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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기의 골프경영 22

골프도 경영도 마음을 파고들어야

  • 윤은기│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경영학 박사 yoonek18@chol.com│

골프도 경영도 마음을 파고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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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마음속으로 간절히 원하면 실제 실행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래서 기도하고 목욕재계도 한다. 마음의 힘을 모으는 ‘염력’은 요즘 심리학적으로도 그 영향력이 입증되고 있다. 이 염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구호를 외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농구나 배구를 할 때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는 것도 염력과 팀워크를 다지기 위함이다. 테니스 요정 샤라포바가 서브할 때 괴성을 지르는 것도 염력을 모으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가끔 참석하는 친목 골프회에는 ‘아자’ 선수가 있다. 중견기업 사장인 이 분은 티샷하기 전에 “아자, 아자!”를 외친 다음 호쾌하게 샷을 날린다. 그린 위에서는 “이번에는 반드시 집어넣겠다”고 선언하고, 공이 컵에 떨어지면 “아싸”를 외치면서 어퍼컷 세리머니까지 한다. 이렇게 몇 번 당하고 나면 “아자”와 “아싸”만 들어도 동반자들의 등골이 오싹해진다.

퍼팅하기 전에 “이번에는 집어넣겠다” 또는 “이번에는 꼭 들어간다”고 말하는 것도 심리적으로 도움이 된다. 그냥 실행하는 것보다 그렇게 선언한 다음에 실행하는 것이 염력을 높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예언한 것이 적중하면 주위 사람들에게 강한 주도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사실 ‘지도자’라는 말이나 ‘예언자’ ‘선지자’ ‘선각자’라는 말은 공통의 의미를 담고 있다. 먼저 깨닫고 먼저 말하고 먼저 실행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예언-실행은 이처럼 자신의 염력을 향상시키고 타인에게는 영향력을 증대시키는 심리적 기법이다. “아자” “아싸” “나이스”를 외치는 사람은 성적이 좋아지는 반면, “아이구” “어랍쇼” “미치겠네”를 외치는 사람은 자멸한다.

운명을 바꾸는 슬로건



6·25전쟁 직후 극도의 빈곤을 겪으면서 다른 나라의 원조로 먹고살던 시절에는 “죽겠다”라는 말이 유행했다. 심지어 “너 죽고 나 죽고 다 죽자”라는 험한 말까지 흔히 쓰였다. 그러던 것이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 “꿈은 이루어진다” “나는 할 수 있다” 같은 구호들이 나타나면서 경제발전을 가속화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이 긍정적 언어를 많이 사용하는 것은 선진국 진입을 위한 좋은 조짐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스포츠가 심리적 영향을 받지만 골프에 미치는 심리적 영향은 결정적이다. 오죽하면 골프를 멘탈스포츠라고 하겠는가. 따라서 골프를 대하는 마음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

나는 국회의원을 지낸 H씨의 태도에서 배운 바가 크다. H씨는 버디 기회가 오면 평소보다 훨씬 신중해진다. 낮은 자세로 전후좌우에서 그린 상태를 점검하고 발걸음으로 거리를 측정한 후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다.

“10대와 20대에는 예쁜 여자와 사랑할 수 있는 기회가 있고, 30대와 40대는 사업을 해서 큰돈을 벌 기회가 있지만, 50대 넘어서는 오직 버디 할 기회가 있을 뿐이다.”

버디를 한 다음엔 이런 말로 동반자들을 주눅 들게 만든다. 이 말에 대꾸를 하는 사람은 입담 좋은 K변호사뿐이다.

“나는 10대, 20대에 예쁜 여자도 못 만나봤고 30, 40대에 돈도 못 벌어봤고, 50대 넘어서는 스리퍼팅이나 하고 있구나.”

60대에도 골프실력이 계속 늘고 있는 J회장의 골프 좌우명은 ‘끊임없이 배워라’다. 골프장에서 나보다 기량이 한 수 위인 사람을 만나면 행운이며, 정중하게 원 포인트 레슨을 청해 자기 것으로 만들면 실력이 늘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펼친다. “원 포인트 레슨을 받을 때 사람들의 태도를 보면 4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한 수만 가르쳐줘도 몇 수를 깨닫는 사람, 한 수 가르쳐 주면 한 수만 아는 사람, 아무리 가르쳐줘도 못 알아듣는 사람, 한 수 가르쳐주면 대드는 X.” 원래는 원 포인트 레슨을 무시했는데, 몇 년 전 동반자로부터 이런 말을 들은 뒤로 마음을 바꿨다고 한다.

개인의 좌우명이 태도와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듯이 기업이 내건 슬로건도 기업문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인류를 아름답게’, 이것은 한 화장품업체의 슬로건이다. ‘고객이 행복해질 때까지’는 한 대기업의 슬로건이다. ‘기쁨주고 사랑받는 ○○○’, 이것은 방송국 슬로건이다.

요즘 내가 가장 높이 평가하는 기업 슬로건은 웅진그룹이 내건 ‘사랑은 뜨겁게, 지구는 차갑게’다. 직원사랑, 고객사랑은 뜨겁게 하고 지구 온난화에 적극 대응하는 환경경영을 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슬로건을 내걸면 기업의 문화가 바뀌고 체질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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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기│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경영학 박사 yoonek18@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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