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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 섹스는 밥, 이성 섹스는 피자 둘 다 먹으면 왜 안 되죠”

양성애자(bisexual) 여대생 신애

  • 최호열 기자 | honeypapa@donga.com

“동성 섹스는 밥, 이성 섹스는 피자 둘 다 먹으면 왜 안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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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치와 팸

“동성 섹스는 밥, 이성 섹스는 피자 둘 다 먹으면 왜 안 되죠”

양성애가 가능하다고 발언해 화제를 모은 미란다 커.

레즈비언 사이에선 자기들끼리 남성 역할과 여성 역할이 나뉜다고 한다. 남성 역할을 주로 하는 사람을 ‘부치’, 여성 역할을 주로 하는 사람을 ‘팸’이라고 한다.

“칼로 무 자르듯이 나눠지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제가 먼저 고백하고 리드하는 것을 보면 제가 부치 같기는 해요. 만났던 애들도 제가 리드하는 걸 좋아했고, ‘네가 남자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전 남자를 만날 때도 그랬어요. 제 성향인 것 같아요.”

▼ 남자는 섹시한 여성에게 끌리는데, 여성끼리도 그런가요.

“남자든 여자든 섹시해야 마음이 동하죠.”



▼ 좋아하는 스타일은?

“공주 같은 스타일은 싫어요. 모델 박신애 같은 스타일을 좋아해요. 그런데 레즈비언에 대한 어떤 선입관이 있는 것 같아요. 영화 등을 보면 꼭 레즈비언 커플 중 한 명은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보이시(boyish)하게 나와요. 다른 한 명은 러블리(lovely)하게 나오고. 실제 그런 경우도 있지만 다 그렇진 않아요. 둘 다 여성스러운 경우도 많고, 이성애자도 보이시한 스타일 많아요.”

남녀 모두 사랑의 ‘경계 대상’

▼ 첫 연애는 언제 했나요.

“고3 때 새로 마음이 가는 애가 생겼어요. B라는 친구인데, 제가 먼저 다가갔죠. 그애랑 원래 친했던 애들이 질투할 정도로 붙어다녔어요. 야자(야간자습)가 끝난 후에 같이 산책하고, 주말이면 둘이 놀러 가고….”

▼ 그 친구도 동성애자였나요.

“모태신앙을 가진 진짜 일반인이었어요. 그래도 제 감정을 숨기고 싶지 않았어요. 갑자기 고백한 건 아니고, 겨울이어서 추우니까 손잡아달라고 하거나 팔짱 끼는 식으로 조금씩 신체 접촉을 늘려갔어요. 그렇게 B가 제 성적 취향을 어느 정도 느끼게 한 후 고백했죠.”

▼ 반응이 어땠나요.

“자기는 그런 걸 겪어본 적이 없어서 그냥 친구로 좋은 건지 그 이상인 건지 모르겠대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하더니 며칠 후 ‘그래, 사귀자’고 하더군요. 처음엔 특별한 감정이 들어서라기보다는 친한 친구를 잃고 싶지 않아서 그랬을 것 같아요.”

▼ 그 친구는 이성애자였으니까 남자친구도 만나고 싶지 않았을까요. 신애 씨로서는 애인이 바람을 피우는 게 되는 거지만.

“그것 때문에 싸우기도 했죠. 서로 휴대전화 확인하다 남자 사진이나 전화번호 있으면 ‘이거 뭐냐’고 화내기도 하고…. 양성애자는 다른 연인보다 더 힘든 게―이성애자는 상대방의 다른 이성을, 동성애자는 동성만 경계하면 되는데―우리 같은 양성애자는 남자도 여자도 다 경계해야 하거든요.(웃음)”

▼ 학교에서 둘이 사귄다는 소문은 안 났나요.

“다른 애들과도 잘 지냈으니까 이상하게 생각 안 했어요. 엄청 단짝이구나 했을 거예요.”

▼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동성애에 대해 관대한 편이라고 하던데.

“좋게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그런 이야기가 나오면 도둑이 제 발 저리다고 뜨끔하곤 했죠.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죄인이 된 기분이 들고요. 안 좋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으면 거기에 장단 맞춰주려고 생각에도 없는 말을 해야 하니까 마음도 안 좋았어요. 사실 그럴 일이 아닌데.”

▼ 왜 헤어졌나요.

“보통의 연인처럼 싸우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길 반복했어요. 서로 편해지니까 권태기가 오고, 나중엔 만나면서도 점점 멀어지는 게 느껴졌어요. 서로 눈치를 보게 되고. 그러다 대학 2학년이 되면서 헤어졌어요.”

▼ 커밍아웃(자신의 성적 취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을 한 적이 있나요.

“친했던 중학교 동창들에게 한 적은 있어요. 커밍아웃을 안 하는 것은 제가 부끄럽다거나 창피해서가 아니에요. 상대가 동성애를 싫어할 수 있잖아요. 전 그 사람을 계속 만나고 싶은데 그 이야기를 했다가 영원히 못 보게 될까봐 그게 싫은 거예요. 제가 원하지 않는 곳까지 말이 퍼지는 것도 싫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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