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호

신동아-채널A 공동기획 ‘新대동여지도’ 기적의 건강밥상

면역력 회복 돕는 구기자, 설탕 대체작물 스테비아

  • 김경민 | 채널A 방송작가 79hyunny@naver.com

    입력2016-09-22 17: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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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난했던 더위도 물러가고 어느새 가을. 이런 환절기엔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질병에 걸리기 쉽다. 쌓인 피로를 풀어주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구기자, 단맛은 그대로 간직하면서 몸에도 좋은 ‘착한 설탕’ 스테비아로 건강을 지키는 건 어떨까.

    구기자

    쌓인 피로를 풀어주고 면역력 상승을 돕는 구기자! 진시황의 불로장생 비결 중 하나로 알려진 구기자는 최근 들어 마돈나, 케이트 모스 등 해외 유명 스타들의 건강식품으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가을철 붉은 열매의 유혹, 구기자로 건강을 지킨 박례금(52) 씨를 만나보자.

    오래전부터 봉제 일을 해온 박례금 씨. 그의 건강에 갑자기 이상이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

    피로 쌓여 찾아온 급성 간염

    “저는 주로 평화시장으로 나가는 의류를 만들었는데, 아침에 주문받으면 다음 날 저녁까지 시장으로 가져다줘야 판매할 수 있거든요. 주문 물량을 못 맞추면 수금이 안 되니 무리해서 일할 수밖에 없었죠.”

    박씨의 평균 출근 시각은 오전 9시. 당일 주문받은 양을 소화하기 위해 밤을 새우고 새벽 3~4시까지 일하는 날이 반복되면서 나날이 피로가 쌓여갔다. 수많은 옷감에 둘러싸여 일하니 공장 내부의 먼지도 그의 건강을 위협했다.



    “어느 날 갑자기 음식을 먹으면 토하고 기운이 하나도 없어서 일어나는 것조차 힘들었어요. 그 상태로 2~3일 지나니까 여기서 저 앞까지 걸어갈 힘도 없는 거예요.”

    그뿐만이 아니었다. 황달로 얼굴부터 눈동자까지 노랗게 변하자, 가족은 물론 회사 직원들도 걱정하기 시작했다.

    동네 병원을 찾은 박씨는 항생제 주사로 응급조치를 받은 뒤 큰 병원으로 옮겨졌다. ‘급성 간염’ 진단이 나왔다. 당시 박씨의 간 수치(AST, ALT)는 300IU/L 이상. 정상인의 수치가 0~40IU/L인 것을 감안할 때 심각한 상태였다.

    “의사가 ‘이 정도 수치가 계속되면 죽을 수도 있다’고 했어요. 입원 치료를 받고 규칙적인 생활과 함께 음식도 조심해야 한다고 했죠.”

    우선 간 수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입원 후 집중치료를 받게 됐다.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이던 아들 이청우(22) 씨도 그때 일을 생생히 기억했다.

    “학교에 다녀왔더니 어머니가 집에 안 계시더라고요. 누나한테 연락했더니 병원에 입원하셨다고…. 무슨 일인가 싶어 달려갔더니 환자복을 입은 어머니가 황달 때문에 노랗게 변한 얼굴로 누워 계셨어요. 어린 마음에도 ‘이러다 엄마가 돌아가시는 건 아닐까’ 하고 걱정을 많이 한 기억이 나요.”

    일주일 동안 입원 치료를 받고 간 수치를 100IU/L대로 떨어뜨렸다. 간은 한번 나빠지면 재생이 안 되기에 금주는 필수였다. 평소 고된 일을 끝낸 뒤의 술자리 분위기를 좋아한 그였지만, 당분간은 일도 쉬며 자신과의 금주 약속을 지켰다. 하지만 생계를 책임진 처지에서 언제까지고 쉴 수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다시 일을 시작한 지 사흘 만에 옆구리가 아픈 거예요. 이번엔 신우신염이라고 하더군요. 몸속 내장기관이 서로 연결돼 있으니 간이 안 좋아지면서 다른 병이 생긴 듯했어요.”

