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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릭의 Outsider’s Insight

‘엄마 가장, 아빠 주부’ 늘어야 한국경제가 큰다

  • 타릭 후세인 경제 칼럼니스트 tariq@diamond-dilemma.com

‘엄마 가장, 아빠 주부’ 늘어야 한국경제가 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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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에게 ‘선택과 기회’를 줘야 한다. 가정주부로 남든, 경력을 쌓든 그것은 강요가 아닌 그녀의 선택이 돼야 한다. 한국 사회는 여성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일까. 장기적으로 여성의 잠재성을 끌어내지 못한다면 한국은 반쪽짜리 나라가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한국의 심각한 저(低) 출산 해결과 경제성장의 열쇠가 있다.
‘엄마 가장, 아빠 주부’ 늘어야 한국경제가 큰다
1997년 처음 한국에 왔을 무렵, 사무실에서 만난 멋진 정장차림 고학력 여성들의 주 임무가 커피를 타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직장이라는 것은 마치 결혼과 육아라는 버스가 오기 전까지만 머물러 있는 버스 정류장에 지나지 않는 듯했다. 이 얼마나 엄청난 잠재력의 낭비인가.

이는 내가 한국 가정에서 하숙을 하면서도 깨달았다. 그들은 일하는 노동자일 뿐 아니라 가정교육을 책임지는 선생님이며, 아이를 낳고 기르는 어머니이며, 팍팍한 가정경제의 책임자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국가를 위해 알뜰살뜰 저축하며 수고와 희생을 다했다.

‘당연하지만 실행이 어려운…’

여성은 한국의 기적적인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했지만 안타깝게도 가족과 사회를 뒷바라지하는 수동적인 기능으로만 제한됐다. 오늘날 이러한 전통은 급반전됐다. 현재 한국의 젊은 여성은 무엇보다도 자유와 독립을 갈구한다.

요즘 많은 여성이 영화나 외국 드라마의 주인공을 통해 닮고 싶은 역할모델을 찾고 있다. ‘여성신문’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미혼 여성이 가장 선호하는 모델은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주인공들이라고 한다. 그들 중 특히 캐리는 모방하고 싶은 대상 1순위다. 캐리는 전문직(프리랜서 칼럼니스트)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인생을 즐기며 최신 유행 패션을 추구한다. 굳이 결혼하지 않더라도 애인과 일, 친구 그리고 멋진 명품 구두만으로 충분히 행복하다. 일부에선 여성들의 이런 태도를 지나치게 개인주의적이라고 비판하며, 한국인 출산율 저하의 주 원인으로 지목한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과 우려가 오늘날의 여성을 과거의 여성으로 돌려놓을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면 이런 변화에 대처하는 최고의, 그리고 유일한 대안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더 많은 기회와 선택의 가능성을 여성에게 부여하는 것이다. 자신의 커리어와 포부를 달성하고, 재정적인 독립을 확보하며, 아이를 갖고자 하는 마음이 들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하도록 선택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는 너무나 당연하고 간단해 보이지만, 정책과 관행의 변화는 물론 무엇보다 총체적이고도 전면적 변화를 요구한다는 데 어려움이 있다.

미국 15%, 한국 1%

한국이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뤄내려면 여성 인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필수다. 2005년 말, 세계경제포럼은 양성(兩性)평등을 보장하는 경제체제를 가진 사회일수록 더 높은 경제수준과 풍요를 보장받는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경제가 제조업에서 지식기반 경제로 옮겨가면서 과거와는 다른 종류의 기술이 중요하게 여겨지게 됐다. 2005년, 경영 컨설팅 회사인 매킨지는 이러한 현상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보고서를 내놓았다. 연구팀은 미국에서 새로 탄생한 직업을 분류했는데, 그 가운데 70%의 직업이 복잡한 상호작용, 판단 및 높은 수준의 의사소통을 필요로 하는 ‘암묵적 직업(tacit job)’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한국 사회도 이와 유사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암묵적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자원, 즉 여성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한 이렇듯 새로운 사회로 진입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그럼에도 한국 여성은 유사한 업무를 하는 남성과 비교해 60∼80%의 수입을 얻는다.

많은 글로벌 기업은 한국 여성의 능력을 일찌감치 발견해 최고의 자원으로서 특별 관리하고 있다. 내가 책을 쓰면서 인터뷰한 많은 외국인은 자주 “한국 여성의 미래뿐 아니라 한국의 미래를 위해 여성의 잠재력과 소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꼭 강조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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