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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이익은 공익에 투자해야”〈조환익 사장〉

에너지 신산업 집중 투자하는 한국전력

  • 정현상 기자 | doppelg@donga.com

“한전 이익은 공익에 투자해야”〈조환익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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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전기 저장하는 시대로 패러다임 전환 중’
  • ● ESS 기술은 세계에서 한전이 독보적
  • ● 태양광, 풍력으로 나주 본사 전력 42% 충당
  • ● IEA, 에너지 신산업 12조5000억 달러 시장
“한전 이익은 공익에 투자해야”〈조환익 사장〉


에너지 신산업의 가장 중심에 있는 것은 에너지 저장장치입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전기를 저장한다는 것은 소위 만화 같은 데서 나오는 그런 걸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제가 어디 가서 강연하면서 그런 이야기를 할 때가 있는데요. 여러분 과거에는 결혼할 때 냉장고를 꼭 하나 장만한 것처럼 앞으로는 ESS 전기저장고를 장만하게 될 겁니다. ‘에너지 저장 시스템(Energy Storage System)’, 저는 이걸 전장고라고 얘기합니다만 그로 인해서 가정도 모든 시스템이 바뀝니다.”
조환익 한국전력(한전) 사장이 2월28일 KBS ‘일요진단’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 말이다. 조 사장은 에너지 신산업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실감 나게 설명했다. 그동안 전기는 저장할 수 없다는 전제하에 모든 전력 관련 제도가 마련돼 있는데, 여기에 패러다임의 변화가 오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에너지 신산업은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 등 기후변화 대응이 산업계의 필수 과제가 되면서 떠오르는 분야다. 박근혜 대통령은 파리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전망치(BAU) 대비 37%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에너지 신산업 등을 통해 국내에서 25.7%를 줄이고, 국제 배출권 거래시장을 활용해 11.3%를 추가로 줄이겠다는 것. 에너지 신산업 분야에선 내수와 수출을 포함해 100조 원 시장과 50만 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와 민간은 물론 에너지 공기업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특히, 에너지 신산업 분야는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투자비의 단기간 회수가 어려워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 한전은 최근 흑자전환 등 재정이 호전돼 에너지 신산업 분야 등에 대한 투자 여건이 성숙돼 있고, 이 분야에 대한 산업 의지가 강하다. 올해 초 에너지 신산업단(단장 황우현)을 출범하고, 흩어져있던 관련 사업을 체계적으로 수행해나가기 시작했다.
한전의 핵심 사업은 기존의 송전·변전·배전 등 전력 공급·운영 중심이다. 여기서 에너지저장장치(ESS)뿐 아니라 스마트그리드, 마이크로그리드,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신재생에너지 등의 분야를 확대해나가고 에너지 신산업 R&D 및 사업화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또 본사 이전 지역인 광주·전남 빛가람혁신도시를 글로벌 에너지 신산업의 중심지로 만드는 ‘빛가람 에너지밸리 조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 신산업 핵심 분야 ESS

한전은 2월 25일 경북 경산시 경산변전소에서 조환익 한전 사장과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 등 관계자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 주파수 조정(Frequency Regulation)용 ESS 구축을 축하하는 준공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조 사장은 “한전은 새롭게 변화하는 기후체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전력산업의 새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업(業)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주파수조정용 ESS사업은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한전의 에너지 신산업 핵심 분야”라고 밝혔다.
ESS는 전기를 저장해서 기존 발전기가 담당하는 주파수 조정 역할을 대체해 전기 품질을 높이고 발전비용을 낮출 수 있어 각광받는 장치다. 한경태 에너지신사업단 ESS사업부 차장은 “ESS는 일종의 거대한 배터리다. 여기에 PCS(Power Conditioning System)와 운영 시스템이 추가된다. PCS는 직류(DC)를 쓰는 배터리를 우리나라 전력계통에 쓰는 교류(AC)로 변환하는 장치다”고 설명했다.
주파수 조정은 전력을 소비자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수요 변동에 따라 발전량을 조절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표준 주파수인 60Hz로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발전량이 부하량보다 많으면 주파수가 상승하고, 그 반대면 하락한다. 이때 주파수 조정이 필요하다.
현재 일부 발전기 최대출력의 5%가량을 주파수 조정용으로 쓰고 있다. 이를 ESS로 대체하면 연간 약 3200억 원을 절감할 수 있다.
한전은 2015년 7월, 28MW 서안성변전소와 24MW 신용인변전소 구축을 시작으로 올해 48MW 경산변전소 등 7개 변전소에 총 184MW 주파수조정용 ESS를 구축했다. 이로써 한전은 세계 최대 규모인 총 236MW 주파수조정용 ESS 변전소 9개를 운영 중이며, 일정한 전기 품질을 확보하고, 전력계통 운영을 효율화해 연간 약 600억 원의 전력구입비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2014년부터 LG화학, 삼성SDI, 코캄 등 한전의 주파수조정용 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은 시스템 효율과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등 기술을 비약적으로 높였다. 또 사업 경험과 실적을 바탕으로 미국 유럽 아시아 등 해외시장에 진출해 약 1700억원의 사업을 따냈다.
한전은 2017년까지 총 5680억 원을 투자해 248MW의 ESS 설비를 추가로 설치해 총 500MW의 주파수조정용 ESS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는 전체 전력계통에서 필요한 주파수조정용 예비력의 3분의 1 수준이다.

