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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수 회계사의 세무상식 <마지막 회>

특수관계 거래, 편법 쓰면 세금폭탄!

  • 김규수│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상무 cpa5183@hamail.net

특수관계 거래, 편법 쓰면 세금폭탄!

언젠가 모 회사 사장을 만나 점심식사를 할 때였다. 그 회사 사장은 세금이 너무 많다고 투덜대면서 앞으로도 매출이 더 증가할 것 같은데 걱정이라고 넋두리를 했다. 그러면서 자녀나 친인척 명의로 된 회사를 하나 더 만들어야겠다고 했다. 사장의 속셈은 뻔했다. 실질적으로는 자기가 2개 회사를 모두 지배하면서 이익은 분산시켜 세금을 줄여보고자 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갑’이라는 회사를 경영하던 자가 친인척 명의로 된 ‘을’이라는 회사를 만들어 통상적으로 제3자에게 판매하는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에 ‘을’에게 판매하면 ‘갑’의 이익은 줄어들게 된다. 그리고 ‘을’ 회사는 고의적으로 적자를 내든지 혹은 ‘갑’ 회사가 지출해야 할 경비를 ‘을’ 회사가 지출하게 하는 방법 등을 사용하면 ‘갑’ 회사와 ‘을’ 회사가 납부하는 세금은 2개 회사를 모두 합해도 종전에 ‘갑’이 혼자 납부하던 세금보다 줄어들게 된다. 혹은 업종의 특성을 이용해 ‘을’ 회사를 이용한 무자료 거래를 할 의사를 가진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세법에서는 이러한 친인척 간의 거래에 대해서는 별도의 제약을 가하고 있다.

앞의 사례에서 본 바와 같이 자녀나 친인척 명의의 회사에 대해 특별한 사유 없이 물건을 싸게 팔면, 그 싸게 판 가격을 무시하고 제3자에게 판매하는 통상 가격으로 판매가격을 계산한다. 예를 들어 제3자에게는 100원에 판매하면서 친인척 명의로 된 회사 ‘을’에는 80원에 판매할 경우에는 ‘을’에 대한 판매가격을 100원으로 간주해 세금 계산을 한다. 하지만 회계장부상으로는 80원으로 기록해야 하며, 이것이 기업회계와 세무회계의 차이이다.

이를 세무 전문용어로는 ‘부당행위계산부인(不當行爲計算否認)’이라고 한다. 즉, 자녀나 친인척 등과 같이 특수관계에 있는 자와 거래를 하면서 조세부담을 부당하게 회피하거나 경감시켰다고 인정되는 경우, 그 실제 거래된 가격과 관계없이 세무당국이 별도로 판매가격을 계산해 세금계산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앞서는 저가판매(低價販賣)의 경우를 예로 들었지만 반대로 통상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으면 어떻게 될까. 이를 세법에서는 고가양수(高價讓受)라고 하는데, 이 또한 부당행위계산부인의 적용대상이 된다. 예를 들어 ‘갑’ 회사가 상품을 매입할 때 제3자로부터는 100원에 매입하면서 ‘을’ 회사로부터는 120원에 매입할 경우에는 실제 거래된 120원의 매입 가격을 무시하고 100원으로 계산하는 것이다. ‘갑’의 입장에서는 상품매입 가격이 낮아짐으로써 비용이 줄어들어 이익이 증가하게 되고 결국 납부할 세금이 많아지게 된다.

이러한 부당행위계산부인 제도는 세법 전반에 걸쳐 골고루 적용되도록 규정돼 있다. 법인과 법인 간의 거래에 대해 적용됨은 물론이고 개인사업자와 개인사업자 간의 거래, 법인과 개인사업자 간의 거래에 대해서도 양쪽이 특수관계에 있을 경우에는 부당행위계산부인의 적용대상이 된다.

또한 사업자가 아닌 일반 개인 간 거래에도 이 원칙이 적용된다. 부동산을 사고 팔 때 내는 세금인 양도소득세가 그 대표적 사례다. 부동산을 산 사람이 특수관계인일 때는 증여세로 계산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갑이 특수관계자인 을에게 10억 원짜리 부동산을 7억 원에 양도했다고 한다면 실제 거래가격인 7억 원을 무시하고 양도가액을 10억 원으로 해 양도소득세를 계산하며, 을이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일 경우에는 갑이 을에게 부동산을 증여한 것으로 추정해 증여세가 과세될 수도 있다. 증여세는 양도차익에 해당하는 금액이 아니라 부동산가액 전액에 대해 부과된다.

부당행위계산부인 제도는 기본적으로 납세자는 세금을 줄이고자 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하에 만들어졌다. 고의적 세금 탈루를 제도적으로 막아보자는 게 입법 취지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불가피하게 특수관계에 있는 자와 거래해야 할 경우도 있으며,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라 해서 반드시 부당한 거래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를 부당행위계산부인의 대상으로 삼기 위해서는 그 거래에 경제적인 합리성이 결여돼 있어야 한다. 하지만 세법에는 어떠한 경우가 경제적 합리성이 결여된 것인지에 대해 명문규정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주관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를 두고 납세자와 세무당국 간에 이견(異見) 차이가 상당히 존재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따라서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로 인해 세무당국으로부터 세금을 부과받았을 때는, 그 타당성 여부에 대해 한 번쯤 세무전문가에게 자문하는 게 바람직하다.

신동아 2012년 8월 호

김규수│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상무 cpa5183@ha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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