    신우신염, 방광염까지

    신우신염은 방광염으로도 이어졌다. 소변을 볼 때마다 따가운 통증이 계속되고, 화장실에 다녀와도 잔뇨감이 있었다. 참을 수 없을 만큼 배가 아파 응급실에 간 적도 많았다. 자다가 통증이 와서 한 달에 한 번꼴로 응급실 신세를 졌다. 한 달에 3번 간 적도 있다. 병원에선 “방광염은 감기 같은 것”이라고 했다.

    치료를 받고 괜찮아진 것도 잠시. 몸이 피곤하고 힘들면 방광염은 어김없이 재발했다. 재발할 때마다 일주일씩 병원을 다니며 약물치료를 받으면 속이 쓰려 다른 음식을 먹지 못할 만큼 위장도 안 좋아졌다. ‘이 고통을 평생 달고 살아야 하나’ 걱정이 앞섰다.

    면역력이 떨어져서 방광염이 재발하는 거라고 믿은 박씨는 처음엔 면역력을 키우기 위한 보조식품으로 유황을 먹었다. 물에 타서 먹었는데, 맛이 써서 먹기가 쉽지 않았다.

    “유황이 좋다는 말을 듣고 한 통을 사서 두 달 동안 먹어봤는데, 맛이 써서 계속 먹긴 힘들더라고요. 그러던 중 지인으로부터 면역력 증강엔 구기자가 좋다는 말을 듣게 됐어요.”

    값싼 수입 구기자를 먹어봤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어 국내에서 재배한 구기자를 찾아 다녔다. 예전엔 말린 구기자를 사서 달여 마셔봤지만, 매일 일을 해야 하는 그로선 1시간 반 동안 물을 끓이는 것도 여간 힘들지 않았다.

    “일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남이 쉽게 하는 것도 제겐 귀찮은 일이 되더라고요. 말린 구기자를 분말로 만들면, 물에 타서 바로 마실 수 있어서 간편하고 맛도 좋았어요.”

    1.5L 병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놓고, 일할 때도 일반 생수 대신 구기자 물을 마셨다. 어느새 이전의 찌릿한 통증과 잔뇨감이 사라지고, 간 수치 역시 정상치인 40IU/L 이하를 유지하며 어느 때보다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다.

    “약이 아니고 식품이니 꾸준히 먹는 게 중요해요. 예전엔 무조건 아이들이 우선이었는데, 요즘은 ‘나부터 건강하자’고 생각을 바꿨어요. 그래야 가족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구기자의 효능

    ‘동의보감’에 따르면 구기자는 체질을 가리지 않으며, 간 기능 보호와 시력 회복에 효능이 뛰어나다고 알려졌다. 구기자의 베타인 성분은 일종의 생리적 활성물질로, 간의 지방 축적을 억제해 지방간을 예방하고 간기능 개선에 도움을 준다. 또한 뼈 성장에 관여하는 오스테오칼신을 함유해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적이다. 여러 가지 항산화 물질도 풍부해 피로를 물리치는 효과도 있다.

    박례금 씨의 구기자 건강밥상

    ■ 구기자차
    물 한 잔에 구기자 분말 한 숟가락을 넣어 섞어주면 5분도 안 돼 건강 차 완성! 구기자 분말이 없을 땐 말린 구기자를 주전자에 넣고 1시간 반 동안 약한 불로 끓이면 된다.

    ■ 구기자 불고기
    익숙한 불고기를 요리할 때도 구기자는 필수다. 구기자 생열매와 설탕을 1대 1로 섞어 발효시킨 구기자 발효액을 설탕 대신 각종 요리에 넣으면 단맛과 감칠맛을 더한다.

    ■ 구기자 빙수
    구기자차를 틀에 넣고 얼려 곱게 간 뒤 미숫가루 대신 구기자 분말을 뿌린다. 팥과 각종 과일, 생구기자를 올리면 갈증 해소에 좋은 구기자 빙수가 완성된다.



