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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원은 전쟁 外

  • 주승현 ,송홍근, 이혜민, 백승종

우리의 소원은 전쟁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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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에 들어온 한 권의 책

우리의 소원은 전쟁 外

우리의 소원은 전쟁

장강명 지음
예담, 516쪽, 1만4800원

● ‘우리의 소원은 전쟁’이라는 도발적 제목의 소설 초고를 감수해달라는 제의를 받을 때만 해도 나는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그동안 어떤 글을 써왔는지 전혀 몰랐으며 분단과 통일을 전공으로 한 전문가의 감수가 의례적(儀禮的) 절차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믿음 하나로만 살아온 북한 출신의 통일학 박사에게 감수를 맡긴 이유가 궁금했다. 조금은 이례적(異例的)이라 봤다.

개인적으로 소설을 즐겨 읽는 편이 아니지만 흥미진진하고 숨 가쁘게 전개되는 스토리 덕분에 한달음에 읽었다. 다만 읽는 도중 여러 번 허공을 바라봐야 했다. 소재가 짓누르는 무게 탓이기도 했지만, 소설로만 치부하기엔 매우 현실적이고도 적나라한 통일 상황을 담아냈기 때문이다. 불길한 제목이 어느 정도 암시하듯 통일 과정의 잔인과 비참의 어두운 서사였는데, 이상하게도 낯설지 않았다.

소설은 북한 붕괴 후 북한 지역에 들어선 통일과도정부에서 시작된다. 그동안 우리가 전망해온 최악의 시나리오는 거세된 채 평화적 정권 붕괴, 자발적 핵무기 포기, 미국과 중국의 북한 지역 불개입, 다시 말해 우리가 추구해온 최상의 시나리오를 근(近)미래 통일한국의 배경으로 삼았다. 그러나 저자가 책의 프롤로그에 썼듯 “통일 전문가들이 가장 이상적으로 평가했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자, 아귀와 수라들의 축생도”가 시작됐다.

요 몇 년간 ‘통일 대박’이라는 신조어와 함께 북한 붕괴라는 주관적 바람(wishful thinking)이 횡행했으나, 활발하던 통일 논의는 양은냄비 뚜껑처럼 식어가고 북한 붕괴론도 사막의 신기루처럼 희미해지면서 냉소와 무관심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우후죽순처럼 등장한 통일펀드는 ‘대박’은 고사하고 ‘쪽박’을 찬 초라한 모습이다. 사정이 이럴진대 전개 방향을 예측할 수 없는 통일을 두고 대박이라고 쉽게 말할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의 현실이 소설이고 이 소설 속 통일이 꼭 현실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맞닥뜨릴 통일은 어떤 양상일까. 작가는 소설을 통해 전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그것을 경고한다. 주관적 바람에 기인한 준비하지 않는 통일,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통일이야말로 전쟁의 동의어라는 우려이자 경고인 것이다. 목숨 걸고 찾아온 탈북민을 차별·배제하는 한국 사회의 그늘에서, 북한 주민을 열등한 존재로 인식하는 오만함에서, 편익으로만 통일에 접근하는 탐욕에서 우리가 마주할 통일의 퍼즐 조각들이 하나씩 그 민낯을 드러내는 중이다.

진심으로 한민족의 분단을 아파하고 통일을 한 번쯤 생각해본 사람이라면 잔인한 틈새에 따뜻한 의도가 숨어있는 장강명 작가의 신작 ‘우리의 소원은 전쟁’을 통해 우리가 이루고 감당해야 할 통일을 다시 한 번 새로이 고민했으면 한다.                                                                   

주승현 | 통일학 박사, 탈북민 |





우리의 소원은 전쟁 外
HHhH
로랑 비네 지음, 이주영 옮김, 황금가지, 436쪽, 1만3800원


아돌프 히틀러의 후계자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 암살 사건의 막전막후를 담은 장편소설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토대 소설(infra novel)’이라고 명명했다. 실존 인물과 역사적 사건, 오디오와 속기 자료를 토대로 에피소드와 대화를 구성했으며 저자의 취재 및 집필 과정까지 소설로 담아냈다. 하이드리히는 나치 친위대 정보기관의 책임자로서 정치 공작에 능했으며 유대인 말살 계획을 주도했다.




우리의 소원은 전쟁 外
나의 친애하는 적
허지웅 지음, 문학동네, 324쪽, 1만5000원


저자가 사랑한, 친애하는 적들에 대한 기록이다. 그는 글쟁이다. 어디서나 “안녕하세요. 글 쓰는 허지웅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누군가는 그를 좋아하고, 누군가는 그를 싫어하며 누군가는 그를 TV에 나오는 사람으로만 기억한다. 너무 다가서면 아픈 일이 생기고, 너무 떨어지면 외롭기 짝이 없다. 그와 그를 둘러싼 세계 사이의 거리가 이 책의 화두다. 사랑하는 모든 것을 친애하는 적으로 바라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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