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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이 만난 사람

극단 미추(美醜) 대표 손진책

“나는 참배객 없는 사원의 종지기, 예술이 세상 바꾼다는 믿음 있기에…”

  • 황호택 동아일보 수석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극단 미추(美醜) 대표 손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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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미추(美醜) 대표 손진책

미추산방 2층 손진책 대표의 집무실.

▼ 뉴욕에서는 어떤 공연을 봤습니까.

“하루에 한두 편씩 7편을 봤습니다. 세계 연극의 메카인 런던과 뉴욕에 가면 새로운 흐름을 느낄 수 있어 좋아요. 이번에는 좀 쓸쓸했습니다. 뮤지컬만 번성하고 정극(正劇) 극장은 객석이 비기 시작하더군요. 너무 엔터테인먼트로만 가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장기 공연하는 뮤지컬로는 어떤 게 있습니까.

“‘레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맘마미아’ 같은 것들이죠. ‘캣츠’는 요즘 막 내렸습니다. 10년씩 하는 뮤지컬도 있어요. 연극은 그렇게 장기 공연하는 게 없죠.”

▼ 대중이 몰리는 영화, 드라마, 뮤지컬의 틈바구니에서 연극이 살아남을 수 있으리라고 봅니까.



“연극은 가장 오래된 예술이면서 가장 오래갈 예술이기도 합니다. 연극은 어떻든 복사가 안 되죠. 현장에서 살아 있는 배우와 살아 있는 관객이 만나야 연극이 성립됩니다. 요즘 필름 카메라가 다시 인기를 모은다고 하더군요. 결국 인간의 호흡이 그리운 관객이 다시 극장으로 찾아오리라고 생각합니다. 엔터테인먼트의 시대라서 연극이 외면당하는 거죠. ‘연극의 위기’ ‘사양예술’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비관적으로 보지만은 않습니다.”

▼ 연극은 공간과 시간의 제약 때문에 많은 사람이 볼 수 없죠. 그래서 수익구조가 취약하고, 어떻게 보면 빈곤의 악순환이 발생하는 듯합니다. 연극을 DVD로 제작해 판매하면 어떨까요.

“일본에 DVD로 판매하는 극단이 있습니다. 연극은 배우와 관객이 호흡을 서로 주고받아야 합니다. 그런 쿨 매체를 통해 보면 감동이 떨어지죠. DVD로는 연극의 정보는 읽을 수 있어도 살아 있는 감동은 느끼기 어려워요. 마당놀이를 녹화해 방영하는 것을 보면 일반 관객은 재미있다고 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보기 민망합니다. 요즘 오페라를 비디오로 찍어 극장에서 보여주는 새로운 패턴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연극은 역시 현장에서 배우들의 숨소리를 느끼면서 봐야 제 맛이 납니다.”

연극은 무대예술의 인프라

▼ 디지털과 영상의 시대에 책이나 신문 같은 활자매체도 연극과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죠. 기초가 튼튼해야 다른 학문과 예술 분야가 발전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연극이 무대예술의 인프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연기예술의 모태(母胎)입니다. 텔레비전 방송이 갑작스럽게 생겼을 때 연극배우들이 뒷받침을 했기 때문에 드라마가 가능했죠. 오늘날 한국영화가 이렇게 붐업(boom up)됐지만, 이것도 연극배우들이 연기를 강력하게 맡아줌으로써 가능했습니다. 인문학적 바탕이 튼튼해야 학문이 발전할 수 있듯, 그 나라 문화의 척도는 연극 한 편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정책 지원에서 연극이 괄시를 받고 있습니다.”

▼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연극배우 출신의 연기가 훨씬 더 탄탄하다는 인상을 받을 때가 많아요. 기초가 잘 닦여서 그런지….

“영화하는 사람들한테 실례가 될지 모르지만 한때는 충무로 감독들이 연기를 잘 몰랐어요. 거짓말 연기와 진짜 연기를 구별 못했다고 할까요. 이제야 진짜 연기와 가짜 연기를 구별하면서 작품다운 작품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임권택 감독이 그렇지요. 진짜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를 연극 쪽에서 찾게 된 거죠. 연극배우들이 한국 영화의 국제적 크레디트를 높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연극배우 출신 영화배우는 손꼽을 수 없을 만큼 많다. 송강호 최민식 설경구 문성근 정진영 김갑수 유오성 김석훈 박해일 김수로 이문식 이원종 임원희 정재영 강신일 성지루 유해진 정은표 박노식 이재용…. 여배우로는 추상미 이혜영 오정해 오지혜가 있다. 연극배우 출신 탤런트는 박인환 김상중 권해효 최종원 안석환 정홍채 최철호 박광정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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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동아일보 수석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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