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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과 관상, 그 오묘한 만남⑥

性이 바뀌면 관상도 변한다

트랜스젠더 운명학 上

性이 바뀌면 관상도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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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랜스젠더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하리수? 이 땅엔 하리수말고도 수없이 많은 트랜스젠더가 성적 차별과 편견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성이 뒤바뀐 트랜스젠더의 관상은 어떻게 변할까. 60차례 이상 트랜스젠더 수술을 집도한 성형외과 전문의의 트랜스젠더 이야기를 두 차례에 걸쳐 싣는다.
性이 바뀌면 관상도 변한다

국내 최초의 트랜스젠더 그룹 ‘레이디’.

오행설의가장 오래된 기원은 ‘홍범(洪範)’이다. ‘서경(書經)’의 한 편인 ‘홍범’은 오행학설사에 획기적 저작이다. 음양과 오행이 융합하기 이전에 ‘홍범’은 오행에 대한 순응을 핵심으로 한 경세의 대(大)법칙을 체계적으로 표현했다. 모든 세계를 오행체계에 편입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음양과 오행을 붙여 말하지만, 그 이론적 발생은 서로 다르다. 오행설은 한대에 이르러 주역의 음양설과 더불어 생성되고 전개됐다. 동양철학의 기본적 사유구조와 문화유산은 오행의 패러다임을 바탕으로 형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행의 성질은 우리가 흔히 아는 물=수, 불=화, 목=나무, 금=쇠, 토=흙으로 은유적이지만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음양은 남자와 여자다. 남자는 양기(陽氣), 여자는 음기(陰氣)의 에너지를 갖는 주체다. 남자와 여자는 생체구조상 다른 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서로 의존하고 끌어당기는 관계다. 이는 음양이 갖는 본질적 특성이다. 남과 여라는 인간 존재를 음과 양으로 나누면 이해하기 쉽다. 서로 배척하고 융화할 수 없는 모순된 관계이면서도 상호보완적인 관계다. 음양은 이 같은 대대(待對)관계를 기본 원리로 한다. 그래서 대대원리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구조를 포함한다. 상생, 상극, 상모, 상화의 4대 원리로, 우주의 변화에 조화와 균형을 이룬다. 주역의 구조 전체를 관통하는 의미를 띠는 대대원리를 단적으로 표현하는 개념이 곧 음양이다.

남자, 여자, 트랜스젠더

성별을 표기하는 항목은 통상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되지만, ‘트랜스젠더(transgender)’라는 항목을 마련해놓은 중학교 홈페이지가 있다. 이 학교는 트랜스젠더 표기와 ‘아바타’ 제공 아이디어가 단순히 학교 홈페이지의 활성화를 위한 것이며 별다른 목적이 없음을 명시했다. 이 홈페이지의 회원으로 가입하려면 남성, 여성, 트랜스젠더로 나뉜 항목에 표기해야 한다.

이에 대해 누리꾼(네티즌)들은 “신선한 발상이다” “범상치 않은 학교다. 한번 방문해보고 싶다”며 학교측의 재치에 감탄했다.

필자는 동성애자이면서 패션디자이너로 유명한 몇몇 인물과 친분을 갖고 있다. 그들은 하나같이 성적 지향(sexual orientation)만 다를 뿐이지 여느 사람들과 똑같은 희로애락을 갖고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 또한 지극히 현실적이다.

TV에선 트랜스젠더인 하리수가 여느 여성보다 섹시한 자태를 뽐내며 뭇남성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극장가에선 한국 최초의 동성애 영화라며 ‘로드 무비’에 대해 떠들썩한 적이 있다. 몇 해 전 ‘하리수 신드롬’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 트랜스젠더라는 용어만 해도 생물학적 성과 사회적 성이 같아야 한다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뒤흔드는 것이었다. 하리수가 처음으로 ‘커밍아웃’한 것은 아니지만 그의 초기 생활과 대중매체로의 진입 배경 및 성장과정을 지켜본 필자는 오히려 성적 주체성에 대한 혼란을 겪었다. 이는 성적 주체성 장애의 가장 심한 형태인 트랜스젠더가 갖는 일면보다 더 혼란스러운 것이었다.

2001년 여름, 하리수는 필자에게 도움을 청하러 왔다. 얼굴의 일부를 고치려는 것이었는데, 보름쯤 후에 성형수술을 하기로 약속해놓고 수술은 하지 않았다. 그러더니 2개월쯤 지나 가수로, 배우로, CF모델로 활약하더니 5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언론은 트랜스젠더가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추기 전에 하리수가 누구인가에 초점을 맞췄다. 그저 단순한 호기심만이 그의 외피를 휘감았고 여론은 찬반양론 논쟁보다는 그를 여러 가지 흥밋거리를 제공하는 ‘종합선물세트’인 양 치부했다.

하리수를 다룬 ‘인간극장’ 프로그램은 성전환자가 겪는 온갖 사회적 편견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하리수의 근황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사뭇 강경한 어조로 ‘이젠 그러해야 할 시기가 됐다’는 정도로 성적 측면에서 사회적 성숙이 이뤄졌음을 암시했고, 그의 다큐멘터리도 동정심으로 비약된 측면이 강했다.

‘트랜스젠더는 싫지만, 하리수는 좋다’는 여론조사결과가 발표됐고, 심지어 어느 남자 초등학생은 미래 희망직업을 묻는 조사에서 ‘하리수, 트랜스젠더’라고 쓰기도 했다. 그 이유에 대한 답변으로 초등학생은 “하리수가 인기가 있고, 뜨니까 나도 희망한다”고 했다. 그러나 트랜스젠더는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면서도 편견 또는 잘못된 상식으로 인해 제대로 이해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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