배터리 좋아지면 가정에서도 ESS
이외에도 한전은 전력과 ICT가 융복합된 에너지 신기술인 ESS를 신재생출력 안정용 및 피크절감용으로도 활용 범위를 넓혀 ESS 분야 생태계를 적극 조성할 계획이다. 조중훈 에너지신사업단 차장은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이 날씨에 따라 전력 생산량이 일정치 않아 이것을 전력계통에 연결해 출력을 조정해야 할 때 ESS가 유용하다. 또 일반 빌딩이나 가정에서 이것을 설치할 경우 전기료가 싼 야간에 충전했다가 낮에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ESS의 주파수조정을 제외한 다른 용도는 아직 경제적 편익이 높지 않은 편이다. 배터리 기술이 문제다. 한경태 차장은 “현재 배터리 가격이 kW당 100만 원 정도인데, 이것이 40만 원대 정도는 돼야 가정의 전기수요관리나 신재생출력용으로도 경제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력 갖춘 스마트그리드 스테이션

고품질의 전력 서비스를 제공하고 에너지 이용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기존 전력망과 ICT의 융합으로 전력망을 지능화·고도화한 ‘스마트그리드 (Smart Grid, 지능형전력망, 이하 SG)’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한전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SG 실증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2014년부터는 ‘스마트그리드 스테이션(Smart Grid Station, 이하 SG스테이션)’을 한전 사옥(구리지사 등)에 구축해 운영 중이다. SG스테이션은 건물 내 전력, 가스, 물 등을 ICT 기반의 냉난방 운영설비, 태양광, ESS, AMI(원격검침인프라), EV(전기차) 충전소 및 스마트기기 등과 융합해 최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스마트그리드 통합 제어센터다.
구리지사에 설치된 SG스테이션은 미래형 에너지 시설이어서 관심 있는 방문객이 많다. 해외에서도 30개국 473명이 다녀갔다. 20kW 용량의 태양광발전 시스템과 50kW급 ESS를 적용해 피크 전력 5%, 연간 전력사용량의 10%를 절감한다.
특히, 한전의 SG스테이션은 2015년 국제 스마트그리드 대회인 ISGAN (International Smart Grid Action Network)과 GSGF(Global Smart Grid Federation)에서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 경합 끝에 우수상을 수상해 기술성과 독창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한전은 2015년에 73개의 전국 사옥을 대상으로 SG스테이션을 구축 중이며, 나주 혁신도시로 이주한 여타 공공기관 사옥들에도 SG스테이션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박용성 한전 홍보실 부장은 “나주 한전 본사에 설치된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기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는 업무용 빌딩 가운데 국내 최대이며, 설비용량이 7127kW에 달하고 전체 사용량의 42%를 충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그리드 확산사업

“한전 이익은 공익에 투자해야”〈조환익 사장〉

‘에너지 자립섬’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전남 진도군 가사도. 한전 제공

한전은 정부의 SG 확산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SG 확산사업은 제주도 SG 실증 및 시범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사업화가 가능한 모델을 실제 환경에서 구현하는 지능형 전력망 구축사업으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구축하고 2025년까지 운영 예정이다. 현재는 한전 및 민간 기업과 지자체 등 17개 기관이 추진협의체를 구성해 사업 대상 선정, 설계, 시행계획 수립과 사업시행을 준비 중이다.
앞으로 한전은 가파도 마이크로그리드, SG 스테이션 등 실증모델 운영 실적을 분석하고 표준화해 단계별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제주 SG 실증결과를 활용한 V2G(Vehicle to Grid, 친환경자동차의 충전 전력을 외부로 송전하는 기술), ESS, EV 충전 인프라 구축 등 사내외로 사업모델을 확대 적용하는 데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컨트롤 타워 역할도 수행할 계획이다.
한전은 스마트그리드 분야 해외 수출에도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29일에는 두바이수전력청과 약 300만 달러(34억 원) 규모의 ‘한전-두바이수전력청 간 스마트그리드 구축 시범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두바이 계약 체결로 한전은 중동지역 에너지 신산업 시장 최초 진출이라는 성과를 올렸다. 이번 사업은 지난해 3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계기로 협의가 본격화해 계약이 이뤄졌는데, 20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스마트그리드 시장 진출에 물꼬를 튼 데 의의가 있다. 한전은 세계 스마트그리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쿠웨이트, 괌, 에콰도르 등지에서 추가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성과가 더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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