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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릭의 Outsider’s Insight

FTA는 만병통치약 아니다, 정답은 ‘열린 경제’

  • 타릭 후세인 경제 칼럼니스트 tariq@diamond-dilemma.com

FTA는 만병통치약 아니다, 정답은 ‘열린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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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유치 주력해야

FTA 협상을 체결해서 얻는 긍정적인 효과는 분명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노무현 정권이 인용하는 대외경제정책연구소의 분석 결과(단기적으로 GDP 0.42% 상승, 장기적으로 1.99% 상승)는 비현실적이고 지나치게 단순화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성장 효과가 확실히 보장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예컨대 다른 나라들이 미국과 FTA를 체결한다면 그때 한국이 얻을 수 있는 혜택은 상당히 감소할 수밖에 없다. 가장 큰 충격은 미국과 일본의 FTA에서 올 것이다.

노 대통령은 이미 주변국보다 먼저 미국과 FTA를 맺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바로 이것이 FTA의 장기적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명한 증거라고 하겠다. FTA는 한국 경제가 마주한 난관을 해결해주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한국은 우선 산적한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공정하고 효율적이며 더욱 균형 잡힌 경제구조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 나의 저서 ‘다이아몬드 딜레마’를 통해 한국이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려면 반드시 해결해야 할 8가지 과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먼저 제시한 4가지 과제는 가장 절박한 구조적인 문제와 관련이 있다. 규제의 과감한 축소를 포함하는 정부개혁, 과도한 재벌체제 대신 세계 일류 기업을 양성하는 기업개혁, 매우 비효율적이면서도 공정하지 못한 노동시장의 개혁 등이다. 문제는 미국과 FTA를 체결해도 그 자체가 이들 중 어떤 과제도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데에 있다.

네 번째 과제는 ‘열린 경제’이다. 한미 FTA는 과연 열린 경제를 지향하고 있는가.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많은 분야에서 상품과 서비스가 국경을 넘어 자유로이 이동할 것이라는 점에서 FTA는 열린 경제를 지향한다.

그러나 FTA는 투자가 아니라 수출 및 수입과 같은 무역에만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열린 경제의 실현에는 충분치 못하다. 한국에 필요한 것은 외국인 직접투자다. 한국의 GDP 대비 외국인 직접투자 비중은 일본을 제외할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다.

외국인 직접투자가 경제성장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주장은 실증적 증거들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노 대통령이 자주 강조하는 FTA와 경제성장의 관계보다 훨씬 더 설득력이 있다. 외국 기업들이 국내시장에 참여하면, 국내 기업 단독으로는 불가능했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고, 쉽게 얻을 수 없는 선진 기업들의 노하우와 새로운 사고방식을 받아들일 수 있다(한국의 대학 졸업생에게 왜 재벌기업 대신 일류 다국적기업에 입사하고 싶은지 물어보라).

진정 한국이 동북아의 허브가 되어 동북아의 수많은 기회를 포착하고 싶다면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하는 데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한다. 아일랜드를 보자. 1990년부터 2003년까지 GDP 대비 외국인 직접투자 비중은 10배 증가했고, 1인당 국민소득은 3배 증가했다. 오늘날 아일랜드는 유럽에서 세 번째로 잘사는 나라가 됐다. 이는 적극적인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 덕분이다. 유럽연합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 수 있는 지리적인 이점과 친(親)기업적인 환경 덕분에 많은 다국적 기업은 아일랜드를 선택했다.

한국은 FTA를 넘어서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변화가 어려운 것일까. 첫째, 이익집단이 변화에 강력하게 저항하고 있기 때문이다. 20년 전 맨슈어 올슨(Mancur Olson)은 ‘국가의 흥망성쇠’라는 책에서 이익집단의 영향력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그는 이익집단이 변화에 적응하려는 한 나라의 노력을 저해하고, 자기들만의 이익을 추구한다고 주장했다. 그렇기 때문에 혁신은 실패하고 경제성장의 잠재력은 줄어든다는 것이다.

변화 가로막는 이익집단들

한국의 변화를 가로막는 이익집단 중 하나로 관료를 들 수 있다. 정부 관료들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정부규제에 집착한다. FTA 협상팀을 보자. 한미 협상팀의 규모 차이는 한국 정부의 관료주의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미국 시애틀에서 진행되는 3차 FTA 협상에서 한국팀은 218명으로 구성돼 있다. 반면 미국은 100명이 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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