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호

남성 갱년기 성장애엔 ‘마’가 최고

  • 글: 김경동 김경동연합한의원장 한의학 박사 www.xclinic.co.kr

    입력2004-04-29 19: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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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성 갱년기 성장애엔 ‘마’가 최고
    조선 후기 패관문학에 나오는 얘기. 한 쌍의 남녀가 섹스를 끝내고 보니 정액과 음액이 흥건하게 고여 있었다.

    “햇볕에 쬐어서 말린 다음 다시 하는 게 좋겠군” 하고 남자가 말하자 여인도 찬성했다. 그들은 다리를 벌리고 누워 양경과 음문을 햇볕에 쬐어 말리기 시작했다.

    얼마 후 여인이 말했다. “내 것은 벌써 다 말랐는데 왜 아직 마르지 않았죠?” 남자가 피곤한 듯 대답했다. “그대 물건이야 가운데를 쪼개어 말리니 금방 마를 테지만 내 물건은 통째 말리니 어찌 쉽게 마르겠소?”

    하룻밤에도 몇 번씩 섹스를 즐기고 싶지 않은 남성이 어디 있을까만 갱년기가 되면 정력감퇴와 더불어 성교 횟수 또한 줄어들게 마련. 사람의 일생을 발육기, 성숙기, 쇠퇴기로 나누는데, 갱년기는 성숙기가 끝나고 쇠퇴기로 이행하는 시기를 말한다. 갱년기 연령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보통 40∼55세로 본다.

    중년 이후 남성은 매년 1% 이상씩 남성호르몬이 감소하여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이를 여성의 폐경기 증상과 비교해 소위 남성 갱년기라고 한다.



    남성 갱년기엔 고환의 남성호르몬의 양과 질이 모두 감소하므로 다른 증상보다도 성교 능력의 약화를 가장 먼저 느끼게 된다. 성욕과 발기력이 감소하고 특히 야간 발기나 새벽 발기가 나빠진다.

    발기하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청년기에는 성적 자극을 받아 발기하는 데 시간이 5∼10초 밖에 걸리지 않으나, 갱년기엔 3배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발기시 음경이 복벽과 이루는 각도도 청년기의 30∼45。에 비해 90。에서 -30。가 될 정도로 약해진다.

    발기 지속시간도 청년기의 50분에 비해 반 이하로 줄어든다. 음경과 귀두의 충혈도와 음낭에 나타나는 충만도가 약해지고, 성적 흥분에 따른 극치감도 청년기에는 2단계까지 느끼나 갱년기엔 1단계로 끝나고 만다. 정액의 사출력도 청년기의 30∼66cm에서 10∼30cm로 약해진다. 한번 사정한 뒤 재발기까지의 성교 회복에도 12∼24시간이나 소요된다.

    한의학에서는 남성 갱년기의 성장애를 신정(腎精)의 쇠약으로 인한 양기부족(陽氣不足) 증세로 본다. 양기 부족을 일으키는 원인은 정신적으로는 걱정, 근심, 불안, 공포, 초조, 탐욕, 실망, 증오를, 육체적인 것으로는 성생활 과다나 수면부족, 과로 그리고 노화를 꼽을 수 있다.

    그러므로 정신적 긴장을 피하고 절제하는 생활을 하면서 충분한 영양공급과 적당한 휴양을 취하는 것이 갱년기 성장애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방법이다. 치료약물로는 천연 호르몬이 함유된 올눌보천환(툹訥補天丸), 신기환(腎氣丸), 팔미환(八味丸), 녹용대보탕(鹿茸大補湯) 등을 활용한다.

    가정에서 손쉽게 활용할 만한 것은 없을까. 추천한다면, 퇴계선생도 평생 보양식으로 먹었다는 ‘마’다.

    마는 한약명으로는 산약(山藥) 혹은 서여(薯 킦)라고 한다. 동의보감에서는 “몸이 허약하고 과로한 것을 보강하고 기력을 더하며, 근육과 뼈를 강하게 하고 심장을 좋게 하며, 정신을 안정시키고 지혜를 기른다”고 하였다.

    일식집에서 식전에 주듯이 생마를 갈아서 먹어도 좋고, 생마 껍질을 벗겨 곱게 갈아 두 홉정도의 양에 꿀 두 숟가락을 섞어서 흰 죽 한 사발에 넣어 같이 끓여 죽을 만들어 먹어도 좋다.

    생마를 껍질 벗겨 바싹 말린 다음 가루 내어 국수를 만들어 먹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를 ‘산서면’이라 하는데, 여기에 꿀과 우유를 첨가해서 먹으면 더욱 정력을 돕는다.

    애주가는 생마를 껍질 벗겨 말린 것을 가루 내어 우유에 반죽해서 계란 크기로 빚어 술에 담가 ‘서여주’로 마시기도 하는데, 개고기와 곁들여 먹으면 더욱 양기를 보강한다.

    신라시대 향가 중 가장 오래 된 것이 ‘서동요’인데, 이는 ‘마를 파는 아이의 노래’라는 뜻이다. 이 향가를 지은 백제 무왕은 어린 시절 마를 캐어 팔면서 어머니를 모시고 생계를 유지했다. 나중엔 왕이 되었지만 어릴 때 신라 26대 진평왕의 셋째딸 선화공주를 얻기 위해 부른 노래가 바로 ‘서동요’다.

    그런데 신라 선화공주가 가난한 마장수 무왕과 결혼한 것은 노래 때문이 아니라 평소 마를 장복한 무왕의 절륜의 정력에 반했기 때문이 아닐까?

    성경에 보면 모세는 40세 이후에 지도자로 세워졌다. 그 이유는 40세가 지나면 인간적 욕심이 줄어드는 나이이기 때문이라 한다. 이번 총선에 당선된 국회의원 대다수가 40세 이후 갱년기에 해당한다. 개인적 욕심을 버리고 진정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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