    스테비아

    최근 세계 각국에서 ‘설탕세’를 도입하는 등 이른바 ‘단맛과의 전쟁’이 한창이다. 우리 국민의 당류 섭취 열량은 일일 약 13%.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 비율 5%보다 2.5배 높다. 많은 사람이 자신도 모르게 중독된 설탕. 단맛은 그대로 간직하면서 건강에도 좋은 ‘착한 설탕’이 있다면? 최창학(57)·이윤경(52) 씨 부부는 설탕 대체작물로 떠오르는 스테비아로 건강을 지킨다.

    유방암 선고

    13년 전, 평소처럼 정기 건강검진을 받은 이씨는 오른쪽 유방에 혹이 있으니 재검사를 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정밀검사를 받았지만 검사 결과는 이상 무(無). 이씨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으나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시달렸다.

    “정상이라는 말을 듣고도 이상하게 마음이 찜찜한 거예요. 다른 병원을 찾아 검사해봤지만, 그곳에서도 이상이 없다는 소견이 나왔어요.”

    그래도 쉽사리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자신이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며칠이 지나면 또다시 심란해졌다.

    수개월에 걸쳐 6곳의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이씨. 그때마다 검사 결과는 이상 없음으로 판명 났다. 마지막에 간 병원에선 건강에 너무 신경 쓰는 것 같다며, 신경안정제를 처방하면서 이씨를 달랬다.

    “신경안정제를 먹으니 잠이 안 와서 이틀 밤을 꼬박 새우고 다시 병원을 찾았어요. 잠하고는 아무 상관없는 약이라며, 이 모든 게 제가 예민한 탓이라더군요.”

    그로부터 한 달 뒤, 마지막이다 싶은 마음으로 대학병원을 찾은 이씨는 믿을 수 없는 말을 듣게 됐다. 마치 이씨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준비된 자에게 얘기하듯 “암이에요” 하는 덤덤한 목소리가 귓전을 울렸다.

    “사람 냄새 싫더라”

    “암이라는 말 한 마디가 제겐 사형선고 같았어요. 머리가 띵해지더니 그 뒤에 하는 말은 전혀 들리지 않았어요. 아직 어린아이들 생각 외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어요.”

    이후 서울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게 된 이씨. 수술을 마친 의사는 막상 열어보니 림프샘 18개에 전이됐을 만큼 심각한 상태라며, 여태껏 암을 발견하지 못한 걸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 말을 들으니 수술 부위보다도 마음이 더 아프더라고요. 여러 병원에서 암이 아니라고 했는데 이건 분명히 오진이다, 암이 아닌데 다른 사람과 착각하고 수술하신 것 같다며 억지를 썼어요.”

    이미 여러 곳으로 전이된 까닭에 수술 후 치료도 남보다 훨씬 가혹했다. 1년에 걸쳐 항암치료 4회, 방사선치료 30회, 또다시 항암치료 4회를 받는 동안 이씨의 기력은 날로 쇠해졌다.

    항암치료를 받은 후, 이씨는 다른 환자보다도 2주가량 빨리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했다. 혓바닥에 구멍이 나서 숨도 쉬기 힘들고, 침도 못 삼키게 되자 침이 밖으로 다 흘러나왔다. 식사를 못하니 체중도 많이 빠졌다.

    “어느 날 가만히 누워서 생각해보니, 사람 사는 게 아니라 숨만 붙어있는 짐승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이 학교 가기 전 인사하러 방에 들어오는데, 사람 냄새가 싫더라고요. 그만큼 비위가 약하고 예민해져 있었어요. 아이들한테 이제 엄마 방에 들어오지 말라고 하고 방에서 혼자 지내다시피 했어요.”

    당시 중학생이던 딸에게 만일 자신이 잘못될 것에 대비해 집문서, 돌 반지 등이 있는 곳을 유서로 남겼다는 이씨. 세상 떠날 준비를 하는 아내를 곁에서 지켜봐야 했던 남편 최씨의 마음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자신도 두려웠지만 절망한 아내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담담한 척했다. 매일 아내의 손을 잡고 산책하러 다니며 “당신은 훌륭한 사람이다” “여전히 아름답다”는 등 따뜻한 말을 아낌없이 건넸다. 아내가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용기를 불어넣는 것이 최씨의 사랑 방식이었다.

