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6월호

과도한 성생활, 만성 전립선염 부를 수도

  • 글: 김경동 김경동연합한의원장 한의학 박사 www.xclinic.co.kr

    입력2005-05-25 17:36: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과도한 성생활, 만성 전립선염 부를 수도
    시골에 살던 청년이 직장을 얻기 위해 서울로 갔다. 집 떠나기 전에 청년의 아버지가 한 가지 부탁을 했다.

    “너는 우리 집안의 대를 이어야 한다. 서울 가면 여자를 열심히 사귀어라. 열심히 씨를 뿌려 자자손손 번창하자꾸나.”

    그러나 경기불황으로 제대로 된 직장을 얻지 못하자 용돈을 타서 지내게 된 아들은 아버지에게 불평을 했다.

    “쥐꼬리 군자금으로 어떻게 연애를 하겠어요?”

    “알았다. 내가 돈을 부쳐줄 테니 편지를 해라. 네 엄마가 알면 안 되니 연애자금이 필요하면 ‘낚시비’를 보내라고 써라.”



    며칠 뒤 아들에게서 편지가 왔다. ‘낚시비 20만원’. 아버지는 곧 돈을 부쳐주었고, 이런 일이 몇 번 반복됐다. ‘밥만 먹고 날랐음’ ‘밑밥을 교체해야 할 것 같음’ ‘풀이 많아 낚싯줄이 엉김. 장소를 옮겨야겠음’ ‘잉어는 없고 가물치만 걸림. 속상함’…. 편지의 내용이다.

    그런데 어느 날 아들에게서 전보가 왔다. 전보를 본 아버지는 깜짝 놀랐다. 전보에 ‘매우 급함. 낚싯대 수리비 300만원’이라고 씌어 있었다.

    남자가 무리하게 음욕을 밝히다 보면 성기능에 장애가 오게 마련이다. 가장 쉽게 오는 증상 중 하나가 전립선염이다. 전립선은 밤톨 모양으로 남성의 방광과 요도의 경계 부위, 직장의 앞쪽에 위치하고 무게는 20g 정도다. 전립선은 정액의 일부를 만들 뿐 아니라 정자에 영양분을 공급하며 요로감염을 막아주기도 한다.

    전립선염은 말 그대로 전립선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전립선 조직에 요도염, 방광염, 편도선염 등이 혈관이나 림프관을 통해 염증을 일으키거나 또는 다른 알려지지 않은 여러 원인으로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청·장년 남성 10명 중 3명이 고생하고, 남자의 50%가 살아가는 동안 한 번은 경험하는 흔한 병이 전립선염이다. 20∼50대 남성의 30% 이상이 앓고 있으며, 비뇨기과 외래환자의 25% 이상이 전립선염 환자로 추정된다. 급성 및 만성 세균성 전립선염, 비세균성 전립선염, 전립선통으로 분류한다.

    보통 전립선염이라고 하면 급성보다 만성인 경우가 많다. 치료가 쉽지 않아 환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클 수 있다. 특히 불임이나 발기부전을 염려하는 환자가 많다.

    세균성 전립선염은 대장균, 녹농균에 의해 발생하며, 균의 침입 경로는 요도에서 생기는 상행성 감염, 전립선 요도에 감염뇨가 역류해 생긴 감염, 혈행성 감염 등이 있다. 증상으로는 고열, 오한, 근육통, 관절통, 빈뇨, 배뇨 곤란, 요도 분비물 증가 등이 나타난다.

    전립선염 중에서도 만성 비세균성 전립선염은 세균성 전립선염보다 여덟 배나 많을 정도로 흔하다. 원인은 확실히 밝혀져 있지 않으며, 만성 세균성 전립선염과 같은 임상 증상을 보인다. 비세균성 전립선염은 전립선액 검사에서 염증 세포는 발견되지만 원인균이 검출되지 않기 때문에 비세균성이라고 한다.

    만성 비세균성 전립선염은 소변이 가늘고 자주 보게 되며, 잔뇨감과 농뇨, 피오줌이 나오기도 하는 소변 증상과 요도의 불쾌감, 작열감, 배뇨 통증과 하복통, 요통, 관절통, 사타구니 및 고환 통증, 요통 등의 통증이 나타난다. 음주나 과로 후에 심해지며 성욕 감퇴, 발기력 감퇴, 성신경 쇠약, 조루, 만성피로 등 전신 증상까지 올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자위나 방탕한 성생활로 교접이 지나칠 때, 노약자가 과도하게 호색하였을 때, 사정을 억지로 참았을 때, 회음부에 압박이 장시간 가해졌을 때 습열독이 전립선 내부에 모여서 발병한다고 본다.

    전립선염은 청열(淸熱), 제습(除濕), 해독(解毒), 보신(補腎), 보중(補中), 익기(益氣), 항균(抗菌), 소염(消炎)의 여러 방법이 복합되어야 확실하게 치료된다.

    치료는 전립선의 습열독을 제거하고 전립선 자체를 강화하는 용담사간탕, 청심연자음, 육미환, 귀비탕 등의 약물을 순서대로 복용하며, 외부적으로는 전립선 마사지와 요도를 통한 약물 세척, 쑥뜸이나 온열치료법, 약침요법을 병행한다.

    전립선염을 예방하려면 우선 소변을 억지로 참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온수 좌욕과 가벼운 운동으로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규칙적인 성생활로 전립선 울혈을 방지해야 한다. 술, 커피 등 자극성 음식과 자전거, 오토바이, 승마와 같이 전립선을 자극하는 레포츠는 되도록이면 피하는 것이 좋다. 지방질이 많은 육식을 삼가고 마늘, 양파, 골파, 토마토 등 신선한 야채를 많이 섭취한다.

    남성들이여, 무리한 ‘낚시’는 조심하라!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