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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중음악 스타 열전 ⑫

21세기 한국 록음악의 최전방 윤도현 밴드

바람처럼 신나게, 때로는 더없이 의미심장하게

  • 글: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 www.izm.co.kr

21세기 한국 록음악의 최전방 윤도현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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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즐거워하지 않는 걸 보니, 무슨 일이 있었나 보네요.

“그 시상식은 여러 국가에서 참여한 가수들이 함께 상을 받고 공연 무대를 갖는 자리로 마련됐어요. 우리말고도 글로리아 게이너, 맥스 프리스트, 인엑서스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나왔지요. 그런데 공연 하루 전날 기획책임자가 비용을 횡령하고 도주해버린 사건이 터졌어요. 공연 자체가 무산될 뻔했지요. 그런데 아티스트들이 ‘어차피 출연료 때문에 온 것도 아니니 팬들과의 약속은 지켜야 한다’며 공연을 강행해 참 놀랐어요. 노래도 무척 열심히 하더군요. 저희도 최선을 다했고요.”

-새 앨범 작업중이라도 일이 무척 많을 텐데 스케줄 관리는 어떻게 합니까?

“녹음 하느라고 다른 스케줄은 잡을 수가 없습니다. 오후 2시에 모여서 다음날 새벽 2시나 3시까지 스튜디오에 박혀 있기 때문에 시간이 나질 않아요. 사실 이번 ‘신동아’ 인터뷰도 많이 고민했습니다. 월드컵 이후 첫 번째로 발표하는 신작이라서 저희 입장에서 상당히 중요하고 그래서 외부 일을 대폭 줄였어요. 방송도 거의 끊고 TV 방송인 ‘러브레터’ 진행만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인터뷰와 출연 요청이 쏟아져들어와서 죽을 지경이에요.”

“월드컵으로 욕도 많이 먹었다”



윤도현 하면 2002월드컵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녹음중에도 외부의 섭외가 쇄도하는 것은 월드컵 이후 그의 존재의 무게가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현재 가수 가운데 몸값이든 인기든 모든 점에서 윤도현이 최정상급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월드컵 덕을 봤다는 사실은 그가 다른 가수처럼 앨범이나 곡의 히트를 통해서 스타덤을 수확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아킬레스건’이 될 수도 있다. 월드컵과 관련해 윤도현 본인의 기분은 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아니나다를까 그는 “월드컵 이전과 이후 나의 위치는 말할 것도 없고, 나를 보는 눈길도 달라졌다. 그 중에는 부정적인 것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월드컵 이후 상황이 어떻게 달라졌나요?

“한마디로 유명해졌지요. 윤도현 밴드보다 개인 윤도현으로 알려진 게 아쉽긴 하지만 전과는 비교할 수 없죠. 제가 사는 일산의 아파트를 지나가기만 해도 아직도 애들이 쫓아와서 ‘오 필승 코리아’ 합창을 해요. 할머니들도 ‘월드컵 청년이구만’ 하면서 알아보시고요. 다 전에는 없던 일이죠.”

-사전에 월드컵 기간이 윤도현씨 경력에 결정타가 될 것이라는 느낌이 있었나요. 혹은 소속사 차원에서라도 그 기간을 잘 타야 한다는 일종의 ‘기획 마인드’는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전혀요. 우리 축구 역사에 그런 경험이 없었잖아요. 지금은 충격이 줄어들었지만 그때는 16강도 얼마나 실현하기 힘든 꿈이었습니까? 가수 이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월드컵에 임했을 뿐이에요. 우리 윤밴도 한국 축구의 분발을 즐기고, 열광적으로 응원한 것뿐이었어요. 제가 잘될 거라고 누가 알았겠어요? 사전 기획은 있을 수도 없었죠. 그런데 월드컵이 끝난 후에 우리들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얘기들이 계속 들려오더군요. 그 때문에 마음에 상처도 좀 받았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말이 들려오던가요?

“한마디로 ‘월드컵을 잘 이용해먹었구나’ 하는 거였죠. 갑자기 너무나 유명해진 때문이라는 걸 잘 알지만 기분이 좋을 수는 없잖아요. 가수로서 홍보든 마케팅이든 월드컵 기간을 이용한다는 게 사실 의도한다고 되나요? (윤도현 밴드가 잘된 건) 순전히 운이었어요. 그런데 한쪽에선 ‘가수가 음악만 열심히 하지, 완전히 돈에 미쳤구만’ 하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우린 그저 재미있게 즐겼을 뿐인데. 억울했죠.”

-하긴 비판이든 질시든 그런 시선이 이해도 되는 게, 윤도현씨가 월드컵 전후로 지나치다 싶을 만큼 이런저런 CF에 얼굴을 내밀지 않았습니까? CF는 바로 돈과 직결되잖아요.

“그것도 실은 모두 월드컵이 열리기 훨씬 전에 계약했던 것들이에요. 엄청 많은 것으로 알고들 계시지만 핸드폰 의류 맥주 등 4편밖에 안 돼요. 하루에도 수십 차례 동시다발로 방영되고 계속 내용을 바꿨기 때문에 많아 보였던 거죠. 그런데 그 CF들이 월드컵 시즌의 열기와 맞물려 한꺼번에 모두 떴지요. 그러니까 윤도현 밴드보다는 CF 제작사들이 싸게(?) 만들어 대박을 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월드컵 전에 계약해서 출연료가 비싸지 않았으니까요. 실제로 돈을 많이 벌지는 못했습니다.”

-CF 출연료가 어느 정도 됐나요?

“명목상으로 한 4억원 가량 됐을 거예요. 하지만 세금 제하고 소속사 지분을 포함해 이것저것 뗐더니 별거 아니더라고요. 그런 돈 받아본 것은 처음이었는데 세금이 정말 많은 것에 놀랐어요. 지금은 남은 게 거의 없습니다.”

-‘오 필승 코리아’는 어떻게 부르게 된 건가요.

“그것도 윤도현이나 윤밴의 창작물이 아니죠. ‘오 필승 코리아’는 원래 프로축구 부천SK의 서포터스 헤르메스가 구전가요처럼 부르던 응원가였고, CF로 방영된 것도 편곡이 이미 돼 있던 거였어요. 전 그저 노래를 해달라는 섭외가 들어와서 단순히 CM송 부르는 기분으로 부른 것뿐이었어요. 결과가 워낙 좋아서 제 노래처럼 인식되었지만 사실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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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 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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