    이씨가 1년 반 가까이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 최씨는 평생 몸담은 교직에서 물러났다. 아픈 아내를 데리고 경기 평택시에서 서울의 병원을 오가야 하는 게 이유였다. 치료를 마친 후 조금씩 기운을 차린 이씨는 그때부터 면역력을 높이는 음식들을 찾기 시작했다. TV 방송에 나오는 것은 물론이고, 지인이 말해주는 것들을 모조리 먹어보고 집 앞 텃밭에 심기도 했다. 그렇게 심은 특용작물이 아로니아, 구즈베리, 히카마 등 10여 가지나 됐다.

    암 환자 기피 대상 1호, 설탕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는 말이 있잖아요. 좋다는 건 한 번씩 길러서 먹다 보니 지금도 여러 가지 작물을 키워요. 특히 암 환자에게 안 좋은 게 설탕이래요. 그 말을 듣고 설탕처럼 단맛을 내고 음식에 활용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찾기 시작했어요.”

    그때쯤 스테비아라는 작물을 알게 됐다. 씨앗을 사다가 밭에 심었지만, 생소한 작물이라 실패를 거듭했다. 공식적인 발아율이 0~20%이니 하소연할 곳도 없었다. 노하우가 생겨 지금은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사람도 생겼다.

    “스테비아는 열매가 아닌 잎을 먹는 거라 7~8월에 가장 맛이 좋아요. 제철일 때 따다 말려서 가루로 만들어놓으면 사계절 내내 설탕 대신 활용할 수 있죠. 소량만 넣어도 충분히 맛을 내기에 요리할 땐 대부분 설탕 대신 스테비아를 사용해요.”

    이씨는 스테비아를 먹으면서부터 하루의 시작이 상쾌해졌다고 한다.

    “암에 걸리기 전에도 아침에 유독 못 일어났어요. 아내를 일으켜서 커피부터 마시게 했거든요. 커피도 몸에 안 좋은데….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정신을 못 차렸어요.”(최씨)

    최근 스테비아의 효능이 점차 알려지면서 농장을 찾는 사람도 부쩍 늘었다고 한다. 통상 5년이 지나면 암 완치 판정을 받는 것과는 달리, 워낙 몸이 약했던 이씨는 8년 8개월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스테비아로 건강만 좋아진 게 아니라 다른 사람과 교류하는 즐거움을 알게 됐어요. 주변 사람들과 나누면서 보람도 찾고 하다 보니 삶에 활기가 생겼죠. 스테비아는 여러모로 애착이 가는 작물입니다.”

    스테비아의 효능

    스테비아는 남아메리카 원산의 허브 식물로 당도가 설탕의 200배 정도다. ‘설탕초’로도 불린다.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등 항산화 물질을 100g당 1800mg 함유해 암 예방 효과가 있으며, 면역력을 향상시키고 건강한 세포를 유지하는 효능이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니코틴과 각종 농약 성분을 분해하고, ‘인류가 만든 최악의 독극물’이라는 다이옥신의 독성도 96%까지 분해한다고 알려졌다.

    이윤경 씨의 스테비아 건강밥상

    ■ 스테비아 김치
    말린 스테비아 잎 분말은 설탕이 들어가는 음식이라면 어디든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스테비아 분말은 설탕과 달리 입자가 곱기 때문에 음식에 바로 넣는 것보다는 양념에 한 번 풀어서 넣어야 골고루 단맛을 낼 수 있다.

    ■ 스테비아 카나페

    스테비아는 분말뿐 아니라 생잎 자체로도 활용할 수 있다. 샐러드나 카나페에 스테비아 잎으로 달콤함을 더하면, 식사 전 입맛을 돋우는 애피타이저가 된다.

    ■ 스테비아 수정과
    만드는 데 손이 많이 가는 것으로 알려진 수정과도 스테비아만 있으면 뚝딱! 계피와 스테비아 생잎을 넣고 차 끓이듯 한소끔 끓였다가 식히면 손쉽게 수정과 맛을 낼 수 있다.


    ※이 글은 개인의 체험담으로, 의학적으로는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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