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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철녀들 <마지막회>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

“인구의 52%는 여성 48%는 여성의 아들”

  • 허문명│동아일보 국제부 차장 angelhuh@donga.com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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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첨단 항공기와 우마차가 공존하는 나라. GNP 세계 10위, 외환보유고 7위를 자랑하지만 인구의 13%가 하루 1달러 이하로 살아가는 나라. 이렇듯 다양한 얼굴을 지닌 브라질이 첫 여성 대통령을 배출했다. 위대한 성장이냐, 혼란 속의 몰락이냐. 수수께끼 같은 나라의 운명은 바로 이 브라질판 ‘철의 여인’의 손끝에 달렸다.
축구와 삼바와 카니발의 나라,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연금술사’로 알려진 베스트셀러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나라…. 바로 브라질이다. 그런 브라질이 최근 여성 대통령을 배출해 전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지난 10월31일 대통령에 당선된 지우마 호세프(Dilma Rousseff·63)는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지 못해 결선투표까지 가긴 했지만, 결선에서 야당인 사회민주당(PSDB)의 주제 세하 후보를 12%p 차이로 제치고 압승을 거뒀다. 호세프 대통령은 브라질의 40대 대통령이자 남미에서는 칠레와 아르헨티나에 이어 세 번째, 라틴아메리카 전체에서는 일곱 번째로 배출된 여성 대통령이다. 이로써 지구촌은 브라질을 포함해 독일, 핀란드, 아일랜드, 아르헨티나, 호주, 뉴질랜드, 방글라데시 등 모두 17개국의 여성 지도자를 갖게 됐다.

호세프 대통령은 당선자 신분이던 11월11일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참석차 룰라 대통령과 함께 방한, 첫 외교 행보를 시작해 우리에게도 낯이 익다. 당시 브라질은 이처럼 현직 대통령과 차기 대통령당선자가 정상회의에 동행해 이목을 끌었다. 이는 한편으로 호세프 대통령에게 룰라 대통령의 그림자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브라질 국민은 호세프의 당선을 ‘룰라 대통령 대리인으로서의 당선’이라고 공공연히 말할 만큼 룰라에 대한 지지가 각별하다. 룰라 대통령은 집권 말기에도 레임덕 현상을 겪기는커녕 무려 8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했다(지지율이 한참 치솟던 2010년 2월에는 90%에 달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룰라를 가리켜 ‘지구에서 인기가 가장 많은 정치인’이라고 일컬었다.

‘두 얼굴의 나라’

주(駐)브라질 한국대사관에서 일한 외교관 김건화씨는 저서 ‘신이 내린 땅, 인간이 만든 나라’에서 브라질을 ‘두 얼굴의 나라’라고 정의한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모습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브라질은 단순한 개도국이 아니다. 한편으로는 기회와 위험이 공존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과거 현재 미래가 존재한다. 브라질 상류시민들의 삶은 유럽과 북미 선진국의 삶과 비견되지만 최하층민은 아프리카 난민들을 연상시킨다. 세계 6, 7위권의 자동차 생산국이며 농업기술, 우주항공기술면에서 우리를 저만치 앞서가는 나라이지만 아마존 오지에서는 아직도 석기가 사용되고 1960년대식 자동차가 생산된다.’

한마디로 브라질은 첨단 항공기와 우마차가 공존하는 땅이라는 것이다. 김건화씨의 책에 소개된 브라질은 영토, 인구, 자원, 잠재력 등 여러 면에서 ‘나라’라기보다 ‘대륙’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우선 850만㎢에 달하는 영토는 러시아, 캐나다, 미국, 중국 다음으로 크며 세계 전체 면적의 5.7%를 차지한다. 남미 대륙의 절반을 차지하며 칠레와 에콰도르를 뺀 모든 남미 국가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 알래스카를 제외한 미국의 면적과 비슷하고 우리나라의 85배에 달한다.

땅이 넓으면 버려지는 곳도 많은 법인데, 브라질은 영토 대부분이 개발 가능하다고 한다. 전세계에서 경작이 가능한 토지 중 22%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다. 기후 조건도 좋아 핀란드에서 펄프용 목재를 생산하는 데 대개 50년이 걸리는 것에 비해 브라질에서는 유칼립투스 나무가 7년 만에 자란다고 한다. 풍부한 햇빛 덕분에 북동부지방에서는 1년에 2번이나 포도를 수확할 수 있고, 닭을 기르기 위해 겨울철 난방용 전력을 쓰지 않아도 된다. 사탕수수, 커피, 오렌지주스, 쇠고기, 닭고기 수출 세계 1위 국가이기도 하다.

땅 위에서 곡식과 가축이 무럭무럭 자란다면 땅 아래에는 어마어마한 광물자원이 묻혀 있다. 매장량 세계 2위인 철을 비롯해 망간, 알루미늄, 금, 주석 등 70가지 이상의 광물자원을 확보하고 있는데, 아마존 지역에는 뭐가 얼마나 묻혀 있는지 아직 정확한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또한 브라질은 석유 강국이다. 2007년 현재 126억배럴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최근에도 유전이 속속 발견돼 조만간 석유 수출국 반열에 오르리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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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명│동아일보 국제부 차장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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