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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기자의 Face to Face ⑬

‘교도관의 전설’ 이태희 법무부 교정본부장

“잡을 땐 확실히 잡아라, 설건드리면 욕만 먹는다”

  • 조성식│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교도관의 전설’ 이태희 법무부 교정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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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집행을 하든 안하든 사형제도는 존치돼야
  • ● 재소자 95%는 순응, ‘개선극난’ 5%가 말썽
  • ● 여자 재소자 합창단 공연 보고 눈물 나
  • ● TV, 인터넷, 직업훈련, 주말 외박…세계 최고의 교도행정
  • ● 흉악범 득실거리는 청송감호소에서 ‘하리마오(호랑이)’로 불려
  • ● 신창원 도망 간 부산교도소 내려가 조폭들 정리
  • ● 젓가락 세 번 삼킨 재소자, “보안과장 저 새끼 정말 독하다”
  • ● “조국이 해방되는 날, 너를 징역 200년 살리겠다”
‘교도관의 전설’ 이태희 법무부 교정본부장

● 1952년 대구 출생
● 1978년 교위 임용(교정간부 19기)
● 안동교도소장, 대구구치소장, 법무부 교정국 보안1과장, 수원구치소장, 영등포구치소장, 대구지방교정청장, 서울지방교정청장
● 2008년 6월 법무부 교정본부장

하리마오’. 인도네시아어로 용맹한 호랑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 교도관들의 우두머리가 하리마오라 불린다는 사실은 나를 가볍게 흥분시켰다. 법무부 고위간부에게서 그 얘기를 듣고 나서 갑자기 그가 보고 싶어졌다. 세상 속 또 하나의 세상이라는 교도소. 그 거친 세계를 헤치고 살아온 사내의 삶의 이력이 궁금했고 그를 통해 그 야만의 세계를 들여다보고 싶었다.

한국 교정행정의 총사령관인 이태희(李台熙·58) 법무부 교정본부장. ‘인간 하리마오’를 만나기 전에 두 편의 영화를 봤다. 하나는 사형을 집행하는 교도관들의 고뇌를 다룬 ‘집행자’이고 다른 하나는 청주여자교도소 재소자 합창단의 애환을 그린 ‘하모니’다.

억센 대구 사투리를 쓰는 그는 전형적인 경상도 사내로 보였다. 말투가 시원시원하고 거침이 없다. 단정히 빗어 올린 머리카락은 각이 잡혀 있다.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는 덩치가 크지 않고 인상도 그다지 험악하지 않았지만, 성깔 좀 있을 법한 날카로운 눈매와 운동 좀 했을 법한 균형 잡힌 체구로 미뤄 여러 사람 잡았을 게 분명하다고 나는 확신했다. 인터뷰는 2월3일 오전과 5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경기도 과천의 법무부 청사에서 진행됐다. 2월3일 오후엔 안양교도소를, 5일 오전엔 화성직업훈련교도소를 탐방했다.

■ 사형수

▼ 사형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 경험에 비춰 사형의 집행 여부와 별개로 사형제도 자체는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형이 확정되면 긴장하고 엄숙해집니다. 혹여 감형이라도 있을까 싶어 열심히 생활하게 됩니다. 종교생활도 하고 남을 위해 헌신도 하고. 이런 사람이 감형되면 생명을 박탈당한 사람이 새 생명을 얻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무기형 받은 사람을 사람 만들려면 5년 걸려요. ‘나한테 미래가 없구나’ 절망하다가, 5년쯤 지나면 ‘벌써 5년이 갔구나’ 하고 그때부터 기술을 배우고 사람이 돼갑니다. 반면 사형수는 무기로 감형되는 순간 바로 사람이 됩니다. 그만큼 사형이라는 형벌의 무게가 무거운 거죠.”

수십 년을 재소자와 함께 살아온 교도행정 책임자로서의 자신감인지, 말에 기운이 넘친다.

“일부 사람들이 도입을 주장하는 종신형은 그야말로 희망이 없는 형벌입니다. 외국도 처음엔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시행하다 헌법재판소에서 위헌판결이 난 후 사면을 통해 내보내는 상대적 종신형으로 바꾸고 있어요. 실제로는 무기형보다 못한 거죠.”

“사형집행은 교도관 본연의 임무”

▼ 영화 ‘집행자’ 제작을 지원했습니까.

“마침 화성직업훈련교도소 지어놓고 문 열기 전이라 그곳을 사용하도록 허락했습니다. 좋은 제작자 만났다면 좀 더 밀도 있게 잘 만들었을 텐데 소자본으로 만들다보니 우리가 봐도 엉성하데요. 군더더기도 많고.”

▼ 사형 집행을 두고 교도관들이 무척 괴로워하던데요.

“과장됐죠. 사형 집행하기 좋아하는 사람이 있겠습니까마는 순번대로 하거든요. 다 따르죠. 교도관 본연의 임무인데 갈등할 이유도 없고. 징크스는 마음먹기에 달렸어요. 사형 집행하는 날에는 집에 안 들어가고 목욕하고 술을 먹는다는데 나는 바로 집으로 가버렸어요. 허허허. 불필요한 술은 안 먹겠다고. 허허허. 1990년 부산구치소에서 보안계장 할 때 감독관으로 사형을 집행한 적이 있어요.”

사형 집행에 대해 얘기하면서 천연덕스럽게 웃다니. 과연 하리마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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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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