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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 농협 출범 50년, 한국농업이 사는 길 ④

농촌 총각에게 희망 주는 농협의 국제결혼 중개사업

현지 취재 - 경상도 사나이들, 베트남에 장가들던 날

  • 김희연│신동아 객원기자 foolfox@naver.com

농촌 총각에게 희망 주는 농협의 국제결혼 중개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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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국제결혼 비율은 혼인 10건당 1건인 10.8%였다.
  • 특히 결혼 적령기 여성을 찾기 힘든 농촌 지역에서는 한국인 신랑이 외국인 신부를 맞이하는 일이 더욱 흔해졌다.
  • 농촌의 현실을 보다 못한 농협중앙회가 아예 국제결혼 중개사업에 뛰어들었다.
  • 첫 시범사업을 통해 합법적으로 탄생한 한국-베트남 부부의 결혼식과 신혼여행 현장에 동행했다.
농촌 총각에게 희망 주는 농협의 국제결혼 중개사업

엄문섭 마이 캉 커플(가운데)의 결혼식에 김종삼 허우 커플(왼쪽)과 조찬형 타잉 커플이 하객으로 참석했다.

2011년 4월 인천국제공항발(發) 베트남 하노이행(行) 비행기 안. 경북 문경에서 온 엄문섭(55), 김종삼(43), 조찬형(42)씨에겐 여느 승객들과 다른 각별한 의미가 있는 여행길이다. 베트남에 있는 각자의 신부 마이 캉(36), 허우(35), 타잉(22)씨를 만나 결혼식을 올리고 짧은 신혼여행도 다녀올 참이기 때문이다. 이들 한국 남성과 베트남 여성의 결혼을 주선한 곳은 다름 아닌 농협중앙회 농촌자원개발부(부장 김성훈)다. 농촌에는 이미 다문화가정이 절반을 넘어선 것이 현실이어서, 그동안 농협은 조합원의 외국인 아내들에게 영농과 한글을 가르치고 모국 방문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다문화 관련 사업을 진행해왔다.

농협중앙회가 배우자 없이 생활을 꾸리느라 어려움을 겪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국제결혼 중개업 등록을 한 것은 지난 2009년이다. 2010년 6월에는 다문화 관련 사업에 열심히 참여해온 경북 문경의 산동농협에서 사업설명회를 개최했고, 같은 해 11월 한국의 베트남여성문화센터와 ‘베트남 국제결혼 업무추진’ 협약을 체결했다. 바로 다음 달인 12월에는 조합원과 조합원 자녀인 남성 네 명이 베트남으로 건너가 현지 여성들과 선을 보고 약혼식을 치렀다. 이번 베트남 방문은 결혼이 성사된 세 쌍이 결혼식을 올리는 한편 베트남 당국과 인터뷰를 해 결혼을 인정받는 절차를 거치기 위한 것이었다.

투명한 신상 공개가 원칙

이번에 농협이 주선한 세 쌍의 결혼이 특별한 이유는 한국 남성이 합법적으로 베트남 여성과 결혼하는 첫 사례라는 점이다. 이미 주변에서 한국 남성과 결혼한 베트남 여성을 여럿 봐온 한국인이라면 조금은 놀랄 만한 사실이다. 현재 베트남 여성과 결혼을 주선하는 업체들은 우리나라의 국제결혼 중개업법에 의거해 각 시도에 등록돼 있다. 그러나 베트남 당국에서는 공인받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다.

베트남에서 국제결혼은 여성연맹이라는 곳에서 총괄한다. 여성연맹은 우리나라의 여성가족부에 해당하는 준(準)국가기관이다. 양성평등을 중시하는 사회주의 국가 베트남에서 꽤 높은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여성연맹의 가족사회과는 15개의 결혼지원센터(MSC)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결혼지원센터가 국제결혼을 희망하는 여성을 대상으로 소개와 상담, 교육을 담당한다. 대부분의 베트남 국제결혼은 이 센터를 통하지 않고 사설 중개업자가 여성들을 모집해 이뤄진다. 사설 중개업자는 남성 혹은 여성에게까지 수수료를 받아 이익을 벌어들인다. 이 가운데는 단순히 성사율을 높이기 위해 신랑신부 후보에 대한 허위 정보를 공개하는 곳도 없지 않다.

“농협의 신랑 후보들은 여성연맹에 등록된 베트남 여성들의 데이터베이스를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신부 후보들도 동등하게 농협이 보증한 신랑 후보들의 개인 신상을 확인할 수 있고요. 양쪽의 자발적인 의사가 확인돼야 맞선을 볼 수 있으며, 결혼에 이르는 모든 절차가 당사자의 자유의지에 따라 진행됩니다.”

한국 남성들과 함께 베트남을 방문한 농협 농촌자원개발부 고용지원팀 최호영 차장의 말이다. 농협이 주선한 이번 국제결혼은 하루나 이틀 동안 단체로 선을 본 다음 분위기에 떠밀려 여행 한 번에 결혼까지 초고속으로 하던 관행과는 달리 진행됐다. 네 명의 신랑 후보는 지난해 12월 첫 여행에서 베트남 여성들과 전담 통역사를 사이에 두고 일대일로 맞선을 봤다. 선을 볼 때는 상대방을 파악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할애돼 사흘 동안 다섯 명의 여성을 만난 이도 있다. 한국 남성이 마음에 들어 해도 베트남 여성이 거부할 수 있기 때문에 관계자들은 초조한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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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연│신동아 객원기자 foolfo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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