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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리포트

이건희의 ‘야심작’ 삼성 전자부품 군단의 막강 파워

  • 글: 신연수 ysshin@donga.com

이건희의 ‘야심작’ 삼성 전자부품 군단의 막강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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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기·삼성SDI·삼성SDS·삼성코닝. 한해 40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삼성전자에 가려 빛이 약한 듯하지만, 이들도 수조원대 매출규모와 탄탄한 기술력을 자랑하는 거대 기업이다. 끌어주고 밀어주며, 때로는 협력으로, 때로는 경쟁으로 시너지를 창출하는 삼성 전자부품 연합군의 힘.
이건희의 ‘야심작’ 삼성 전자부품 군단의 막강 파워

삼성 이건희 회장(가운데)이 지난 7월 ‘디지털 신제품 전시회’를 찾아 전시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10월9일 서울 태평로에 있는 삼성본관 27층.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10여개 사업부 사장들과 삼성SDI 김순택 사장, 삼성전기 강호문 사장, 삼성코닝 송용로 사장, 삼성SDS 김홍기 사장, 삼성종합기술원 손욱 원장 등이 모였다. 3개월에 한번씩 열리는 이 모임은 삼성의 전자관련 현안을 논의하는 최고 회의. 이른바 ‘삼성 전자 연합군’을 움직이는 사령관 회의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까지 40조원의 매출과 7조원의 세후 순익을 올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삼성SDI·삼성전기 3개사의 시가총액은 증권거래소 전체 시가총액의 22%(11월8일 기준)를 차지한다. 올 상반기 국내 510개 상장사들이 올린 순익의 4분의 1에 달한다.

삼성전자에서 언론매체에 자주 오르내리며 국민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은 메모리 반도체와 휴대전화 등 2∼3개 사업에 불과하다. 그러나 삼성전자에는 비메모리반도체, LCD(액정표시장치), 생활가전 등 다양한 사업부가 있고, 사장도 10명이나 된다.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코닝, 삼성SDS 등은 브라운관, 콘덴서 등 각종 전자부품 생산과 서비스를 담당한다. 이들은 삼성전자의 그늘에 가려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지만, 각자 연 1조∼6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만만찮은 기업들이다. 삼성전자의 화려한 오늘도 이들 ‘연합군’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터.

연말 평가를 앞두고 요즘 삼성 전자부품 계열사 사장들은 비상이 걸렸다. 이건희 회장이 핵심 인재 확보 실적을 사장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사장들은 최근 해외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줄이어 출장을 다녀왔다. 올 들어 이건희 회장의 관심은 온통 핵심 인재 확보와 차세대 핵심 사업 발굴에 쏠렸다. 내년 초에 발표될 사장단 인사에서도 이 두 가지가 주요 기준이 될 게 확실하다. 그러다보니 서로간에 누가 핵심 인재 확보 목표치에 근접했는지, 회장이 납득할 만한 차세대 사업을 발굴했는지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하다.

경쟁사인가, 협력사인가

경영실적에 따라 이익배분(PS·Profit Share)이 달라지는 것도 사장들에겐 엄청난 스트레스다. 어차피 매출과 이익, 성장률은 회사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브랜드 파워와 조립으로 먹고 사는 완제품 회사와 1원, 2원짜리 부품 수십억개를 팔아야 하는 회사는 그 기반부터 다르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연봉의 최고 50%를 더 받는 회사와 그렇지 못한 회사는 임직원들의 사기가 달라진다. 벌써부터 계열사 임직원들은 올해는 어느 회사, 어느 사업부가 PS를 가장 많이 받을 거라는 둥 말들이 무성하다. 얼핏 보면 삼성이라는 큰 우산 아래 함께 들어가 있는 계열사들이지만, 그 안에서는 이처럼 치열한 생존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전자업계에서는 디지털 TV 수요가 늘고 40인치급 대형 LCD가 개발되면서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와 초박막 트랜지스터 액정화면(TFT-LCD) TV가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PDP TV는 40∼60인치급 대형 TV에 유리한 반면, LCD TV는 얇고 해상도가 높지만 20인치를 넘으면 가격이 급등한다.

삼성 울타리 안에서도 PDP와 LCD가 혈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LCD)와 삼성SDI(PDP)의 경쟁이 그것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에서 가장 큰 46인치 TFT-LCD를 개발했고, 삼성SDI는 두께 46mm(42인치의 경우)인 초박형 PDP를 개발했다. 삼성전자는 “TV는 물론 모니터나 노트북용으로 돌릴 수 있어 LCD가 원가절감에 훨씬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삼성SDI는 “원가절감을 가속할 수 있는 요소가 많은 쪽은 PDP”라고 반박한다.

삼성전자 안에서도 휴대전화 사업부와 컴퓨터시스템 사업부가 차세대 모바일 기기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이들 분야의 경쟁 역시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미래 사업을 향한 세계 전자업계의 라이벌전이 그대로 축소되어 삼성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삼성이 다른 나라에선 찾아보기 힘든 종합 전자계열 군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전자부품 업체 간엔 서로 좋은 사업을 차지하려는 경쟁도 뜨겁다. 세계적인 디스플레이 업체인 삼성SDI 임직원들은 1999년 TFT-LCD 사업을 삼성전자에 넘겨준 뒤 상실감에 젖었다. 당시 삼성그룹은 TFT-LCD 사업이 생산라인 하나를 설치하는 데 1조원 이상 투자해야 하는 대규모 장치산업이고, 제조공정도 반도체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삼성SDI의 TFT-LCD 사업을 삼성전자로 이전했다.

삼성SDI는 브라운관과 보급형 LCD(STN-LCD), PDP,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유기발광소자(유기EL)와전계방출소자(FED)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디스플레이 전문기업. 브라운관 생산부문에서 세계 일류지만 새로운 사업 품목을 삼성전자에 넘겨주고 속앓이를 하던 삼성SDI는 이내 미련을 버렸다. 대신 2차전지와 PDP, 유기EL, FED 등 미래 유망 사업들을 발굴하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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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연수 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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