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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외국계 특송회사 여성 지사장 페덱스 코리아 대표 채은미

“세심함과 부드러움, 감성 리더십으로 ‘유리천장’을 뚫다”

  • 글·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사진·조영철 기자

국내 최초 외국계 특송회사 여성 지사장 페덱스 코리아 대표 채은미

국내 최초 외국계 특송회사 여성 지사장 페덱스 코리아 대표 채은미
채은미(46) 페덱스 코리아 지사장은 언론에서 ‘감성경영’ 사례를 소개할 때 자주 등장하는 CEO다. 그는 페덱스 코리아의 임직원 680명의 이름을 빠짐없이 외운다. “한번 인사를 나눈 직원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는 게 습관이자 특기”라고 말하는 그는 “직원과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이름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채 지사장은 여성 CEO가 드문 국내 물류 특송업계뿐 아니라 글로벌 페덱스 그룹에서도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힌다. 그는 1991년 입사해 최연소(28세)로 부장이 됐고, 한국인 최초로 북태평양 인사부 총괄상무로 취임했다. 페덱스 코리아의 첫 한국인 지사장이자 국내 외국계 특송회사 CEO 가운데 유일한 여성이기도 하다.

“물류 특송업은 대표적인 서비스 업종이라 여성과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직 항공사 대표 간담회, 물류업계 회의에 가면 여성은 저 혼자인 경우가 대부분이죠. 하지만 그런 것도 잘 이용하면 꼭 나쁜 건 아닙니다. 얼마 전에도 국토해양부 장관과 항공사 대표들이 모여 간담회를 가졌는데, 여자는 저 혼자니까 장관께서 제게 질문하시더라고요(웃음). 그 덕에 물류업계를 대표해서 하고 싶었던 말씀을 드릴 수 있었고요.”

국내 최초 외국계 특송회사 여성 지사장 페덱스 코리아 대표 채은미
대학 졸업 후 국내 항공사에서 일했던 그는 1년 만에 페덱스로 옮겨 현재까지 18년간 몸담고 있다. 성별이나 인종에 구애하지 않고 인재를 선발하는 회사의 사풍에 대해 설명하며 채 지사장은 “한국 기업에 몸담았다면 지금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덱스의 기업이념이 P-S-P(People-Service-Profit)인데 그만큼 사람, 직원을 중시합니다. 실제로 현재 아시아태평양 지역 임원진 중 40%가 여성이고, 미국 본사 임원진 40%가 소수 인종이고요. 제가 이만큼 승진할 수 있었던 데는 회사가 절대적으로 영향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성으로서 어려움이 없었던 건 아니다. 20대 후반 처음 고객관리부서장을 맡았을 땐 “다짜고짜 전화해 ‘여자말고 진짜 부장 연결하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여러 번 있었다”고 전한다. 이러한 편견은 개인적인 노력으로 극복했다. 그는 시간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영자 신문을 비롯한 각종 일간지를 챙겨 읽고 영어회화학원에 다니는 것은 20년 가까이 변치 않는 일과다. 서일본 지역 고객서비스 팀장을 맡았을 당시엔 일본인 직원과 의사소통을 위해 점심시간을 쪼개 일어학원을 다니기도 했다. 더불어 회사에 다니면서도 틈틈이 대학원(이화여대 불어교육학 석사, 헬싱키경제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을 다니며 자기계발을 했다. 그렇다고 아내의, 엄마의 역할을 게을리 한 것은 아니다. 아들이 고3 수험생 시절에는 수첩에 아이의 학원 스케줄을 적어가며 전화로 확인했다고 한다.

국내 최초 외국계 특송회사 여성 지사장 페덱스 코리아 대표 채은미

채은미 지사장은 특히 직원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무래도 여성은 육아와 가사 때문에 여러모로 힘든데 그 점에서 저는 가족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시간 관리와 함께 많이 신경 썼던 게 네트워킹인데 제 경우엔 꼭 가야 할 모임들을 챙겨 찾아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다못해 영어회화도 과외가 아닌 학원을 다녔는데, 이러한 노력들이 인맥을 쌓고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을 줬다고 생각해요.”

국내 최초 외국계 특송회사 여성 지사장 페덱스 코리아 대표 채은미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는 경기에 민감한 항공, 물류업계에도 타격을 줬다. 채 지사장은 “불황에 따라 해외출장 자제를 비롯해 전 물류 시스템에 걸쳐 낭비를 줄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년 가까이 쉼 없이 달려온 그의 꿈은 뭘까. 올해 꼭 이루고 싶은 바람을 묻자 그는 “후발업체인 페덱스 코리아를 한국시장 내 1위 업체로 만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에 부산과 대구에 사무소를 열어 확장했습니다. 지금까지 기초를 쌓는 작업을 했다면 올해는 서비스 강화의 원년이 될 겁니다.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꿈이 있지만 페덱스 코리아를 1위로 만드는 게 가장 큰 꿈입니다. 끈기 있게 노력한다면 조만간 이뤄질 거라고 믿어요.”

신동아 2009년 5월 호

글·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사진·조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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