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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친환경기업을 가다 ②

‘에코 호텔’ 운영의 선두주자 FAIRMONT

“발상을 바꾸세요. 럭셔리와 친환경은 하나랍니다”

  •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에코 호텔’ 운영의 선두주자 FAIRM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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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호텔’ 운영의 선두주자 FAIRMONT

페어몬트 워싱턴 호텔 직원공간에 붙어 있는 갖가지 환경 관련 게시물.

페어몬트 호텔체인이 ‘그린 파트너십(Green Partnership)’이라는 친환경 프로그램을 시작한 것은 1990년이다. ‘지구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호텔 운영’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시작된 프로그램은 전세계적으로 불어오던 생태환경주의 흐름에 발맞추기 위한 시도였다. 기본적으로 소비산업의 대표격인 호텔 분야에서, 특히 럭셔리 브랜드를 지향하는 체인이 ‘친환경’을 말한다는 건 사뭇 어울리지 않는 그림이었다. 그럼에도 이후 17년간 꾸준히 지속돼온 프로그램은 페어몬트를 자타가 공인하는 호텔산업 환경경영의 선두 사례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다.

페어몬트 호텔체인은 본사에 환경사업부를 따로 운영하고 있다. 전세계 산하 호텔에서 운영되는 환경팀(Green Team)을 관리하고 독려하기 위한 부서다. 환경사업부는 계절마다 발행되는 소식지를 통해 여러 지역 호텔의 개선사례를 공유하고 이를 현지 사정에 맞게 적용하도록 한다. 대체에너지 사용, 자원 재활용, 에너지 소비 절감 등 각 부문에서 모인 아이디어는 시간이 흐르면서 자리를 잡았고, 이로 인해 페어몬트는 2000년대 들어 각국의 환경담당 정부기관이나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관련단체로부터 수차례 공로상을 받았다.

페어몬트 워싱턴 호텔 홍보팀장 다이애나 벌저씨는 “환경에 대한 고민은 선택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전세계 19개국 56개 페어몬트 호텔에서 일하는 2만6000여 명의 모든 종업원이 호텔 운영과 경영을 친환경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는 것. 직원들의 친환경 마인드를 고취시키기 위해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들에게 지하철 패스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의 조치들도 한몫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페어몬트가 프로그램 시작과 함께 제작한 직원교육용 가이드북은 세계 곳곳의 호텔들이 어떻게 친환경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할지 그 목표와 세부절차를 꼼꼼히 다루고 있다. 이후 두 차례의 개정을 거친 가이드북은 다른 호텔체인으로 퍼져나갔고, 숙박업 이외의 관광분야에서도 벤치마킹을 위해 자료를 요청하거나 방문하는 경우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ECO’와 ‘GREEN’이 시대의 유행어가 된 덕분이었다.

페어몬트의 환경 관련 노력 가운데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에너지 사용 부분이다. 호텔별로 수천개의 전구를 에너지 저소비형으로 교체해 연간 수십만 KW의 전기사용량과 탄소발생량을 줄여온 것은 기본에 속한다. 1999년부터 풍력 및 유수발전 등 대안전기로 전체 전기 소비의 50%를 조달하고 있는 앨버타의 샤토레이크 호텔, 독창적으로 고안해낸 폐열 회수장치로 난방을 감당하고 있는 밴쿠버의 워터프론트 호텔 등 에너지 소비의 패턴을 바꾸자는 것이 최근 페어몬트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방향이다.



문화재를 친환경적으로?

물론 간단한 일이 아니다. 고성(古城)을 호텔로 개조한 퀘벡의 샤토프랑트낙, 개장 100년을 넘긴 샌프란시스코, 1889년에 세워진 런던의 사보이, 1906년 세워진 스위스 몽트뢰팰러스 등 문화재에 필적하는 옛 건축물이 많기 때문. 아무래도 효율이 떨어지고 개조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필요로 한다는 게 호텔 측의 설명이다.

기자가 방문한 보스턴의 페어몬트 코플리플라자 호텔은 보스턴 시내 중심부인 백베이 지역의 코플리 광장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 공공도서관과 유서 깊은 트리니트 교회를 이웃하고 있는 이 호텔은 1920년에 세워졌다. 천장화와 황금빛 조명, 콘시어지 데스크 옆에서 나른하게 잠들어 있는 검은 마스코트견(犬) 캐티까지, 훑어본 느낌만으로도 친환경이나 에너지 효율과는 거리가 멀다. 이 호텔 수전 웬즈 홍보팀장의 설명이다.

“어려움이 있지요. 그 시절에 에너지 효율을 생각하며 건물을 지었을 리도 없고,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효율이 떨어진 부분이 있습니다. 유서 깊은 인테리어나 구조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이를 보완해나가는 작업이 만만치 않지만, 고민하면 방법은 많이 있습니다. 호텔 곳곳 수천장의 유리를 열손실이 낮은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 같은 방식이지요.”

1985년에 세워진 페어몬트 워싱턴의 경우 이러한 고민은 적은 편이다. 서두에서 설명한 각종 기계 교체로 객실 415개의 이 호텔은 2006년 한 해 동안 16만KW, 전체 전기소비량의 2%를 줄였다. 환기장치와 냉난방시설, 냉장시스템 등을 최근 2년 사이에 에너지 고효율 설비로 교체한 결과까지 포함하면 돈으로 따져도 연 17만달러 가까이 절약하게 된 셈이다. 수억 달러 단위가 오가는 대형 장치산업에 비교하면 작은 숫자지만 중형 호텔로서는 만만찮은 금액이다.

이 같은 효과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각 페어몬트 호텔은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매년 에너지 절감현황에 관한 모니터링을 받고 있다. 앞서의 수치들도 모두 그 결과로 확인된 것이다. 올해부터는 전문기관으로부터 전체 호텔의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저감 노력, 개선결과 등을 유엔 기준에 맞춰 실사받는 ‘탄소 추적제도’도 실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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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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