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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CEO’ 초대석 ⑦

친환경 생활문화 이끄는 박용선 웅진코웨이 사장

“물 팔아 번 돈, 물 지키는 데 써야죠”

  • 구미화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hkoo@donga,.com / 사진·지재만 기자

친환경 생활문화 이끄는 박용선 웅진코웨이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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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깨끗한 환경을 원한다고 하면서 제품의 생산과정이 친환경적이지 않으면 비난받을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제가 환경에 대해 아는 건 별로 없지만 부끄럽지 않은 시스템을 갖춰놓고 있다는 점은 자부할 수 있어요. 1996년에 국제 환경경영체제 인증규격 ISO14001을 획득하고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환경경영을 실천하고 있어요. 2002년 준공한 경기도 포천 비데 공장은 젖거나 찢어지면 재활용이 불가능한 종이박스를 쓰지 않아요. 대신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플라스틱 박스를 사용합니다. 비데 테스트할 때 쓰는 물은 생활용수로 재활용합니다. 하루 평균 재활용하는 물의 양이 3.6t이니까, 연간 864t의 물을 절약하는 것이죠.

직원 스스로도 깨끗한 환경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충남 공주에 정수기 공장이 있어요. 공장 부근에 유구천이 있는데, 우리 직원들이 이 하천 살리기 운동을 합니다. ‘하천 살리기를 하려면 중랑천 같은 큰 하천을 대상으로 해야지, 충청도에 있는 작은, 그것도 1급수에 가까운 깨끗한 하천이냐’고 하시는 분이 더러 있어요. 맞는 얘기죠. 그러나 내 고장 환경엔 신경 쓰지 않으면서 남 눈에 띄는 환경운동을 한다면 직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힘들겠죠? 유구천을 시작으로 점차 다른 지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안양천에 갈대 10여 만 그루 심어

웅진코웨이는 2003년 10월, 전 직원이 유구천 주변의 오물 줍는 일을 시작했다. 이젠 매월 두 차례 정기적으로 유구천 청소에 참여한다. 지난해는 한국자연보존협회와 연계해 1년 동안 유구천 생태계를 조사해 보고서를 발간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5월 충청남도 환경보전대상 동상을 수상했다. ‘내가 일하는 환경부터 깨끗하게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유구천 지키기 운동은 최근 ‘맑은 물 사랑 캠페인’이라는 이름의 수도권 하천 살리기 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서울 금천구청과 ‘안양천 갈대 식재 협약’을 맺고, 안양천 살리기에도 나섰다. 지난 5월말 직원과 고객 가족, 그리고 금천구청 직원, 안양천을 사랑하는 시민의 모임 회원 등 300여 명이 경기도 광명시 철산교 주변 안양천 일대에 1만포트의 갈대를 심었고, 7월까지 모두 4만8000포트의 갈대를 심었다(1포트는 갈대 3∼4그루 묶음).

박용선 사장은 “갈대는 오염물질의 흡수와 제거 능력이 탁월한 수생 식물이라 하천 주변에 심으면 하천의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이 5급수(12ppm)에서 3급수(6ppm)로 개선된다”며 “이렇게 되면 4∼5종의 새로운 어류가 자라며 철새가 찾아오는 ‘생태계 복원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코웨이는 먹는 물에 대한 서민의 고민을 해결해준 기업으로 평가받습니다. 한편으로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깨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이것 참,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수도당국과 한판 붙으면 안 되는데…허허. 수돗물을 그냥 먹어도 좋다고 하지만 실제 수돗물을 그냥 마시는 사람이 있을까요? 전 지금껏 정수처리장에서 나온 원수가 나쁘다고 한 적이 없습니다. 수돗물이 배관을 타고, 물탱크에 보관됐다가 가정의 수도꼭지를 통해서 흘러나오는 과정에서 오염될 수 있기 때문에 정수기를 써야 한다는 거죠.

수돗물 때문에 겪은 에피소드가 여럿 있습니다. 한번은 감사원에서 정수기를 여러 대 주문했다가 취소한 적이 있어요. 이유를 알아보니까 정수기를 설치하면 수돗물을 못 믿는다는 얘긴데, 다른 정부기관에서 그랬다면 감사 나가야 할 일을 감사원에서 먼저 할 수 없다는 거죠. 담당자가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주문을 취소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몇 달 뒤 TV 뉴스를 보니 정부종합청사에서 여직원이 생수통 나르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어요. 기자가 그 사실을 감추고 관련 부서장에게 어떤 물을 먹고 있냐고 물으니 수돗물을 먹고 있다고 대답하는 거예요. 생수를 먹고 있다는 증거를 다 촬영해놓았는데 말이죠. 이런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집니다.

담배나 술 광고 규제가 심하지만 정수기 광고도 심의가 까다로운 편입니다. ‘먹는 물’과 ‘마시는 물’에 차이가 있나요? 그런데 정수기 광고에는 ‘먹는 물’이라는 표현을 쓸 수 없고, ‘마시는 물’이라고만 해야 합니다. ‘마시는 물’은 컵에 따라 마시는 물이고, ‘먹는 물’은 밥 짓고, 반찬 만드는 것까지, 더 넓은 범위를 포함합니다. 정수기 사용 범위와 보급이 너무 확대되면 정수기 없이 사는 사람들에게 위화감을 줄 수 있으니 광고할 때 표현을 자제하라는 것이 관계당국의 설명이죠.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발상의 전환=성공의 지름길

-웅진코웨이는 광고 덕을 톡톡히 본 회사 아닌가요? ‘깐깐한 물’ ‘닦지 말고 씻으세요’ 같은 히트 문구도 있고요.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고가의 비데가 일반 가정용품으로 전환되고, 보급량이 급격히 늘어난 데는 웅진코웨이 광고가 한몫 한 것 같은데요.

“몇 년 전만 해도 비데는 부유층이 쓰는 용품, 없어도 되고, 있으면 좋은 것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광고기획사도 어떻게 하면 비데를 고급스럽고 우아하고 세련되게 포장할까 고민하더라고요. 모델도 최고급을 등장시키는 걸로 말이죠. 그런데 아무래도 그건 아닌 것 같더라고요. 월 2만몇천원 내고 사용하는 건데, 그걸 갖고 그렇게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나 하는 의문이 들더라고요. 수십만원짜리 고급 제품, 그것도 이제까지 사용하지 않고도 잘 살았던 물건을 돈 많은 사람은 한 번 써보라는 식으로 풀어선 안 되잖아요. 그래서 접근을 완전히 달리 해보자, 가볍게 나가자고 했죠. 이게 소비자의 시선을 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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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화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hkoo@donga,.com / 사진·지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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