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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중음악 스타 열전

“동요풍 노래는 어린 시절 아픈 기억 때문”

‘팝송의 시대’ 끝낸 70년대의 기린아 김창완

  • 글: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 www.izm.co.kr

“동요풍 노래는 어린 시절 아픈 기억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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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이야기가 심각하게 돌아갔다. 그의 말에는 대중의 반응과 국내 음악환경에 대한 섭섭함이 지그시 배어 있다. “물론 수요자 반응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산울림이고 김창완인데, 음반은 나와야 하지 않겠느냐?”고 다그치듯 물었더니, 그는 ‘공룡과 화석론(論)’을 꺼내면서 산울림의 현재 위상에 대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우리(산울림)는 한때 공룡이었죠. 수억 마리의 공룡이 살다가 결국은 소멸했지만 화석을 남긴 경우는 극히 일부분입니다. 그나마 화석이라는 흔적이라도 있다면 안위할 수 있는 게 현실입니다. 산울림의 현재 위상이 그렇다면 그것으로 고마워해야지요. ‘박물학적’ 가치라면 감수하겠다는 말입니다. 살아 있는 공룡은 없지 않습니까?”

-두 동생은 현재 무슨 일을 합니까? 두 분은 산울림 활동에 아예 관심이 없는 상태입니까?

“창훈이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해태상사에서 일하다가 캐나다 밴쿠버에서 식품관련 자영업을 했고 막내 창익이도 합류해 함께 일했죠. 그러다가 얼마 전 창훈이는 제일제당 로스앤젤레스 지사에 스카우트됐어요. 아직도 둘은 음악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대단해요. 오히려 시간이 없고 입장 정리가 안 된 내가 문제지요.”

음악인 김창완 VS CF모델 김창완



-1997년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가 실린 앨범 ‘무지개’는 굉장히 의욕적인 작품이었고 CF를 통해 신세대들에게도 산울림의 존재를 알렸을 만큼 분위기가 좋았지만, 막상 대중적으로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이후 김창완씨는 음악과는 멀어진 채 연기자나 광고모델로 돌아선 느낌을 주었고요. 일각에서는 그 앨범이 준 충격 때문에 방향선회를 한 것 아니냐고 말합니다.

“그 앨범은 의도 전달에 실패한 경우입니다. 우리 나름대로는 ‘대중가요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을 던지려고 했지만, 어떤 점에서는 ‘놀이감’으로 끝나버렸어요. 그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지요. 그냥 쉽게 ‘대중들이 잘못 선택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결국에는 작가의 불찰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아무튼 저는 그때의 경험을 통해 ‘대중들은 복잡하게 음악을 듣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절감했지요.

그렇지만 그 일로 충격을 받은 것은 아니에요. 좌절이라기보다는 ‘대중에게 다가가는 노력’에 대해 생각하게 됐을 뿐입니다. 연기나 CF 일은 그와는 관계없습니다. 남들이 그걸 보고 변신이라고 한다면 인위적인 게 아니라 자연스런 흐름이었다고 말하고 싶네요.”

쇼킹하기 이를 데 없었던 산울림 신화를 주조해낸 당사자라는 그의 ‘과거 신분’과, 최근 그가 방송에서 보여주고 있는 ‘다소 어벙해 보이는 마음씨 좋은 이웃집 아저씨’라는 캐릭터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정상급 조연연기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다작(多作)인 CF모델로의 전업. 김창완 스스로도 지난 송년모임에서 “참석자 한 사람이 날 보고 ‘CF계의 남자 이영애’라고 해서 좌중이 폭소했다”는 일화를 전했다.

그의 이러한 전향(?)에 대한 사람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혹자는 ‘형편없는 수준으로 전락한 대중음악계에 보내는 김창완식 야유’라고 비호하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스스로 창조한 신화를 스스로 저버린 일종의 자기모독’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음악활동 대신 방송에 주력하는 최근의 모습은 다소 본말이 전도된 양상입니다. 산울림 신화를 기억하는 팬들이 건재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부담스럽지 않습니까?

“그건 받을 수밖에 없는 비난입니다. 대중연예인에게 선택의 여지 없이 주어진 환경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솔직히 ‘노래는 안하고 연기만 한다’는 비난에는 그리 신경 쓰지 않습니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사람으로서 그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면 비난의 대상이 돼야겠지만, ‘대중음악인’이 소비자가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대해 부정적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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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 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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