도시경관상을 받았다. 박 시장은 “작은 실개천이 주민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는 점을 좋게 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좀 더 큰 사례는 동빈내항 복원 사업. 1962년 북구 동빈내항이 개항했을 때는 항구와 형산강이 이어져 포항의 대표 항구 구실을 했으나 10년 뒤 포항제철소가 가동하고 주택지 조성을 위해 형산강 쪽을 매립하면서 물길이 끊어져버렸다. 영일만에서 동빈내항으로 들어온 바닷물이 40여 년 동안 중간에 갇히면서 지금 동빈내항 하면 악취와 오물부터 떠오르는 수준으로 전락했다.



테라노바 포항

당초 이 사업은 2012년까지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보상 문제로 1년가량 늦어져 2013년이면 지금과는 100% 달라진 동빈항구 해상공원이 될 전망이다. 남구 송도동~해도동 형산강 1.3㎞ 구간 주변의 건물을 철거하고 매립지를 걷어낸 뒤 폭 18~30m, 깊이 2m가량으로 물길을 연결하는 사업이다. 이 물길을 따라 보트와 작은 유람선이 오가고 수상(水上) 카페에서 영일만 풍경을 즐기는 유럽풍 도심 수변(水邊) 공원으로 가꾸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영일만을 오가는 보트가 동빈내항으로 들어와 형산강을 따라 올라가는 국내 유일의 풍경이 등장할 수 있다.

사업 구간 주변은 이미 상당 부분 정비가 끝나 깔끔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부근 송도해수욕장도 옛날의 아름다운 모습을 복원해 나갈 예정이다. 고운 모래로 유명하던 이 해수욕장은 수십 년 동안 모래가 쓸려나가 찾는 사람이 별로 없다. 박 시장이 동빈내항 복원에 팔을 걷어붙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포항시민뿐 아니라 관광객들 입에서 ‘정말 괜찮다’는 이야기가 나올 겁니다. 확 바뀔 동빈내항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 잠을 못 잘 정도죠.”

박 시장이 이 사업에 얼마나 깊은 애정을 갖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철강기업 포항제철소’ 하면 딱딱한 쇳덩어리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지만 포스코도 ‘녹색 제철소’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파이넥스 공법 등의 제철 과정도 친환경적이지만, 공장 주변도 생태공원과 비슷하다. 최근에는 제철 공정에서 나오는 따뜻한 물을 이용해 생태 서식장을 만들고 낚시대회까지 개최했다. 포스코는 하루 90t가량 나오는 온배수를 길이 1.2㎞, 폭 10~15m, 깊이 2~4m 규모 서식장에 모아 물고기를 기른다. 돔 숭어 농어 등이 서식하는데 길이가 30㎝가량 되는 것도 적지 않다. 890만㎡ 제철소 부지 안팎에 나무가 수십 만 그루여서 멀리서 보면 숲 속에 제철공장이 숨어 있는 듯한 느낌도 준다. 포스코와 협력업체들은 최근 포스코에서 구룡포까지 22㎞를 ‘호미(虎尾)사랑 둘레길’로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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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효│동아일보 대구경북취재본부장·철학박사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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