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4월호

글쓰기는 일, 책읽기는 휴식

  • 글: 최장집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소장 사진: 박해윤 기자

    입력2003-03-26 13: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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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쓰기는 일, 책읽기는 휴식

    책상 앞이 지겨울 때 사용하는 팔걸이 의자. 여기 앉아 연구용이 아닌 책을 읽는 것이 곧 휴식이다.

    내게는 모두 세 개의 서재가 있다. 가벼운 읽을 거리가 있는 집 골방이 있고, 예전에 보던 책이 많은 교수 연구실도 있지만,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은 이곳 아세아문제연구소 서재다. 가만히 계산을 해보니 아침 운동 후 이 곳에 머무는 시간만 매일 여덟 시간이 넘는다. 큰 소파가 딸려 있는 소장실 책상은 장식품일 뿐, 실제로는 서재에 놓인 서랍 없는 탁자가 나의 거처다.

    어떤 이에게는 책이 유희의 도구이고 또 어떤 이에게는 과시의 수단이지만, 평생 책읽기밖에 배우지 못한 학자에게 책은 그대로 삶이다.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쓰는 것은 일이고, 팔걸이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 것은 휴식인 셈이다. 지겨울 법도 하건만, 그래도 여전히 일정이 드물어 오로지 서재에 파묻혀 있을 수 있는 토요일이 즐겁다. 이쯤 되면 이것도 병이라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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