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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기의 골프경영

간 큰 골퍼들이 무섭다

  • 윤은기│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경영학 박사 yoonek18@chol.com│

간 큰 골퍼들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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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준 높은 사람들이 오는 골프장이 명문 골프장이다. 수준 높은 골퍼는 공만 잘 치는 사람이 아니다. 매너(M), 패션(F), 기술(S)이 좋아야 한다. 아무리 골프실력이 좋아도 매너가 나쁘면 좋은 골퍼가 아니다. 복장 또한 자기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남을 배려하는 요소가 강한 만큼 골프장의 문화에 맞춰 단정하고 세련되게 입는 것이 바람직하다.
간 큰 골퍼들이 무섭다

벙커에 빠진 공을 쳐내고 있는 미셸위.

한국인은 통이 큰 편이다. 통이 크다 보니 집도 자동차도 가전제품도 큰 것을 좋아한다. 음식을 차려도 푸짐하고 놀아도 질펀하게 논다. 통이 작은 걸 표현할 때 ‘쩨쩨하다’거나 ‘밴댕이 속’이라는 말을 하는데 이런 소리를 듣는 사람은 일단 리더십이 발휘되지 않는다.

이처럼 통이 크다 보니 골프장에서도 통 큰 모습이 나올 수밖에 없다. 첫 홀에서 화끈하게 OB를 내고 나더니 ‘저 스몰 하나 쓰겠습니다’ 하는 사람을 보았다. 동반자들은 내막도 모른 채 ‘예, 좋습니다’ 했다. 꼬치꼬치 캐물으면 통 작은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스몰이 ‘스스로 멀리건을 주는 것’이라는 말을 그때 처음 알았다.

첫 홀에서 한 사람이 파를 하면 스코어 카드에는 네 명 모두 파를 적어놓는다. 이른바 ‘일파만파’룰을 적용한 것이다. ‘무파만파’도 있다. 파 한 사람이 없어도 그냥 모두 파로 적어놓는 것이다. ‘피파’도 있다. 피 본 사람도 파로 적어준다는 말이다.

어떤 통 큰 사람은 “이 시간 현재 전국 골프장 어느 한 곳에서라도 파가 나오면 우리는 모두 파”라고 주장한다. 여기에 뒤질세라 “이 순간 지구촌 어디에선가 파 한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우리 모두가 파”라고 하는 사람도 보았다.

언젠가 친목회에서 1박2일로 지방 골프장을 다녀온 적이 있다. 다른 조에서 친 사람이 스코어 카드를 내놓는데 이븐파를 기록한 것이었다. 그의 평소 실력이 90타를 넘는 것을 알고 있던 나는 깜짝 놀랐다. 동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는 몇 번 친 공이든지 일단 그린에 공이 올라오면 버디 퍼트로 인정해달라고 하더니 들어가면 버디고 안 들어가면 파라고 주장하면서 스스로 스코어 카드에 모두 파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평소 기행에 가까운 엉뚱한 행동을 잘 하는 분이라 그냥 웃고 말았지만 정말 간만 큰 것이 아니라 창의력과 상상력까지 합쳐져서 나타난 일이다.

요즘 우리나라 골프장에서는 단순한 스킨스 게임은 싫증이 났는지 많은 사람이 조폭게임을 한다. 보기를 하면 직전 홀에서 따간 돈을 물어내고 더블보기를 하면 지금까지 따간 돈을 다 물어낸다. 게다가 버디를 한 사람은 지금까지 따간 사람의 돈을 모두 빼앗아간다. 이런 무지막지한 룰이 어디 있느냐고 따지면 “그래서 조폭 아니냐”고 태연히 대꾸한다.

흔히 한국인은 순발력과 열정이 뛰어난 민족이라고 한다. 그래서 한류도 생겼고 골프도 잘 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요즘 한국인들은 순발력과 열정뿐만 아니라 담력까지 커졌다.

일본 사람보다 더 큰 집에 살고 미국 사람보다 더 잘 먹고산다. 물론 유럽 사람보다 더 큰 차를 타고 다닌다. 최근 경제위기로 미국과 영국에서는 백화점에서 노는 고객이 대폭 줄고 거리에 차량이 줄었다는 소식이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사람과 차량이 넘친다. 모두 담력이 큰 탓이다.

조폭게임

북한이 대륙간 미사일 시위를 목적으로 한 인공위성체를 쏘아대자 일본은 신문 호외까지 발행하면서 충격에 빠졌고 미국과 서방 세계는 리스크 대응을 위해 분주했지만 우리나라 국민은 상대적으로 비교적 담담한 편이었다. 간이 너무 커졌기 때문이다. 가장 충격을 받아야 할 나라가 이처럼 담담한 태도를 보이자 서방 측 기자들에게는 이것도 뉴스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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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기│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경영학 박사 yoonek18@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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