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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을 바꾸는 사람들 ⑥

“농협은 책임지고 판매 농민은 농협을 신뢰해야”

정부가 구상하는 농협개혁의 성공조건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농협은 책임지고 판매 농민은 농협을 신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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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개혁은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부터 농정의 최대 화두 중 하나였다. 농협이 바뀌어야 한다는 데는 여야를 막론하고 공감했지만 그 방법론을 두고 갑론을박이 계속됐다. 농협은 농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협동조합이지만 지난 1961년 설립 때부터 정부의 각종 지원과 법적 보호를 받아왔다. 농협이 농축산물 유통시장에 끼치는 영향과 농정에서 차지하는 몫이 워낙 컸기 때문이다. 태생적으로 정부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던 셈.

농협은 10여 년 전부터 국민의 개혁 열망 속에서 자체 변신 노력을 거듭해왔다. 그러던 2008년 12월 정부는 농민단체, 학계 인사 등으로 농협개혁위원회를 꾸리고 농협의 사업구조개편 작업에 착수해 지난해 3월 개정 농협법을 완성했다. 농협중앙회를 경제와 금융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중앙회가 이들을 지도감독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내용을 보면 농민은 농축산물을 생산만 하고 농협은 판매를 전담하는 판매농협을 실현해 경제사업을 활성화한다는 게 핵심이었다. 개정 농협법은 올 3월부터 발효됐다.

추석을 코앞에 둔 9월 28일 농림수산식품부 정황근 농업정책국장(52)과 이천일 유통정책관(47)을 만나 농협개혁이 왜 필요한지, 농협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그 과정에서 정부가 맡은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해 들었다. 그들은 한결같이 “농협이 판매농협으로 거듭나 경제사업 활성화에 성공하려면 근본적으로 농축산물 시장의 다단계 유통구조부터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 농식품부 정황근 농업정책국장

“경제사업 활성화 통해 농산물 수출에 힘썼으면…”

“농협은 책임지고 판매 농민은 농협을 신뢰해야”
“농협이 농정 업무의 절반입니다. 그 정도로 농협개혁은 농민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농협만 농민과 소비자가 원하는 식으로 바뀌면 농정의 절반 이상은 성공한 겁니다.”

농식품부 정황근 농업정책국장은 “경제사업과 금융 부문을 분리한 사업구조 개편이야말로 농협중앙회 설립 후 50년 숙원사업을 성취한 것이자 이번 정부의 농업 분야 최고 성과”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정부만의 평가가 아니라 농업개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 농협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는 무엇입니까.

“농협이 그간 농민의 지위 향상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많은 기여를 하고 농업 발전의 견인차 구실을 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죠. 하지만 그간 농축산업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과거의 체제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농축산물의 유통과 판매 등 경제사업에 소흘했다는 비판이 제일 컸습니다. 금융 부문은 전문성이 떨어져 수익성과 생산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았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사업부문별 선택과 집중, 전문화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 경제지주를 따로 분리한 이유가 뭡니까.

“농협은 기본적으로 농민의 권익을 대변해야 합니다. 그들이 생산한 농축산물을 잘 팔아주는 게 본연의 임무죠. 유통단계를 확 줄이면서 편하게, 빠르게, 많이 제값을 받고 팔아주면 농민의 주머니가 든든해지죠. 개개로 흩어진 농민과 지역 조합을 묶어 브랜드를 규모화, 전문화하면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생기고 고른 품질의 농축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습니다. 유통단계도 확 줄고요. 농민은 수취가격이 올라가 좋고 소비자는 싸고 품질 좋은 농축산물을 먹어 좋습니다. 농협이 팔아주는 물량이 지금 10%인데 2020년까지 50%로 올리자는 게 경제사업 활성화의 핵심 내용입니다. 그렇게만 하면 더 이상 농산물 가격의 폭등폭락은 없습니다.”

▼ 금융지주를 분리하면 농민에게 어떤 이득이 있습니까.

“금융지주도 결론적으로는 농민이 100% 출자한 기업입니다. 농민이 지역조합에 출자하고 조합은 중앙회에 출자한 거죠. 농협법 개정으로 농협중앙회는 금융지주 매출액의 최대 2.5%를 명칭사용료 명목으로 환수하도록 돼 있습니다. 연간 매출이 커지면 커질수록 환수금액은 커지죠. 지금까지 걷은 게 3046억 원쯤 되고 올해 말엔 4351억 원 정도 될 겁니다. 거기다 배당금도 받습니다. 순이익이 많이 나면 그만큼 이익인 거죠. 중앙회는 그 돈을 가지고 경제사업 활성화에도 사용하고 농민들 지도와 교육사업에도 쓸 수 있습니다. 이제 농협법 개정으로 조직이나 인사관리를 지주사가 자율적으로 하니까 금융지주는 전문성을 기르고 돈만 잘 벌면 됩니다.”

정부는 금융지주의 분리로 전문성과 효율성이 강화돼 2020년이 되면 시중은행 이상의 수익을 창출해 조합과 농민에게 많은 자금을 환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총자산은 2011년 238조 원에서 420조 원으로 늘고, 순이익은 8000억 원에서 3조7000억 원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게 정부의 계산이다.

“금융지주의 경쟁력이 높아지면 협동조합 수익센터나 농업금융 전담기관 기능이 크게 강화될 것입니다. 지금처럼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을 대행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농업경영에 대한 컨설팅도 해주면서 그와 연계해 자금을 지원해주는 체계가 되는 거죠. 농민이 주인인 만큼 그들에 대한 서비스를 늘려나가는 건 당연합니다. 결국 금융지주의 경쟁력이 높아지면 중앙회, 궁극적으로는 조합원의 미래 자산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생기죠.”

경제사업 위한 5조 원 출자

한편, 경제지주는 중앙회로부터 기존 13개 자회사를 이관받아 농축산물 판매·유통·가공 등 경제사업을 전담하는 유통판매 회사가 된다. 중앙회의 나머지 경제사업 관련 자회사도 경제지주로 2017년까지 이관토록 되어 있다. 정부는 농협이 경제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5조 원을 출자키로 했다. 이로써 농협 경제지주회사의 자본금은 2011년 2700억 원에서 2012년 5조9500만 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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