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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규 경남대 총장 & 권홍사 대한건설협회장

“밀어주고 당겨주는, 우리는 동갑내기 스포츠 광”

  • 권주리애 전기작가, 크리에이티브 이브 대표 evejurie@hanmail.net

박재규 경남대 총장 & 권홍사 대한건설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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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규 경남대 총장 & 권홍사 대한건설협회장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할 때면 늘 친구처럼, 형제처럼 상의하는 두 사람.

청년 권홍사는 4.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동아대 건축학과 야간에 입학한다. 전쟁으로 파괴된 건물과 주택, 도로 등에 대한 복구 열기로 인해 건축학과 경쟁률이 유독 높았다. 1965년 한일회담이 시작되자 일본과의 연락이 비교적 자유로워져 일본에서 식당을 하고 있는 어머니에게서 학비를 지원받을 수 있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자 그는 3학년 때 주간으로 편입했다.

쌀 세 가마에 김치 가득 있는 집

1972년 대학을 졸업하고 제일토건에 입사한 그는 현장에서 험한 일을 한 대가로 받는 월급 20만원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해 얼마 못 다니고 퇴사했다. 그러고는 1975년, 서른한 살의 나이에 반도건설을 창업했다.

“말이 창업이지 구멍가게나 다름없었어요. 직원이라고 해야 저와 사촌동생, 후배 이렇게 세 명이 전부였죠. 오토바이를 타고 일을 따러 다녔는데, 주위에 성실하고 일 잘하는 청년들이라고 입소문이 나면서 일거리가 하나씩 들어왔어요. 그러다 처음으로 집 한 채 짓는 공사를 따냈는데, 얼마나 기뻤던지 계약서를 쓰면서 눈시울을 붉혔죠. 쌀 세 가마에 김치가 가득한 집을 갖는 게 소원이라 내 집 짓듯 정성껏 지었죠. 그렇게 집 한 채를 짓고 나니 일이 마구 밀려왔어요.”

한 채, 다섯 채, 열두 채, 그러다 병원 건물을 짓고, 59가구의 저층 아파트를 지었다. 당시 건설법 규정상 60가구가 넘으면 엘리베이터를 설치해야 했다. 그래서 60가구가 아닌 59가구였다.



권 회장이 박 총장을 만난 것은 부산에서 성실을 무기로 건설사업을 키워가던 서른여섯 살 때다. 박 총장은 권 회장의 첫인상에 대해 “젊은 날의 권 회장은 자신감 넘치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건실한 기업가였다”고 떠올렸다. 두 사람은 초기엔 “사업 잘되십니까?” “대학은 어떻습니까?” 하는 의례적인 인사를 나누는 사이였는데, 차츰 서로 운동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취향이 같은 것을 확인한 다음부터 두 사람은 급속히 가까워졌다. 권 회장의 말이다.

“취미가 같으니 자주 어울리게 됐어요. 박 총장이 스킨스쿠버를 배우고 있기에 저도 몰래 스킨스쿠버를 배웠죠. 어느 날 박 총장이 스킨스쿠버 하러 간다기에 따라갔어요. 도착해서 저도 장비를 갖추고 물에 뛰어드니 박 총장이 얼마나 놀라던지….”

승마 또한 박 총장이 먼저 시작하고 권 회장이 나중에 배웠는데, 오히려 권 회장이 승마협회장을 지낼 정도로 말 타기를 즐긴다. 운동을 하면서 마음이 통한 이들은 서로 깊은 속내를 주고받기에 이른다. 권 회장은 박 총장을 가까이 하면서 시와 음악을 사랑하게 됐다고 말한다.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는 자신의 삶의 이력과 비슷해서 아끼고, 김상훈 전 부산일보 사장이 쓴 ‘내 구름 되거든’을 낭송하며 늘 그렇게 살리라고 다짐한다고 한다. 김남조 시인 등 여러 시인과도 교류한다. 권 회장이 건설협회장에 취임한 뒤 ‘건설인송년음악회’를 개최한 것도 뒤늦게 찾아낸 풍류가 기질 때문일 것이다.

“건설사업, 세계를 시장으로 삼아야”

박 총장과의 교유는 권 회장의 사업에도 영향을 끼쳤다. 박 총장은 1963년 미국으로 건너가 페어레이디킨슨대, 뉴욕시립대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친 해외 유학파로서 권 회장에게 “건설사업은 세계를 시장으로 삼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후 권 회장은 박 총장의 관심분야인 러시아의 극동지방은 물론 세계 여러 나라를 함께 여행하며 견문을 넓히고 사업영역도 확대해 나갔다.

IMF 외환위기 때 일이다. 일본에서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매물로 나온 골프장 매입 건을 두고 권 회장은 박 총장에게 자문했다. 두 사람은 즉시 함께 일본으로 날아갔다.

“평소 골프를 좋아하는 권 회장이 어느 날 도쿄 근처의 골프장을 사고 싶다고 해요. 외환위기 때라 다른 기업은 긴축재정과 구조조정으로 허덕이고 있는데, 골프장 매입이 웬 말인가 싶어 두말 않고 일본으로 따라갔어요. 라운드를 하면서 본 컨트리클럽은 예상외로 풍광이 아름다웠어요. 역시 권 회장의 사업적 눈썰미는 대단하다 싶었죠. 그래서 매입을 적극 권유했어요.”

권 회장은 “그때 많은 사람이 골프장 인수를 반대해 박 총장에게 최종적으로 조언을 구했는데, 결국 박 총장의 권유로 매입했다”며 “지금은 골프장 시세가 구입가보다 2배 이상 뛰었다”고 귀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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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주리애 전기작가, 크리에이티브 이브 대표 evejuri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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