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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치의 달인

친구보다 동지, 방만보다 오만

독신의 정치학

  • 이종훈│시사평론가 rheehoon@naver.com

친구보다 동지, 방만보다 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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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연령대에 싱글족이 꽤 많다. 이들은 어느 정당에도 소속되지 않은 무당파 정치인과도 같다. 자유롭다. 동시에 주변에 아무도 없으니 위태롭다. 혼자뿐이니 정치가 필요 없다고 여길지 모른다. 그러나 정반대다. 혼자 살수록 인적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 직장생활에 더 몰두해야 한다. 그래야 호사스러운 독신의 삶을 오래도록 만끽할 수 있다.
1인 가구가 급증세다. 9월 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 9.0%였던 1인 가구 비율이 2010년 23.9%로 두 배 이상 폭증했다. 숫자론 453만 가구다. 20~30대 중 결혼보다 독신을 택하는 이들도 부쩍 늘었다. 1인 가구 10곳 가운데 4곳가량이 20~30대 1인 가구다. 과거와 사뭇 달라진 점이다. 과거에 이 세대는 부모와 함께 살거나 결혼해 분가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그런데 요즘은 결혼 전에 일단 분가한다.

요즘 사람들은 왜 혼자 살려고 할까. 가족가치 약화, 개인주의 심화, 결혼 기피, 고용 불안, 경제 여건 악화 순으로 원인이 꼽힌다. 30대 이하 젊은 층 중 많은 사람은 좋은 직장 구하기 어렵고,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돈벌이가 만족스럽지 않아 혼자 산다.

아~자유!

독신생활에는 분명 장점이 있다. 자유로운 생활, 출퇴근시간 절약, 사생활 보장, 취향에 맞는 집 꾸밈이 꼽힌다(2013년 싱글생활연구소 조사). 기혼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그것! 아~자유! 그것이 독신 생활 최고의 장점인 것이다.

독신생활의 유형은 매우 다양하다. 자발적 독신은 ①미혼 독신 ②이혼 독신으로 나눌 수 있다. 미혼 독신은 결혼을 원하지 않는 경우다. 순수 독신파다. 이혼 독신은 스스로 이혼을 택하고 혼자 사는 경우다. 비자발적 독신은 ①혼인 대기 독신 ②타율 이혼 독신 ③타율 별거 독신 ④사별 독신으로 나눌 수 있다. 혼인 대기 독신은 그야말로 혼인 대기 상태에서 짝을 못 구해 불가피하게 독신을 이어가는 경우다. 타율 이혼은 이혼을 당해 독신으로 접어든 상태다. 타율 별거 독신은 가정 형편상 불가피하게 독신생활을 하는 경우다. 기러기 아빠가 대표적 사례일 것이다. 사별 독신은 배우자가 먼저 세상을 떠나 혼자 살게 되는 경우다.

독신의 유형

자발적 독신자는 대개 독신생활의 장점을 살려가면서 상대적으로 적응을 잘해가는 편이다. 반면 비자발적 독신자 중엔 독신 생활의 단점에 허덕이면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다. 독신생활의 단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경제적 부담, 집안일 부담, 극심한 외로움, 아프거나 위급할 때 혼자 해결해야 하는 점을 들 수 있다. 혼자 사는 것, 그렇게 간단치 않다.

독신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립에 빠지지 않는 것이다. 9월 9일 추석 연휴 때 한 50대 독신 남성이 한강에서 투신자살했다. 미혼인 그는 가족에게 우울증을 호소했다고 한다. 아닌 게 아니라 요즘 고독사가 관심사인데,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무연고 고독사가 늘고 있다고 한다. 슬픈 일이다. 연고가 있는 고독사까지 포함하면 고독사 숫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립에 빠지지 않기

고독사는 청년세대에서도 심심치 않게 나타날 것이다. 2월 부산에서 혼자 사는 30대 남성이 숨진 지 2개월 만에 발견됐다. 단칸방에 홀로 세 들어 살면서 일용직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해왔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요즘은 연령에 상관없이 고독사가 늘고 있다. 고독사는 극단적 고립에 따른 것이다. 독신자는 자유로운 반면 까딱하면 고립된다.

정몽준, 안철수의 경우

고립됐을 때 어떻게 빠져나와야 할까. 스스로의 의지력도 중요하지만 조력자가 있다면 한결 수월하다. 정치권에서도 유력 정치인이 고립무원 지경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요즘 여권에서는 정몽준 전 의원, 야권에서는 안철수 의원이 그러하다. 한때 고공행진을 하던 지지율도 빠졌다. 곁에서 든든하게 보필하던 쟁쟁한 인물들도 떠났다. 정 전 의원과 안 의원은 저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김대중 전 대통령도, 김영삼 전 대통령도 가택연금 상태로 지낸 바 있다. 이때 고립에서 벗어나 정치활동을 재기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정치적 ‘동지’였다. 사람이 답이라는 말이다. 독신생활에서도 고립에 빠졌을 때는 ‘동지’가 큰 힘이 된다. 그냥 아는 친구 말고 운명공동체적 동지 말이다. 내가 세상의 비난을 받을 짓을 했어도 무조건 나를 지지해줄 사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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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시사평론가 rheeho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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