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라이벌와인 ⑥

드라이 화이트 와인 몽하쉐 vs 켈러

묵중한 질감, 진한 향의 세계 지존 미네랄과 투명함으로 무장한 신예

  • 조정용│와인평론가 고려대 강사 cliffcho@hanmail.net│

드라이 화이트 와인 몽하쉐 vs 켈러

1/3
  • 드라이 화이트 와인은 순수한 맛, 섬세한 질감이 매력적이다. 프랑스의 몽하쉐는 진한 청포도향에 오크통의 바닐라향을 더해 애호가의 입 안을 단번에 장악한다. 독일의 켈러는 땅속을 들여다보는 듯한 투명한 맛으로 독일 와인의 옛 명성을 되찾아줄 것으로 기대되는 유망주다.
드라이 화이트 와인 몽하쉐 vs 켈러
드라이 화이트 와인의 맛은 스위트 화이트 와인의 단맛과 다르다. 그렇다고 그저 달지 않은 맛이라고 해서는 도저히 그 참맛을 표현할 수 없다. 모차르트의 피아노곡을 그저 좋다고만 해서는 성이 차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와인세계에서 드라이 화이트는 순수하고 투명한 맛을 대표하며, 우아함과 산뜻함이 생명이다. 미네랄이 풍부하고 입 안에서 씹히는 것 같은 섬세한 질감을 갖춘 맛을 최고의 드라이 화이트에서 찾을 수 있다.

히치콕의 1954년 영화 ‘이창(Rear Window)’에서 주인공이 ‘훌륭하고 대단한 와인(great big glassful)’이라고 표현한 몽하쉐(Montra- chet)는 사실 문학세계에 더 일찍 등장했다. 알렉산더 뒤마는 와인세계에서 ‘삼총사’만큼 유명한 몽하쉐를 이렇게 극찬했다. “몽하쉐를 마실 때는 모자를 벗고 무릎을 꿇어라.”

현실세계에서도 몽하쉐는 위세를 떨친다. 몽하쉐는 프랑스에서, 아니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드라이 화이트 와인이다. 강건하고 육중한 질감은 웬만한 레드 와인 못지않다. 진하고 풍부한 청포도 향기에 새 오크통에서 비롯된 강한 바닐라향이 잘 혼합돼 마시기 전부터 얼굴이 온통 향기로 뒤덮인다. 한 입 머금으면 상큼한 아로마가 곧장 입천장에 닿아 그 속도에 놀라며, 더 놀라운 것은 묵직한 질감이다. 입 안을 무겁게 장악하고 오랫동안 그 향내를 유지하며, 목을 타고 넘어갈 때의 그 도톰함이란 잊기 어렵다.

드라이 화이트 와인 몽하쉐 vs 켈러
나폴레옹 군대의 사기를 드높인 황금벌판

설레는 마음으로 가방을 꾸리고 떠나는 부르고뉴 기행은, 스테이크 먹을 때 맛을 돋우는 디종 소스의 고향 디종에서 시작하면 좋다. 디종행 테제베에서 내려 렌터카로 갈아탄다. 74번 국도를 타고 곧장 남하하면 부르고뉴의 황금빛 벌판이 펼쳐진다. 오른편으론 명산지가 줄지어 있다. 18세기 말 나폴레옹은 병사들이 프랑스의 위대한 유산을 목격하고 사기를 고취하게끔 이 길을 자주 지났다고 한다. “우로 봐” 하는 인솔 장교의 구령에 맞춰 군인들은 한껏 사기가 올랐을 것이다. 바라보는 거기엔 누구나 소망하는 샹베르탱, 클로 드 부조, 로마네 콩티, 몽하쉐 같은 최고급 포도밭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자존심과도 같은 부르고뉴의 우수한 포도밭들은 돌담을 쌓아 지층을 보호한다. 몽하쉐도 그렇고 로마네 콩티도 마찬가지다. 이런 포도밭을 ‘그랑 크뤼(Grand Cru)’라고 한다. 최고의 포도밭을 뜻한다.

1728년 수도원장 클로드 아르노(1695~1770)는 ‘부르고뉴의 상황(Dissertation on the situation of Burgundy)’이란 글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몽하쉐는 프랑스에서 가장 뛰어나고 맛있는 화이트 와인이다. 그 맛은 라틴어나 프랑스어로 표현할 수 없는 부드러운 특질을 지닌다. 나는 예닐곱 번 마신 적이 있어 그 섬세함을 체험했다.” 그러면서 그는 몽하쉐의 희소성과 가격에 대해서도 글을 남겼다. “몽하쉐는 항상 수확 전에 다 팔리고 아주 비싸고 귀해서, 얻으려면 미리 준비해야 한다.”

잰시스 로빈슨의 ‘옥스퍼드 컴패니언 투 와인(Oxford companion to wine)’은 몽하쉐의 가격에 대해 디종 대학 라발 교수가 언급한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라발은 1855년 저서 ‘코트 도르의 역사와 통계학(The history and statistics of the Cote d′Or)’에서 몽하쉐를 최고의 화이트 포도밭으로 지정했다. 그의 등급 분류는 실상 보르도 메독의 분류에 자극받아 나온 결실이지만, 오늘날 부르고뉴 와인 등급체계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포도밭 품질을 기준으로 분류해놓은 ‘그랑 크뤼’ ‘프리미어 크뤼’ 명세가 오늘날 부르고뉴 원산지 분류의 기초를 이룬다. 부르고뉴 전체의 화이트 포도밭 중에서 뫼르소 페리에르가 유일하게 몽하쉐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몽하쉐는 샤르도네 100%로 만든다. 미국이나 호주 같으면 라벨에 샤르도네라고 표기하겠지만, 프랑스에서는 몽하쉐라고 한다. 포도 이름보다 포도밭 이름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오그 만디노는 저서 ‘위대한 상인의 비밀’에서 “아무리 공정하게 성문화된 법이 있다 해도, 그것만으로는 단 한 건의 범죄도 예방할 수 없다. 내가 이런 두루마리를 갖고 있다 해도 그것만으로는 단 한푼의 돈을 벌 수도, 단 한마디의 칭찬을 들을 수도 없다”고 설파했는데, 그의 주장을 몽하쉐에도 적용할 수 있다. 몽하쉐라고 해서 다 같은 몽하쉐가 아니다. 누가 생산하느냐가 실로 중요하다.

수천 병 남짓으로 전세계 컬렉터 자극

포도밭 몽하쉐는 8ha가 채 안 되는 면적이다. 몽하쉐는 풀리니 마을과 샤산 마을에 걸쳐 있다. 오래전부터 유명세를 떨친 몽하쉐 포도밭은 마을의 황금알이었기에 1879년 풀리니 마을은 마을 이름에 몽하쉐를 병기하기로 의결, 오늘날 풀리니 몽하쉐가 됐다. 샤산 몽하쉐도 마찬가지다. 두 마을은 사이좋게 반반씩 몽하쉐를 소유하고 있다. 몽하쉐는 18명이 분할 소유하고 있지만, 소작 생산자까지 합하면 몽하쉐의 라벨은 24가지나 된다. 같은 몽하쉐지만 각기 다른 24개의 브랜드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 잘 골라야 한다.
1/3
조정용│와인평론가 고려대 강사 cliffcho@hanmail.net│
목록 닫기

드라이 화이트 와인 몽하쉐 vs 켈러

댓글 창 닫기

2018/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