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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기자가 만난 사람

‘장밋빛 인생’으로 제2의 전성기 맞은 최진실

“내 인생과 꼭 닮은 드라마, 나를 세 번 울려요”

  •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장밋빛 인생’으로 제2의 전성기 맞은 최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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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에서 가장 슬펐던 지난 1년
  • ‘시끄러운 이혼’? 나는 가정폭력과 여성의 피해를 말하고 싶었다
  •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연기뿐…대본 끌어안고 잔다
  • 강수연이 우상(偶像)이자 롤 모델
  • 남은 인생? 연기와 재혼해 두 아이 꿋꿋하게 키울 것
‘장밋빛 인생’으로 제2의 전성기 맞은 최진실
‘장밋빛인생’ 같은 멜로드라마를 서구에서는 ‘비누 오페라(soap opera)’라고 부른다. 비누회사의 광고가 주로 붙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어느 나라에나 멜로드라마는 여성이 향유하는 대중문화로 자리잡았다.

남성은 ‘불멸의 이순신’이나 ‘해신(海神)’ 같은 영웅 드라마는 즐겨 보지만 ‘파리의 연인’류는 느끼해서 가까이하지 않는다. 필자는 시청률 50%를 넘겼다는 ‘내 이름은 김삼순’도 보지 않았다. 그러나 최진실과의 인터뷰를 앞두고는 수·목요일이면 퇴근 후 곧바로 귀가해 KBS 2TV로 채널을 돌렸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장밋빛 인생’을 보다 눈가가 촉촉해지는 경험을 했다.

‘장밋빛 인생’은 최진실(崔眞實·37)의 라이프 스토리와 닮은꼴이다. 맹순이(최진실 분)는 다섯 살 연하의 남자와 결혼해 딸 둘을 뒀다. 남편 반성문(손현주 분)은 다른 여자와 정분이 나 맹순이에게 이혼을 요구한다. 맹순이가 “남편과 돌아설 수는 있지만 자식을 버릴 수는 없잖아요” 하고 울부짖는 장면은 맹순이의 이야기인지, 최진실의 이야기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야구선수 조성민(32)과 이혼전쟁을 벌이던 시기에 방영된 ‘장미의 전쟁’(2004)은 시청자에게 외면당했다. 세상을 요란하게 한 이혼 때문에 CF를 찍은 신한건설로부터 ‘기업 이미지에 상처를 줬다’는 이유로 소송까지 당했다. 최진실은 인터뷰에서 “‘장미의 전쟁’ 이후 지난 1년이 인생에서 가장 슬펐던 시기”라고 말했다.

주연급 탤런트는 드라마 촬영에 들어가면 숨돌릴 틈이 없다. 신한건설과의 소송에서 최진실의 대리인을 맡아 분투한 강지원 변호사가 인터뷰를 주선해줬다. 그러나 밤늦게 끝나는 촬영 때문에 좀체 시간이 잡히지 않았다. 그녀는 촬영 중엔 휴대전화를 받지 않았다. 문자 메시지를 남겨놓으면 자정 무렵 답장이 왔다.

첫 번째 메시지(밤 11시45분) : 전화 못 드려서 죄송합니다. 촬영 중이라 아직 확실한 시간이 안 나와서…. 대략 목요일 오후 늦은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낼 전화 드리겠습니다.

두 번째 메시지(목요일 밤 12시)=넘 슬퍼. 나두 운다. 대본 보구 울고, 찍을 때 울고, 방송 보면서도 울고…보고 싶다. 드라마 끝나고 빨랑 보자.

첫 번째 메시지는 글자 수의 제한 속에서도 예의를 깎듯이 갖췄는데, 지방 촬영장에서 보낸 두 번째 메시지는 숫제 반말이었다. 메시지 발송 사고인 것 같았다. 인터뷰할 때 확인해보니 가수 겸 배우 엄정화에게 보낼 메시지를 필자에게 잘못 보낸 것이었다. 엄정화가 드라마를 보다 전화를 걸어 “언니 너무 슬퍼”라고 말하더란다.

“어쩐지 정화한테서 답장이 안 오더라 했더니 그게 또 그쪽으로 갔군요. 기계에 약해 늘 그래요. 요즘엔 휴대전화 기능이 복잡하잖아요. 저는 오직 걸고, 받고, 겨우 문자 메시지 보내는 정도죠.”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강변 그녀가 사는 빌라의 초인종을 누르자 어머니 정옥숙(58)씨가 문을 열어줬다. 나이보다 젊어 보였다. 젊은 시절에는 꽤 미인이었을 것 같다. 진실은 어머니를 닮았다.

처음엔 어머니 뒤에 서 있는 최진실을 알아보지 못했다. 대형 화면을 통해 만난 영화배우는 우러러보게 되지만 TV에서 친숙해진 탤런트는 이웃집 사람 같다는 말이 실감났다. 진실은 막 촬영을 마치고 돌아와 머리에 머릿수건을 쓰고 있었다. 밤 9시45분경 진실과 마주앉아 자정을 넘기는 심야 인터뷰를 했다.

“철저히 망가져다오”

-연기를 안 하고 쉬는 1년 동안 어떻게 지냈습니까.

“두 아이 데리고 여행 다녔어요. 아침에 일어나 애들 기저귀와 옷을 챙겨서 가까운 양수리에 가거나, 가평·용평 등지로 돌아다녔죠. 떠돌아다녔다고 할까요. 가을에는 밤 줍고, 봄에는 애들한테 민들레와 아카시아 이름을 가르쳐주었어요.”

다섯 살 연하인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아들 환희(5)와 딸 수민(3)을 두었다. 서른둘에 얻은 첫아들이 얼마나 기뻤으면 이름을 ‘환희’라고 지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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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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