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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의 그린 필드 ④

태국 치앙마이 그린밸리 골프클럽

‘북방의 장미’에서 ‘서당 개’들과 동반 라운드

  • 김맹녕 한진관광 상무, 골프 칼럼니스트 kimmr@kaltour.com

태국 치앙마이 그린밸리 골프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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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치앙마이 그린밸리 골프클럽

13번 홀 페어웨이 중간에 마련된 간이 불당에서 합장으로 예를 갖추는 필자와 캐디들.

이 골프장에 서식하는 야생개는 30~40마리라고 한다. 하지만 코스 관리인은 물론 골퍼들이 개를 위협하거나 쫓아내는 일은 거의 없다. 태국이 불교국가여서 동물을 학대하거나 살생하는 일이 금기인 데다 태국 국민이 그만큼 개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개들에게도 위협은 있다. 어디선가 예고 없이 날아오는 공이다. 전반 9홀을 끝내고 그늘집에 들러 쉬는데 한쪽 구석에 골퍼들이 친 공에 맞아 다리를 다친 개가 보였다.

사실 개는 골프용어와 관련이 많은 동물이다. 모양이 개다리처럼 휜 홀을 ‘도그레그 홀(dog leg hole)’이라 하고, 관리가 엉망인 코스를 ‘도그 트랙(dog track)’이라고 한다. 또 스코어가 8인 경우는 ‘도그 볼스(dog balls)’, 숲 속을 왔다갔다하는 골프를 ‘도그 골프(dog golf)’라고 한다. 이 밖에 ‘빅 도그(big dog)’은 1번 드라이버의 별칭, ‘도그 샷(dog shot)’은 본인이 생각할 때 최악의 샷, ‘도그 온(dog on)’은 공이 깃대에서 아주 동떨어진 구석에 떨어진 경우에 사용하는 용어다. 그런데 이들 개와 관련된 용어는 공교롭게도 대부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사용된다.

이 골프장에서 가장 어려운 코스는 12번 파3홀이다. 길이가 180야드로 숏 홀치고는 다소 거리가 있는 홀인데, 그린이 각종 해저드로 둘러싸여 있다. 앞에는 벙커, 뒤쪽과 오른쪽에는 연못이 굶주린 악어처럼 입을 벌린 채 골프공을 기다리고 있는 것.

골프깨나 친다고 자부하던 필자도 이 홀에서 볼 2개를 연못에 빠뜨리면서 무려 10타라는 어이없는 스코어를 기록하고 말았다. 그 충격에 잠시나마 골프를 그만둘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골퍼는 이런 쓰디쓴 실패를 계기로 한 단계씩 발전한다고 자위하면서 합리화하는 게 현실적이었다. 아마 평생 잊지 못할 홀이 될 것 같다.



이처럼 연못이나 호수, 실개천, 습지와 같은 워터해저드가 많은 골프장에서는 조금만 방심하면 공을 물에 빠뜨려 스코어를 망치게 된다. 따라서 현명한 대처요령과 자세가 필요하다.

먼저 실력에 비해 무리한 샷을 자제할 것. 예를 들어 그린 앞에 연못이 있을 경우 파5에서 투 온(two on) 그린을 시도하면 90% 이상이 실패한다. 두 번째는 안전을 위해 우회하는 마음가짐이다. 또박또박 안전지역을 골라 치는 골퍼가 현명한 골퍼다. 세 번째는 담대함. 물이 있다고 지레 겁을 먹으면 헤드업을 하게 되고 스윙의 리듬이 빨라진다. 마지막으로 그린의 결을 제대로 파악할 것. 기본적으로 그린의 결은 워터해저드 쪽으로 누워 있어 물 쪽으로 기울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퍼트를 해야 한다.

착하고 친절한 캐디들

그린밸리 골프장을 유명하게 만든 또 하나의 매력은 착하고 귀엽고 친절한 캐디들이다. 치앙마이는 북방계의 얼굴형에 피부가 약간 검은 미인이 많아 오래전부터 ‘북방의 장미’라는 별칭이 붙은 도시다. 지난 1966년과 1970년 세계 유니버스대회에서 이곳 출신 여성이 연거푸 미스 유니버스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이곳 여성들은 온순하고 착하다.

이 골프장에서 또 하나의 볼거리는 페어웨이 중간에 있는 불당이다. 독실한 불교신자인 이 골프장 오너 겸 경영자가 캐디나 골퍼들이 라운드 중에 부처님께 공양을 드리거나 합장을 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고 한다. 이곳의 연못은 붉고 하얀 연꽃으로 가득하다.

신동아 2006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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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 한진관광 상무, 골프 칼럼니스트 kimmr@kaltou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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