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호

서울 예술의전당

봄꽃보다 화려하게 사랑이 꽃핀다

  • 글·김현욱 | 조경학 박사, 육임조경(주) 실장 lakhw@hanmail.net / 사진·장승윤 기자

    입력2011-04-21 16: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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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예술의전당
    봄꽃이 앞 다퉈 필 무렵이면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은 사랑의 분위기로 무르익는다. 이곳은 서예관, 미술관, 리사이틀 공연장, 오페라하우스, 음악당 등 독립된 건물들이 마당과 광장을 따라 서로 생명력 있게 연결돼 있어 천천히 거닐기에 좋다. 오페라하우스에서 음악당으로 올라가는 계단도 기능적인 면보다는 예술적 요소가 강조돼 있어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카페디자인 앞 광장에 올라서면 강남 일대의 전경이 펼쳐지고 더불어 남산도 한눈에 들어온다. 예술의전당은 공연이 없는 낮에는 점심시간의 휴식 공간으로 쓰이고, 주말에는 가족들의 나들이 장소로 인기가 높다.

    특히 인상적인 곳이 오페라하우스와 음악당 사이에 있는 음악분수다. 어둠이 짙어오면 휘황찬란한 조명이 켜지고 클래식 음악에 맞춰 분수가 춤을 춘다. 2007년 어느 봄날 저녁 음악분수가 켜졌을 때 사람들 사이로 한 쌍의 연인이 공간을 차지하더니 춤을 추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영화 속의 무도회장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음악분수는 그들을 위한 오케스트라였다. 전문가 실력은 아니었지만 그들은 무척 자연스럽게 춤을 췄고, 음악이 끝나자 두 사람은 키스로 마무리를 했다. 사람들의 환호소리가 요란했다.

    요즘도 예술의전당에 가면 키스하는 연인들을 유난히 많이 볼 수 있다. 감나무 밑 벤치에서, 조각 작품 앞에서, 카페에 앉아서 봄꽃보다 더 화려하게 사랑을 꽃피운다. 자연이 초록으로 옷을 갈아입고, 따스한 바람이 마음을 흔들어놓을 때면 예술의전당으로 갈 일이다. 그곳에 가면 사랑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서울 예술의전당
    1 예술의전당 잔디밭에서 어느 모녀가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2 예술적인 형태의 가로등.



    서울 예술의전당
    3 분수대 옆 야외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있는 사람들.

    4 음악당과 국립국악원 사이 야외 공간에서 젊은이들이 족구를 하고 있다.

    5 음악분수 앞 잔디밭에 엎드린 맨발의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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