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1월호

캐나다메이플루트

‘예술의 거리’ 퀘벡에서 ‘어여쁜 수도’ 오타와까지

  • 입력2005-10-26 15: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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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메이플루트

    시타델 요새에서 바라본 샤토 프롱트낙과 퀘벡 전경

    단풍이들기 시작하면 여행객들은 세련되고 아름다운 문화도시 퀘벡(Quebec)을 찾는다. 지구촌 가족들이 퀘벡으로 몰려드는 까닭은 이곳이 이른바 ‘메이플 루트(Maple Route)’의 출발지이기 때문이다. 퀘벡에서 출발해 나이애가라로 이어지는 메이플 루트의 길이는 장장 800㎞. 이 아름다운 길을 따라 달리다 보면 왜 많은 이가 이곳을 지상 최고의 가을 여행지로 꼽는지 자연스레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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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처럼 아름다운 오타와 거리를 거니는 방문객들.

    프티샹플랭의 유리세공품

    인디언 말로 ‘강이 좁아지는 곳’이란 의미를 지닌 퀘벡의 분위기는 캐나다보다 프랑스에 가깝다. 거리마다 분위기가 독특한 이 도시는 구도심 전체가 유네스코의 인류문화유산지역으로 등록되어 있다. 퀘베커들은 그 가운데서도 도시의 모태가 된 옛 거리 프티샹플랭을 퀘벡의 상징으로 꼽는다. 16세기에 조성된 이 거리는 거대한 예술품에 가깝다. 고즈넉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공방과 예쁘게 꾸민 상점, 멋진 레스토랑이 곳곳에서 빛난다.

    골목을 따라 늘어선 공방과 상점은 줄잡아 100여 곳. 그 중 돋보이는 곳은 유리로 만든 액세서리와 생활용품 상점이다. 프티샹플랭에서 거래되는 유리제품은 하나같이 예술작품 수준이다. 그런데도 가격은 ‘예술성’을 감안하면 그리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다.

    캐나다는 물론 북미 전체에서 가장 오래됐다는 프티샹플랭 거리의 카페와 레스토랑, 화랑과 골동품 갤러리는 저마다 개성이 넘치므로 어느 곳이 더 좋다고 말하기 어렵다. 레스토랑은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외양에 견주어 음식 값이 다른 지역과 다르지 않아 더욱 매력적이다. 관광객은 물론 시민들도 즐겨 찾는 명소가 많아서 식사시간에는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를 찾기 어렵다.





    퀘벡의 랜드마크나 다름없는 샤토 프롱트낙은 1893년에 지어진 건축물로 현재는 호텔로 쓰이고 있다. 동서남북 어느 곳에서 봐도 웅장하고 고풍스러운 자태가 일품이다. 특히 노을에 반사되어 빛나는 샤토 프롱트낙은 황홀 그 자체여서 누구나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샤토 프롱트낙에서 계단을 따라 내려오면 테라스 뒤프랭으로 이어진다. 수백미터에 이르는 테라스 뒤프랭에서는 도심을 가로지르는 세인트로렌스 강과 레비 지역, 멀리 오를레앙 섬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외에도 퀘벡에는 화가들의 정열과 혼이 물씬 풍기는 트레조르 거리, 위풍당당한 생 안느 뒤 보르레와 노트르담 대성당, 군 요새지 시타델 등 흥미로운 볼거리가 많아서 방문객이 다리를 쉴 새가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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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티샹플랭의 공원에서 바라본 샤토 프롱트낙.

    빨갛게 물든 핼러윈

    퀘벡을 출발해 국제금융도시 몬트리올을 지나 수도 오타와(Ottawa)로 이어지는 메이플 루트의 풍광은 한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 같다. 나지막한 언덕에 자리잡은 그림처럼 예쁜 주택, 정감이 넘치는 농장, 자연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시골마을에 이르기까지 시선에 잡히는 풍경이 하나같이 독특하고 정겹다.

    오타와의 명소 가운데 빼어난 곳으로는 수상관저가 있는 록클리프 공원과 연방의사당이 있는 스프링코트 지역을 들 수 있다. 특히 록클리프 전망대에서 바라본 오타와의 전경은 아름답다는 말보다 신비롭다는 표현이 훨씬 잘 어울린다. 오타와 강 수면에 반사된 웅장한 국회의사당, 빨간 단풍나무 사이로 보이는 고풍스러운 교회, 한적한 산책로. 풍경을 따라 시선을 옮기다 보면 동화 속 세계로 들어온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오타와의 가을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추수감사절과 핼러윈 축제다. 10월이면 오타와에서 가장 큰 바이위드 마켓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아이부터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와 할아버지까지, 집을 장식할 호박을 사려고 이 시장을 한두 번씩 방문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파는 호박은 그 종류와 크기가 다양하다. 100kg이 넘는 엄청나게 큰 것부터 달걀보다 조금 큰 것까지 찾아볼 수 있다.

    추수감사절에 이어 10월31일에는 핼러윈 행사가 열린다. 오타와의 핼러윈 축제는 요란스럽지 않고 소박하다. 호박으로 집 안팎을 장식하는 게 전부다. 물론 몇몇 극성스러운 젊은이들은 마녀와 귀신 복장을 하고 거리를 활보하기도 하지만, 유럽과 미국의 떠들썩한 할로윈에 비하면 심심한 느낌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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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타와의 호박축제에 참가한 농부들이 한가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퀘벡에서 나이애가라로 이어지는 메이플 루트에는 이외에도 킹스턴, 키치너, 토론토 등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도시와 마을이 즐비하다. 어느 곳을 찾아도 아름다운 풍광과 흥미로운 문화행사가 펼쳐지는 메이플 루트는 가을에 찾기에 더없이 매력적인 여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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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퀘벡 트레조르 거리의 노천 상점에서 시민들이 그림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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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플 루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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