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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도시를 가다 | 경기 파주

분단·접경 상징 도시에서 글로벌 첨단 도시로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분단·접경 상징 도시에서 글로벌 첨단 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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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대기업·협력업체 동반 입주해 인구, 일자리 증가
  • ● 파주시 부가가치, 최근 5년간 경기도 Top
  • ● 파주 쌀 연 790t 구매…지역경제 활성화 기여
분단·접경 상징 도시에서 글로벌 첨단 도시로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서울 강변북로를 따라 서쪽으로 향하면 행주산성이 나오고, 이곳에서 북쪽으로 한강 하류를 따라가면 시원하게 뚫린 자유로와 만난다. 해질 녘에 편도 5차선, 왕복 10차선의 자유로를 달리다보면 멋진 낙조를 감상하게 된다. 왼쪽으로 유유히 흐르는 한강을 따라 파주 출판도시를 지나고, 다시 북쪽으로 10여 km를 더 올라가면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 서해로 흘러드는 두물머리와 만난다. 이곳에 오두산 통일전망대가 있다.

오두산 전망대는 두물머리 너머 북한을 눈앞에서 관측할 수 있는 곳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관광 명소다. 전망대에서 임진각 방향으로 약 5km는 임진강을 군사분계선 삼아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다. 1998년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까지 이곳에는 대북방송을 하는 대형 스피커와 ‘월남환영’이라는 글귀가 반짝이는 네온사인이 설치돼 있었다. 파주시 탄현면 대동리 이장 신호범 씨는 “그때는 밤마다 들려오는 대북방송을 자장가처럼 들으며 잤다”고 회고했다.

맑은 날 오두산 전망대에서 북녘을 바라보면 먼 발치로 병풍처럼 드리운 개성 송악산이 육안에 들어온다. 서울 한복판 광화문에서 1시간 남짓 달려와 싸늘한 분단의 현장과 맞닥뜨리는 곳이 파주다.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 이후 반세기 이상 파주는 분단과 접경(接境)의 상징으로 각인됐다. 그러나 10년 전부터 뽕나무밭이 바다로 변하는 것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 LG디스플레이가 북한과 직선거리로 10km 남짓한 월롱면에 대규모 공장을 세운 것이 계기다. 파주 디스플레이 클러스터 프로젝트에는 18조 원이 투입됐다.

桑田碧海 10년

452만㎡의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는 크게 4개 단지로 구성돼 있다. LG디스플레이 본 공장이 자리한 단지가 월롱면에 172만㎡ 규모로 조성돼 있고, 여기서 북쪽으로 2km 떨어진 곳에 LG계열사 단지가 위치해 있다. 여기서 각각 2km, 2.2km 떨어진 곳에 협력사 단지가 들어선 문산 당동지구와 선유지구가 있다. 66만㎡ 규모의 당동지구에는 외국 투자기업이, 132만㎡ 규모의 선유지구에는 국내 기업이 입주해 있다. 파주시청 관계자는 “파주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는 본공장과 협력업체, 공장 주변 도로와 공원, 하천까지 합하면 여의도 면적의 2~3배 규모”라고 설명했다.

자유로를 따라 임진각으로 향하는 길에 있는 낙하 인터체인지 우측으로 들어서면 LG디스플레이 공장으로 길게 뻗은 ‘LG로’가 나온다. LG디스플레이 서쪽 출입구로 들어서 언덕을 오른 뒤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상가 건물과 아파트 형태의 기숙사가 줄지어 있어 마치 ‘미니 신도시’에 들어선 느낌이다. 공원 사이로 하천이 흐르고 병풍처럼 드리운 산이 평화롭기 그지없다. LG디스플레이가 들어선 후 ‘분단’과 ‘접경’의 이미지는 ‘글로벌’과 ‘평화’로 거듭났다.

일사천리 행정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건립 과정은 민·관·군이 힘을 합하면 ‘불가능도 가능케 할 수 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준 사례다. ‘공업 배치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공배법)’은 파주시를 포함한 경기 북부 수도권에 대기업 공장 신축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다만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국내 대기업이 외국 기업과 합작 투자할 경우 외국인 투자지분이 51% 이상인 20개 첨단 업종에 한해 2001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경기도는 청와대에 공배법 시행령 개정을 건의했고, 2003년 7월 1일부로 외국인 투자지분 50% 이상인 25개 첨단업종에 한해 2003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허용하도록 시행령이 개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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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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