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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을 바꾸는 사람들 ②

“유통과 판매 혁신으로 농민 행복 주는 조합 돼라”

농협 개혁의 파수꾼, 농업인단체장 3인의 조언

  • 최영철 기자│ftdog@donga.com

“유통과 판매 혁신으로 농민 행복 주는 조합 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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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2일 농협이 개혁을 선언하고 농협개혁법이 국회를 통과한 지 1년 3개월이 지났다. 농협이 지금에 이르기까지 농업인 단체의 지원과 비판도 한몫을 했다. 현재 농업인 단체는 40여 개에 달한다. 이들은 ‘농민의 이익 대변’이라는 큰 틀 안에서 서로 도와왔다.

올해는 특히 농협과 이들 단체 간의 공조가 더더욱 중요하다. 예측하기 힘든 기상이변은 농산물의 생산을 불안정하게 하고 농가 인구의 고령화는 농촌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EU)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은 농민에게 무한경쟁시대를 이겨내야 할 절박한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중국과의 FTA는 우리 농업의 근간을 뒤흔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은 “올해 우리 농업계가 처한 상황은 결코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이럴 때일수록 전국의 농업인과 농업관련 기관·단체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우리 앞에 닥친 어려움을 극복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신동아’는 지난 호에 이어 농업에 대한 뛰어난 기술과 경륜을 갖추고 농업인 단체를 이끌어온 대표 농업인 단체 3곳을 선정해 그 대표들에게 농협개혁과 우리 농업이 가야 할 길에 대해 들었다.

#“농협 신경분리 불구 면세혜택 계속돼야”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 김준봉 회장

♥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이하 한농연)의 역사는 1981년 정부가 지역의 우수한 청년농민들을 농어민후계자로 선정하면서 시작됐다. 전국 각지에서 농업의 중추로 활동하며 자발적으로 읍면, 시군, 도별 조직을 만들어 교류해온 농어민후계자 5만 명은 1987년 12월 9일 한농연의 전신인 전국농어민후계자협의회를 결성한다. 1996년 농어민후계자 명칭이 후계농업경영인으로 바뀌면서 지금의 단체 이름인 한농연이 됐다.

올해로 꼭 25주년을 맞은 한농연은 전국적으로 12만여 명의 회원이 있으며, 후계농업경영인은 물론 320만 농업인 전체의 경제적, 사회적 권익 보호를 위한 정책 대응활동 및 농업인 교육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김준봉(53) 한농연 회장은 “한농연의 가장 큰 역할은 농민의 권익을 정치적으로 대변하는 것”이라고 밝힌다.

“유통과 판매 혁신으로 농민 행복 주는 조합 돼라”
“큰 틀에서 농민의 권익 대변이라는 목표는 농협과 같습니다. 하지만 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선 농사만 짓는 것으로는 부족했죠. 정치가 필요했고 농업경영 일선에 참여하는 게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회원이 지방정치와 중앙정치계에도 진출했고 농협을 바꾸기 위해서 직접 농협 조합장과 임원이 됐습니다. 국회의원, 장관도 배출했죠. 척박한 농촌 현실을 변혁하기 위해서 농촌 엘리트 집단이 나선 것입니다.”

실제 한농연 회원 중 박흥수 제9,10대 회장은 농림수산부 장관을, 황창주 전 회장은 국회의원을 지내는 등 중앙정치 무대에서 활동했다. 그리고 지난해 기준으로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은 229명에 달했고, 농협에도 조합장 265명과 임원급 1000여 명이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1986년 농민후계자로 선정된 김 회장은 지금도 경북 상주에서 감 농사를 짓고 있는 현역 농군이자 마흔이 넘어 상주대학교 축산학과를 졸업한 만학도다. 지금껏 쌀, 사과, 배, 고추, 감자, 콩 농사 등 해보지 않은 농사가 없다. 한우도 키웠다. 김 회장은 30년 넘게 감 농사를 지은 농민으로서 “우리 감의 원형을 보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종자전쟁 시대를 맞아 우리 감도 품목 등록을 해 종자를 보호해야 하는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농협 그 누구도 나서지 않는 게 안타깝다. 그래서 정책대안을 꾸준하게 제안하다 보니 한농연은 항상 변화의 중심에 있었다.

한중 FTA에 공동 대응을

“한농연이 만들어낸 성과라면 현장 중심적이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농업정책 대안을 마련해 관철시킨 데 있습니다. 2000년 12월에 제정된 농가부채경감특별법이라든지, 2002년의 농림어업 삶의 질 향상법, 2004년의 한-칠레 FTA와 관련된 FTA이행지원기금 등의 보완대책, 2006년부터 시작된 우수농업경영인 추가지원 제도, 2011년 3월 11일 농협중앙회 사업구조 개편을 위한 농협법 개정 등의 성과가 있었습니다.”

농협경제지주 이사이자 경제사업활성화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김 회장은 “농협 개혁에 한농연이 많은 역할을 한 만큼 책임감도 막중하다”고 말한다. 다만 정부에 대해서는 신경분리와 관련한 지원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을 당부했다.

“농협중앙회의 사업구조개편 과정이나 경제사업 활성화 방안 마련에서 제가 각별히 신경 썼던 부분은 경제사업의 독자적인 추진을 위해 필요한 자본금을 충분히 확보하고, 경제사업 활성화 방안이 일선 조합원이나 지역농협의 입장에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도록 현장 의견을 수렴하고 적극 제기하는 것이었죠. 한농연은 농협 개혁에 있어 판매농협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주장해왔습니다. 신경분리 목적도 판매농협이 되어야 한다는 거였죠. 부디 앞으로 농업인이 생산한 농산물을 책임지고 판매해주는 그런 농협이 되었으면 합니다. 농산물 판로 확보, 농민 조합원들의 경영안정 문제라든지, 농업금융 같은 현실적 어려움을 진지하게 청취하고 적극 도와줄 수 있는 농협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은 농협 개혁 이후 정부가 농협을 하나의 기업으로만 생각해 농민들에게 주어진 각종 면세혜택을 중단시키려는 데 대해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농협을 꼭 기업으로만 보면 안 됩니다. 한미, 한-EU FTA로 농촌경제가 어려워져 있는데 각종 면세혜택을 없애면 농촌이 자생하는 데 찬물을 끼얹는 꼴밖에 안 됩니다. 그래서 한농연은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할 작정입니다. 농협과 국회, 정부가 도와줘야 합니다.”

김 회장은 “한미, 한-EU FTA가 태풍이라면 한중 FTA는 쓰나미와 같다”며 “협정을 맺기 전에 충분한 대비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국 농산물은 농업에도 엄청난 타격을 주지만 그 위해성으로 인해 국민 건강권도 침해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래서 그는 “이 문제만큼은 농협도 그동안의 수세적 자세에서 벗어나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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