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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CEO

‘한국의 아마존’ 꿈꾸는 온라인 거물

와우북 합병한 예스24 이강인 사장

  • 장인석 < CEO 전문 리포터 > jis1029@hanmail.net

‘한국의 아마존’ 꿈꾸는 온라인 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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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최대의 인터넷 서점 예스24가 또 한번 ‘사고’를 쳤다. 업계 2위인 와우북을 합병, 시장점유율 60%, 총매출액 700억원 규모로 몸집을 불린 것. 올들어 예스24는 교보문고의 매출규모에 접근하는 등 일취월장의 면모를 보여왔다. 한 중소 건설업체의 젊은 사장이 ‘재미로’ 벌인 사업이라기엔 그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벤처기업의 황금시대는 정녕 이대로 끝나는 것인가. 한때 한국경제의 부활을 책임지는 ‘보물창고’로서 기세가 등등하던 인터넷기업들이 수익모델의 부재라는 한계에 부딪치면서 세인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문을 닫는 벤처기업들은 늘어만 가고, 우수한 인재들도 속속 벤처를 떠나고 있다.

그런 와중에 한 벤처기업이 두 가지 큰일을 해냈다. 몇 년 전처럼 벤처기업이 한창 잘 나가던 시절이라면 귀담아 들을 뉴스가 못되겠지만, 요즘처럼 테헤란밸리에 삭풍이 몰아치는 불황기에는 분명 눈길을 끌 만한 소식이다. 모든 인터넷 기업의 양대 현안인 ‘수익성 찾기’와 ‘불황 타개’를 해결해가는 모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화제의 기업은 예스24(yes24.com). 인터넷의 문외한들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이다. 할인경쟁과 도서정가제 논란 등으로 오프라인 서점들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온라인 서점 중에서 명실공히 1위를 달리는 벤처기업이다. 1위도 그냥 1위가 아니다. 지난해 예스24의 매출액은 515억원. 매출 2위인 와우북이 200억원, 3위 알라딘이 170억원에 그친 사실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는 사정이 또 달라졌다. 예스24는 지난 1월 하루 매출 4억원을 돌파하는 등 월 85억원의 매출을 올려 교보문고 본점 온·오프라인의 총매출액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교보문고 본점 매장의 1월 매출을 60억원, 인터넷 매출을 24억원으로 추산한 출판유통업계의 집계를 토대로 한 것. 교보문고가 인정한 집계는 아니지만, 온라인 기업이 그 분야의 국내 최대 오프라인 기업 매출액과 대등한 수준에 이른 것은 놀랄 만한 일이다.

깜짝 놀랄 일은 또 있었다. 5월13일 예스24는 2위 업체인 와우북과 합병을 위한 최종계약서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시장점유율 60%, 총매출액 700억원(지난해 기준) 규모의 초대형 인터넷서점 업체가 탄생하게 됐으며, 향후 인터넷 기업들의 활로 모색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스24와 와우북은 주식을 1대 5로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합병했다.

승자(勝者)의 여유?

예스24 이강인(李康因·44) 사장을 만나러 가는 길은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그가 건설회사 사장이라는 자리를 마다하고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나이 마흔에 인터넷회사를 차린 ‘괴짜’인데다, 거품이 빠진 인터넷업계에서 진짜 강자로 군림하게 된 비결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온라인 서점업계는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있고, 도서정가제 입법추진과 관련해 오프라인 서점들과도 대치상태에 있어 이런저런 얘깃거리가 많을 듯했다.

하지만 예스24 사무실로 접어드는 순간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스포타임’이라는 헬스센터 건물 지하의 피자 매장 옆에 자리한 예스24는 서점가의 ‘공룡’ 교보문고를 위협하는 국내 최대의 인터넷 서점이라기엔 너무도 작고 초라했다. 그 한켠에 있는 사장실에서 이강인 사장은 티셔츠 차림으로 책을 뒤적이고 있었다.

“무척 바쁘겠습니다.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는데다 합병까지 했으니…” 하고 의례적인 인사를 건넸다. 인터넷 기업 CEO치고 바쁘지 않은 사람이 있을 리 없다. 대부분의 벤처 CEO들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일에 파묻혀 지내는 걸 미덕으로 여긴다. 하지만 그의 대답은 의외였다.

“별로 바쁘지 않습니다. CEO는 좀 게을러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래서 되도록 결재도 실무자에게 맡기고 저는 한가하게 지내려고 노력합니다. CEO가 바쁘면 회사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아요.”

그는 인터뷰 이틀 후인 6월10일에 열릴 한국과 미국의 월드컵 경기 티켓을 어렵게 구했다면서 “대구에 내려가 응원할 걸 생각하니 벌써부터 흥분이 된다”고 했다. 하지만 그가 이처럼 여유를 갖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꼭 4년 전인 1998년 6월 창업한 이후 밤을 새는 것은 기본이었고, 밥 먹으러 갈 시간도 없어 하루 세 끼를 햄버거로 때우며 책더미를 옮기고 포장하고 배송하는 일에 매달렸다. 그런 고생이 있었기에 지금은 승자의 여유를 갖게 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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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석 < CEO 전문 리포터 > jis10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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