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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막걸리 교실 마지막회

아이들에게 술을 가르치자!

발효과학 속 문화인류학

  • 허시명| 술 평론가 sultour@naver.com

아이들에게 술을 가르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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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년에게 음주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 가장 좋은 교육법은 술 빚기 실습이다. 술은 몸으로 들어가기에 몸으로 익혀야 한다. 그렇게 발효과학을 이해하다 보면 술의 본체도 이해하게 된다. 더욱이 우리 할머니들이 우리 농산물로 부엌에서 담가낸 귀한 음식이 술이라는 것을 알리면 청소년들의 술에 대한 인상도 달라질 것이다.
아이들에게 술을 가르치자!

2010년 10월 대학생들이 전주관광음식축제 체험장에서 직접 빚은 술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음주교육을 받아본 적이 있는가. 나는 없다. 아니, 있었을지도 모른다. 술은 어른에게 배워야 한다는 말을 들었기에, 아버지로부터 조금씩 전해 들었던 것도 같다. 어른이 따라주는 술을 두 손으로 받는다, 어른과 마주 보고 마시는 게 아니라 고개를 돌리고 마셔야 한다, 제사를 지내고 나서 마시는 술은 음복주라고 해서 부담없이 마셔도 된다…. 그 정도가 음주교육의 전부였다.

대학에 들어가 신입생 환영회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술을 마시기 시작할 때도 술을 어떻게 마셔야 하는지 돌아볼 기회가 없었다. 그 무렵 술은 관계 때문에 마시는 것이지, 맛 때문에 마시는 게 아니었다. 그 후로 더러 삶이 고달플 때, 취하지 않고서는 그 상황을 모면하기 어려울 때 술로 위안을 삼기도 했다. 그렇게 내 몸의 일부가 됐을 술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재료가 무엇인지, 하물며 막걸리와 소주의 도수가 몇 도인지조차 모르면서 그 오랜 세월 술을 마셨다.

술을 조금 알게 된 지금에 이르자 젊은 날에 진작 술에 대해 좀 배워뒀더라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마도 술로 몸을 망가뜨린 사람이라면 그런 후회가 더 깊을 것이다. 성교육이나 금연교육은 중고등학생들에게도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다. 그에 견주어 술교육은 약물중독 차원에서 약간 언급될 뿐이다. 술이 무엇인지, 술을 어떻게 마셔야 되는지에 대한 교육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중고등학교 현장에선 ‘학생들이 술을 마실 수 있는 처지도 아닌데 괜히 학교가 나서서 술 얘기를 하면 호기심만 자극할 뿐 좋을 것이 없다’는 생각이다. 금주교육이라 해도 ‘금주교육에 공을 들이다간 자칫 우리 학교 학생들이 술을 많이 마신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그렇다고 신발에까지 술을 부어 마신다는 대학생들을 위해 대학에서 음주 관련 교육을 하는 것도 아니다. ‘성인들인데 자기들이 알아서 해야지, 그런 것까지 학교에서 가르칠 형편이 못 된다’는 생각일 것이다.

국가 차원의 음주문화교육

술은 사회생활에서 매우 자주 등장하는 물질이다. 술을 잘 못 마시면 직장생활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한국 사회에서 술자리에 한 번도 안 나가고서 사람과 사람끼리의 관계를 술술 풀어내기는 어렵다. 술에 바치는 시간과 돈, 그리고 체력 손실을 따져보면 엄청나다. 그런데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한국인의 대다수는 한두 시간짜리 음주교육도 받은 적이 없다. 고작해야 주류회사의 일방적인 광고에만 노출돼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음주교육은 언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현행 법률로는 만 19세가 넘어야 술을 마실 수 있다. 8세에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대학교 1학년이 된 해의 생일이 지난 뒤에 술을 마실 수 있다. 미성년자에게 술을 팔면 1회당 10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하고, 식품위생법상 미성년자에게 술을 제공하면 2개월 영업정지, 3번 위반하면 영업취소처분을 받는다. 그러니 미성년자에게는 금주교육이, 만 19세가 넘은 성년에겐 음주교육이 적절할 것이다.

음주교육은 술맛을 보면서 하는 게 효율적이다. 옛날에는 술을 마시면서 하는 음주교육이 있었다. ‘향음주례(鄕飮酒禮)’다. 중국에선 주나라 때부터, 우리는 고려시대에 행한 기록이 남아 있다. 조선시대에는 세종이 집현전에 지시해 1474년 성종 5년에 완성된 ‘국조오례의’에 편재되면서 일반화했다. 음력 10월에 고을의 유지와 유생들이 향교나 서원에 모여 주연을 함께 즐기던 의례다. 주인과 손님 사이에 예절 바르게 술을 권하고, 어른을 존중하고 덕망 있는 인물을 높이며 예법과 겸양의 풍속을 북돋게 했다.

근·현대에 이르러 예법을 전달하는 음주교육은 사라졌다. 주세(酒稅)가 생기고 밀주·음주 단속이 강화되면서 대신 금주교육이나 절주교육이 생겨났다. 현재 공익 차원에서 시행되는 음주교육은 주로 알코올 중독의 폐해를 알리고 있다.

그런데 2010년 변화의 싹이 돋았다. ‘전통주 등의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 마련된 것. 이 법률 제18조는 ‘국가, 지방자치단체와 제17조에 따라 설립된 단체는 건전하고 품위 있는 술 문화 조성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이에 따라 농림수산식품부는 ‘건전한 술문화교육단’을 꾸려 2010년 수능시험을 마친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전국 10개 지역에서 음주문화교육을 실시했다. 국가 차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것도 금주교육이 아니라 음주문화교육을 한 것은 건국 이래 처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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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시명| 술 평론가 sultou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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