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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남성 사이의 섬 딸들에게 새 길 열어줘야죠”

‘朴 정부 아이콘’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 조성식 기자 │mairso2@donga.com

“여성은 남성 사이의 섬 딸들에게 새 길 열어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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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이 먹어 그런 건지. 아휴 참 내….”

“원인이 뭐예요. 과로?”

“과로는 아니고요. 말하기 창피해요.”

“술?”

“아니….”



그녀가 숨넘어가는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내젓는다. 세월의 소리는 멀리서 희미하게 들리는 포성과도 같다. 갸름한 오후 햇살이 그녀의 연한 목주름을 파고든다.

“인터뷰 준비하면서 여성가족부가 정말 일 많이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료 보셨어요? 일이 진짜 많죠? 그러니 우리 직원들이 얼마나 고생하겠어요.”

그녀가 눈동자를 반짝거리며 신 나는 표정을 짓는다.

“장관님이 너무 욕심내는 것 아니에요?”

“제 욕심이 아니라 숙제가 떨어져서 그래요.”

숙제라는 표현이 재밌다. 그녀가 말하는 숙제란 대통령선거 당시 공약을 토대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확정한 국정과제다.

“여성가족부 정원이 233명이거든요. 정부 부처 공무원의 2%예요. 예산은 0.15%. 그런데 국정과제는 10%예요. 140개 중 14개.”

“장관 선에서 줄이면 안 되나요. 직원들이 힘들어할 것 같은데.”

“할 일이 많아요. 그동안 소홀히 했던 분야라. 국민의 행복이라는 관점에서 선진국이 될수록 보강해야 하는 부처인 것 같아요.”

“휴식은 좀 취하세요?”

“변호사 하면서 효율적으로 일하는 훈련을 받았어요. 순서를 잘 정해 밀도 있게 일하는 법. 그래서 일할 때 무리하지 않아요. 변호사 할 때와는 달리 집에 가서는 책이나 TV를 보며 일을 싹 잊어버려요. 주말에도 행사에 참석하거나 전문가들 만나느라 바쁘지만, 조절을 하기 때문에 일에 파묻혀 산다는 느낌은 안 들어요.”

조 장관은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와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김&장에 입사했다. 국내 최고 로펌으로 꼽히는 김&장 법률사무소에서 여성 변호사를 채용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대통령께서 국무회의 때 말씀하셨어요. ‘공직자로 일하는 기회가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니다. 국민이 좋아하고 국민에게 도움이 될 일을 해야 한다. 공직자에게 일 따로 취미 따로는 아닌 것 같다.’ 저도 그 생각이 맞는다고 봐요. 이 자리에 있는 동안 개인 생활은 접고 일해야 한다고.”

‘노예들의 합창’

“문화에 대한 관심이 각별하시잖아요. 취미도 그쪽이고. 요즘은 문화생활 못하시겠네요.”

“예. 따로 문화생활을 하지는 못해요. 그런데 자연스럽게 제가 좋아하는 쪽으로 일을 하게 되더라고요. 앙굴렘 만화 페스티벌에 참석한 것도 그렇고, 지난해 여성가족부 활동을 알리는 홍보 동영상을 많이 만든 것도 그래요.”

그녀는 ‘문화가 답이다’라는 책을 냈을 정도로 문화에 대한 소양이 깊고 문화정책에 대한 관심도 크다. 이명박 정부 때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활동했으며, 문화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오페라도 못 보시겠죠?”

“한 번도 못 봤어요, 대선 때부터.”

그녀는 오페라 마니아다.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라는 책을 냈고, 오페라 강연도 다녔다. 요즘은 몇 시간씩 잡아먹는 오페라 대신 전시회나 박물관 관람으로 문화적 허기를 채운다고 한다. 주말이나 외국 출장 때 틈틈이 들른다는 것.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도 못 보셨나요?”

“못 봤어요.”

장관 일이 바쁘긴 바쁜 모양이다. 그 난리법석인 ‘겨울왕국’을 못 보다니. ‘겨울왕국’은 국내에서 애니메이션 사상 처음으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다. 영화가 흥행하면서 주제가 ‘Let it go’도 덩달아 유명해졌다. 중독성 강한 리듬에 이디나 멘젤의 힘차고 폭발적인 고음이 인상적이다. 조 장관은 “TV 뉴스에서나 잠깐 들었을 뿐 따로 들을 기회가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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