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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박사 이태형의 별별 낭만기행

끝내 인간을 못 버린 정의의 여신

가족 같은 별 목동자리·처녀자리

  • 이태형 | 우주천문기획 대표 byeldul@nate.com

끝내 인간을 못 버린 정의의 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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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인간을 못 버린 정의의 여신
3월호에서 봄철 별자리를 설명하면서 봄비의 혜택을 받는 첫째 사람이 목동이라고 한 것을 기억하는지? 겨우내 지평선 근처에서 하늘 샘물을 담던 국자(북두칠성)가 봄이 되어 높이 올라가면 국자의 손잡이를 따라 샘물이 봄비가 되어 흘러내린다. 그리고 그 봄비를 맞으며 가장 즐거워하는 사람이 목동이다. 따라서 북두칠성의 손잡이 곡선을 따라 그대로 내려오다보면 목동자리의 으뜸(α)별인 ‘아르크투루스(Arcturus)’를 만날 수 있다. 아르크투루스는 그 빼어난 밝기로 인해 다른 어떤 별보다도 쉽게 눈에 띈다.

그런데 하늘의 샘물에는 철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 듯하다. 이 샘물을 받은 목동자리의 으뜸별 아르크투루스가 오렌지색으로 보이니 말이다. 아르크투루스와 그 위쪽으로 오각형 모양의 별이 만드는 커다란 별자리가 바로 목동자리다. ‘큰곰을 쫓는 불타는 심장을 가진 목동’으로 이 별자리를 기억하면 그 위치를 찾는 데 도움이 된다.

‘곰의 감시인’이란 뜻을 가진 목동자리의 알파별 아르크투루스는 여러 나라에서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중요한 별로 여겨졌다. 이 별이 뜨고 지는 것에 따라 사람들은 봄이 오고 또 가을이 됐다는 걸 알았다. 오늘날에도 아르크투루스의 등장을 봄이 오는 축복의 표시로 받아들이는 문화권이 많이 있다. 이집트에서는 이 별을 나일 신전의 숭배 대상 중 하나인 ‘신전의 별(Temple Star)’로, 그리고 아라비아에서는 ‘하늘의 수호성’으로 부르며 신성하게 여겼다고 한다. 또한 아메리카 인디언들에게 이 별은 ‘흰색 매(White Hawk)’로 알려진 위대한 사냥꾼이었다. 한자로는 이 별을 대각성(大角星)이라고 하는데, ‘하늘의 임금님’을 상징한다.

아르크투루스는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별 중에 시리우스(Sirius, 큰개자리) 다음으로 밝은 별이다. ‘적석거성’이라고도 하는데, 우리 눈엔 오렌지색으로 보인다. 이 별이 붉은빛을 띠는 것은 그 표면 온도가 다른 별들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태양과 같은 별은 생애의 마지막이 가까워지면 부풀어 올라 지름이 200배 이상 커진다. 별의 부피가 커지면 표면 온도가 내려가 적색거성이 된다. ‘빨주노초파남보’ 가시광선 중에서 온도가 가장 낮은 빛이 바로 빨간색이기 때문이다.

결국 적색거성은 생(生)이 얼마 남지 않은 늙은 별이다. 미래의 어느 날 이 별은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며 초신성으로 변해서 사라질 것이다. 물론 아주 먼 훗날의 일이다. 우리의 태양도 먼 미래에는 적색거성으로 변할 것이고, 그때가 되면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다 타서 사라져버릴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앞으로 50억 년 후의 일이니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아르크투루스는 고유운동(固有運動·항성의 위치가 오랜 세월에 걸쳐 조금씩 변하는 것)이 큰 별로도 유명하다. 1718년 영국의 왕립 천문학자 핼리(Edmond Halley· 1656~1742)는 이 별의 위치가 옛날 그리스 시대에 관측됐던 위치와 1도(˚) 정도 다른 것을 알아내고 처음으로 별의 고유운동을 발견했다. 현재 이 별은 1년에 2초(˝) 정도 움직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물론 이는 우리가 위치 변화를 느끼기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의 작은 움직임이다.

쟁기를 발명한 아르카스

목동자리의 주인공으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이는 사냥꾼 아르카스(Arcas)다. 별자리 그림에는 큰 곰을 쫓는 사냥꾼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그가 바로 아르카스다. 아르카스는 큰곰자리에 나오는 칼리스토(Callisto)의 아들로 훌륭한 사냥꾼이었으며, 후에 작은곰자리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여기에 얽힌 자세한 이야기는 3월호에서 이야기한 큰곰자리의 신화를 다시 읽어보기 바란다. 이 별자리에 전해지는 전설 중엔 아르카스에 관한 것이 또 있다. 그 전설은 겨울철 별자리인 마차부자리의 전설과 비슷한 점이 있는데, 두 별자리 모양이 모두 오각형인 데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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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형 | 우주천문기획 대표 byeldul@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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