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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의 쇼퍼홀릭

쇼핑의 재구성

  • 주간동아 기자 ‘holden@donga.com’

쇼핑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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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의 재구성

최근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은 루이비통 네버풀. 1920년에 처음 선보인 디자인이다.

발신정보:Boy from N.Y.(2009.4.15)

수신인: 서울 쇼퍼홀릭

문서제목: Happy for You!


메일 정말 기쁘게 읽었답니다. 그 가방은 쇼퍼홀릭씨에게 정말 잘 어울릴 거예요. 여름에 서울 갈 테니, 꼭 가방 든 예쁜 모습 보여줘요!

발신정보: 서울 쇼퍼홀릭(2009.4.14)

수신인: Boy from N.Y.

문서제목: 오옷! ^*


지금 막 택배아저씨가 제게 가방을 전해주었어요. 감동적인 순간입니다. 사진으로 봤을 때보다, 제 보잘것없는 상상보다, 훨씬 더 멋지네요. 게다가 가방 안쪽에 씌어진 사인 ‘Marc!’ ‘리미티드 에디션의 스페셜 리미티드’니 비싸게 팔라는 친구도 있어요. 절대절대 안될 일이죠. 물론 경제위기에 가방을 쇼핑한 건 천벌을 받을 일이에요. 하지만 지금 모든 걸 잊었어요. 1년 동안 아무것도 사지 않고 싸구려 백반만 먹을 각오입니다. 여름휴가 여행도 깨끗이 포기했어요. 당신은 21세기에 내가 찾은 진정한 나의 친구예요.

발신정보: 서울 쇼퍼홀릭(2009.4.8)

수신인: 서울 근검절약

문서제목: Re: 절대 사지 말 것!


메일 잘 읽었어. 네 말이 모두 맞아. 전세계가 경제위기고, 현금을 갖고 있어야 하고, 차라리 채권에 투자해보라는 말도. 하지만 넌 이 가방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몰라서 그래. 아티스트의 그래피티가 들어 있어서 소장가치도 있거든. 내가 부도덕한 짓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잖니. 오늘도 또 죽도록 일하고 있다고. 너한테 조언을 구할 때 이런 뻔한 대답이 돌아올 줄 알았건만.

P.S. 다음 주 월요일 약속은 미루자. 또 야근이거든. 바빠서 이만!

발신정보: CRAZYFORBAG(2009.4.7)

수신인: 서울 쇼퍼홀릭

문서제목:Re: You MUST HAVE IT!!!!!


네가 이렇게 소심해지다니!! 불황이란 게 실감난다. 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너는 늙고, 가방은 ‘솔드아웃’될 거야. 지금 그걸 갖지 않으면, 파리에 남겨둔 애인처럼 죽을 때까지 눈앞에서 어른거려 평생 후회하게 될 거다. 네가 늙어서, 혹시 그 가방을 갖게 되더라도 네 구부정한 등과 늘어진 팔뚝살과 어울리지도 않을 거고. 가능할 때 움켜잡을 것!

발신정보:Boy from N.Y.(2009. 4.2)

수신인: 서울 쇼퍼홀릭

문서제목: 현명한 선택


분홍색. 내심 나도 분홍이 좋았답니다. 뉴욕에서도 분홍을 들고 다니는 남자는 드물어서 난 포기했죠. 하기야 서울에서는 남자들이 까만 브리프 케이스가 아니라 프린트가 있는 토트백만 들어도 이상하게 보더군요. 서울에서 토트백을 들고 한 모임에 갔을 때, 어떤 여자분이 조심스럽게 물어보더군요. “게이세요?”참, 가방은 지금 잘 패키징해서 익스프레스로 보낼게요. 가방값은 ‘잇백닷컴’을 찾아보시고, 오늘 환율(다행히 좀 내렸군요)을 곱해서 보내주세요. 마음 같아선 선물하고 싶지만 제 가방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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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기자 ‘hold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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